<삼척 덕항산 심설 산행>
*산행코스: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주차장(골말)-동산고뎅이-장암목-덕항산 정상-대이리 주차장
*산행거리: 왕복 4.6km
*산행시간: 3시간 15분
*산행일시: 2016년 2월 9일
설 명절을 보낸 다음날, 화끈한 등산을 할 요량으로 삼척 덕항산을 택했다.
덕항산은 동굴 관광지인 환선굴과 대금굴을 품고 있는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대이동굴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명산이다.
백두대간 종주 능선상에 있기 때문에 산행은 삼척시 하장면 댓재나 태백시(하사미동) 쪽, 삼척시 대이동굴 쪽 등 여러 경로에서 시작할 수 있으나 내가 즐겨 이용하는 곳은 삼척시 대이동굴 들머리이다.
여기서 '대이동굴'은 환선굴과 대금굴 등 여러 동굴을 품고있는 이곳 천연동굴지대를 통털어 '삼척 대이동굴지대'라고 부르기 때문에 편의상 '대이동굴' 이라고 표현했다.
관광지에 위치하고 있는 산이지만, 깎아지른 벼랑 처럼 솟아 오른 산세 때문에 대이동굴 지대를 들머리로 할 경우 땀깨나 뺴는 고행을 각오하지 않으면 정상을 밟을 수 없다.
이동거리가 먼 것은 아니다. 대이동굴 주차장(골말)에서 덕항산 정상까지 왕복을 해도 4.6km에 불과하니 웬만한 산의 편도 이동거리에 못미친다고 할 수 있겠으나 비탈면 경사가 워낙 심해 엄청난 에너지 소모가 필요한 것이다.
골말에서 산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시종 네달로 기다시피하면서 등산을 한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
정상 즈음에 다다를 때 까지 긴 로프와 철계단이 등산로에 반복적으로 펼쳐진다.
로프를 잡고 몸을 끌어 올려야 하는 만만치않은 경사의 된비알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기 떄문이다.
그런데 내가 등산에 나선 2월 9일은 일전의 폭설 까지 더해졌으니 정상을 밟는 것이 더욱 힘겨웠다.
산행 시작 후 500m 쯤 되는 곳에서 앞서가던 두사람을 추월한 뒤 부터는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을 헤치면서 등산로에 길을 내는 '러쎌' 산행을 하다시피 했으니 참으로 화끈한 등산을 했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심설을 헤치고 전진하는 산행은 역시 평소 보다 1.5배 이상의 체력 소모를 필요로 했다.
깊은 산속 등산로 주변 곳곳에 남겨진 동물 발자국을 보면서 걷는 기분도 야릇했다.
"혹시 굶주린 야생 멧돼지를 만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이 등산 내내 따라다녔으니 어찌보면 무모한 산행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힘든 산행을 한 덕분에 눈 쌓인 겨울 덕항산의 진경을 만끽했으니 그 또한 추억의 한페이지라고 할만하다.
눈 쌓인 설산에서 내려다본 환선굴의 신비와 저 멀리 백두대간 정상부의 고랭지 채소단지, 풍력발전단지의 이국적 풍광은 이즈음 삼척 덕항산이 산객들에게 내어주는 큰 선물이다.
덕항산 산행은 환선굴 입구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 환선굴 진입로를 따라 300여m를 전진한 뒤 모노레일카를 타는 곳에서 좌측 등산로 통문으로 들어서면 덕항산 등산로가 이어진다.
덕항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통문이다. 여기서부터 가파른 된비알 등산로가 계속된다.
앞서가던 이 분들을 추월하고 부터는 심설을 헤치면서 첫 발자국을 남기는 고된 산행이 정상까지 이어졌다.
등산로 아래로 환선굴 입구가 보인다. 모노레일카가 환선굴 입구까지 관광객들을 태워 나른다. 환선굴과 대금굴 등 유명 동굴이 많은 덕항산은 산세 자체가 태고적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것 처럼 예사롭지 않다.
멀리 삼척시 하장면과 태백시 귀내미골의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와 풍력발전단지가 이국적 풍광으로 다가선다,
태백시 방면 등산로와 백두대간 종주 등산로, 삼척시 대이동굴 쪽 등산로가 갈리는 삼거리 지점이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400m에 불과하다. 비스듬하게 평이한 등산로가 정상으로 연결되지만, 눈이 많이 쌓이다보니 눈길을 헤치는 것이 여간 힘겹지 않다.
이곳에서 환선봉 쪽으로 이동하면 환선굴 방향으로 하산하면서 덕항산을 완전히 한바퀴 도는 종주 등산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은 눈이 많이 쌓여 있기 떄문에 산행은 정상을 밟는 것으로 만족한다.
덕항산 정상이다. 백두대간 종주 등산객들이 지나가면서 수많은 표식을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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