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초록봉 산행기>
*산행코스: 광희중고교-김겸 효자각-소원쉼터-초록봉-소원쉼터-김겸 효자각 원점회귀
*산행거리: 편도 6.3km(왕복 12.6km)
*산행 시간: 3시간 15분
*산행일시: 2016년 2월 14일
아침에 비가 살짝 내리는 걸 무릅쓰고 산책 가듯 가까운 동해시 초록봉 줄기로 산행에 나섰는데, 예상치 못했던 설경을 만났다.
8부 능선에 즈음해 갑자기 등산로가 환해지더니 주변의 수목이 모두 화사하게 눈꽃을 피운 채 나그네를 맞았다.
그 눈꽃, 설경에 반해 산행거리가 늘어났다.
애초에는 소원쉼터까지 3.6km, 왕복 7.2km만 산책가듯 다녀올 요량이었는데, 소원쉼터에서 초록봉 정상까지 2.5km(왕복 5km) 거리를 더 연장해 홀린듯 다녀온 것이다.
초록봉(해발 531m)은 지형적으로 동해시내 한가운데에 솟아있는 동해시의 진산이다.
북평-묵호까지 10여km에 걸쳐 산줄기가 길게 뻗어 동서남북 사방에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등산로를 형성했다.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는 묵호,천곡 등의 동해 시가지는 물론 동해바다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선다.
서쪽으로는 해동삼봉인 두타산-청옥산-고적대를 거쳐 백봉령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용틀임이 우렁차다.
아쉬운 것은 남쪽 능선의 경우 지난 2000년 동해안 초대형 산불 때 울창한 숲이 상당부분 불에 타면서 예전의 풍광을 잃었다는 것이다.
지난 십수년간 시민들이 나무를 심어 가꾸는 등의 노력을 보태고, 숲의 자연복원력 덕분에 많이 회복이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등산로 주변으로 군데군데 썰렁한 화상의 흉터를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아까시 등의 잡목과 덩쿨이 무성한 곳은 대부분 지난 2000년 산불 피해지라고 보면 된다.
반면에 북쪽 묵호 쪽 등산로는 다행히 산불 피해를 입지않아 마치 뒷동산 처럼 솔바람 솔솔 부는 등산로가 그야말로 매력 만점이다.
초록봉의 최대 장점은 동해바다와 백두대간이 모두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미다.
오늘은 살짝 뿌린 눈으로 은빛 채색이 더해졌으니 눈이 호사를 한다.
참고로 초록봉은 동해종합경기장이나 묵호고 쪽을 들머리로 할 경우 2시간 내외면 다녀올 수 있지만, 능선의 비탈 경사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산책가듯 가볍게만 볼 수는 없다.
남쪽 광희고 쪽에서 접근할 경우에는 비탈길 경사가 더 길게 이어지고, 등산거리도 훨씬 길어진다.
초록봉 산행의 남측 들머리는 동해시 북삼동 김겸 효자각과 북삼초교 지점이 주로 이용된다. 이곳에서 초록봉 정상까지는 이동거리가 편도 6.3km에 달한다. 그래서 초록봉 남측인 이곳 북삼동 쪽에서 오르는 등산객들은 초록봉 남쪽 봉우리인 '소원쉼터' 까지만 왕복 산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소원쉼터는 초록봉과 거의 비슷한 높이에 이동거리는 편도 3.8km이다.
8부능선 쯤에 도달하자 갑자기 주위가 환해지면서 눈꽃 세상이 나를 반긴다. 산 위에는 눈, 아래쪽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다.
초록봉 남측 정상인 소원쉼터에 도착했다. 큰 돌탑 두개가 인상적이다. 여기서 초록봉은 2.5km 더 이동해야 한다.
멀리 두타산,청옥산 방면의 백두대간이 눈 구름에 휩싸여 있다. 햇살과 눈구름이 어우러져 신비스런 모습이다.
송신탑이 서 있는 초록봉 정상 지점이 눈에 들어온다. 눈꽃밭 사이로 구름이 옮겨다니며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뒤돌아보니 소원쉼터로 오르는 길이 길게 이어진다. 소원쉼터에서 초록봉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제법 긴 내리막을 내려왔다가 다시 오르막 길을 올라서야 한다. 그 뒤로 1.5km 정도는 겅의 평지 이동 수준이다.
초록봉 정상이다. 돌탑과 함께 쉼터가 갖춰져 있다. 멀리 햇살을 받고 있는 곳은 '오징어의 고향' 묵호항이다.
초록봉 정상에는 큰 거울이 서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동해바다를 이 거울에 담으려는 것인가.
초록봉 정상에서 뒤로 돌아서면 두타산,청옥산,고적대를 거쳐 백봉령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의 행진이 장쾌하게 다가선다.
초록봉 정상 등산을 마치고, 다시 원점 회귀를 하는 길에 동해-삼척 고속도로 전설 현장을 사진에 담았다. 올해 하반기에 개통 예정인데, 이 고속도로 길이 열리면 국도 한곳에 의존해온 동해-삼척시 통행이 한결 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등산은 나의 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척 근산(구방사) 산행- 도시 근교 산의 오묘한 멋 (0) | 2016.03.12 |
---|---|
강릉 노추산 산행기(모정탑 너머로 만나는 성현의 산) (0) | 2016.03.12 |
삼척 쉰움산 산행기- 운해를 만나 넋을 잃다 (0) | 2016.02.13 |
삼척 덕항산 심설 산행기- 눈길 등산로에 첫 발자국을 남기며 (0) | 2016.02.10 |
무릉계곡 관음암 코스 산행기-까치설날 눈길을 헤치고 (0) | 2016.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