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계곡 관음암-하늘문 코스 산행기>
*산행 코스: 무릉계곡 주차장-금란정-삼화사-관음암-하늘문-무릉계곡 주차장
*산행 거리: 6km
*산행시간: 1시간 50분
*산행 일시: 2016년 2월 7일
설날 하루 전.
흔히들 까치설날이라고 하는 음력 그믐에 동해시 무릉계곡을 찾았다.
전날, 동해안에 기습 폭설이 내리면서 설경이 장관을 연출했기에 산으로 향하는 마음을 말릴 수 없었다.
내린 눈이 적지 않았던데다 설 명절을 하루 앞둔 때여서 여유있게 높은 산을 등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2-3시간이면 가볍에 다녀올 수 있는 근교의 단거리 코스를 선택한 것이다.
예상대로 무릉계곡의 설경은 장관이었다.
시간이 오전 11시를 넘어서면서 이미 계곡과 산에 내려앉은 눈이 많이 녹은 시점이었지만, 더 없이 깨끗한 순백의 설경을 마음껏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설을 맞아 너나없이 고향을 찾아가는 '민족의 대이동', 귀성 전쟁이 벌어지는 시점에 쏟아진 기습 폭설로 인해 동해안 고갯길에서 불편을 겪은 귀성객들이 한둘이 아니었겠지만, 이렇게 황홀한 설경을 선물했으니 '서설'이라고 해도 좋겠다.
고향집 툇마루에 앉아, 혹은 창문을 열고, 먼산과 들녘을 동양화 처름 수놓은 이 설경을 눈에 담는다면, 귀성의 피로는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고 얼굴 가득 미소가 절로 번지지 않겠는가.
무릉계곡 관음암-하늘문 코스는 무릉계곡을 찾는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라고 해도 관언이 아니다.
탐방객 수로 따진다면, 무릉계곡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용추폭포와 쌍폭포를 찾는 탐방객들이 단연 많겠지만, 용추폭포 코스는 '산꾼들'에게는 등산코스라고는 할 수 없는 산책 정도의 코스라고 해야겠다.
관음암-하늘문으로 오르는 코스에는 볼거리도 정말 다양하다.
무릉계곡의 상징인 무릉반석을 지나 천년 고찰 삼화사와 관음암, 신선바위, 하늘문 등의 명소와 명물이 등산로 주변으로 쉴새없이 펼쳐지니 지루할 틈이 없는 관광 산행을 즐기는 것은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일 게다.
산행코스는 관음암까지 2km 정도를 계속 오르막으로 이동한 뒤 다시 관음암에서 1.5km 정도 산허리를 끼고 거의 수평 이동을 하다가 하늘문으로 내려서는 코스로 이뤄져 있는데, 산행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다만, 깎아지른 바위 벼랑을 내려서는 하늘문의 경우 200개가 넘는 계단으로 이뤄져 있기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까마득한 하늘문 계단을 내려가지 않고, 올라서는 방법을 택해 하늘문-관음암 코스를 역순으로 이동하는 등산객들도 많다.
처음 하늘문 계단을 만나게되면, "아휴, 여기를 어떻게 내려가"하면서 주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선 뒤 계곡 바닥에서 하늘문 꼭대기를 쳐다보면 그 아찔한 스릴이 전율하리만치 강렬하게 다가선다.
하늘문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무릉계곡의 심장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는 문간재와 신선봉, 용추폭포, 쌍폭포가 모두 5-10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오늘은 겨울의 진객, 설경까지 더해졌으니 무릉계곡이 말그대로 신선의 세계가 된 듯하다.
금란정 옆 계곡이 그넓은 바위로 이뤄진 무릉반석인데, 오늘은 눈에 덮인 설경이 바위 반석을 대신한다.
삼층석탑(보물 1277호)과 철조노사나불좌상(보물 1292호)이 있는 천년고찰 삼화사다. 삼화사의 설경은 이 지점에서 바라보면 언제나 더없이 황홀한데, 정오가 되면서 눈이 많이 녹았다.
관음암으로 오르는 등산로 쉼터에서 바라보는 '베틀바위' 일대 풍광이다.
두꺼비 처럼 생긴 바위를 지나면 곧바로 관음암이다.
관음암은 이 코스 등산의 정점인데, 높은 산 허리에 둥지를 튼 암자가 고즈넉하기 이를데없다.
무릉계곡 심장부에 자리잡고 있는 '하늘문'이다.
하늘로 오르는 듯 깍아지른 벼랑에 걸린 까마득한 계단이 스릴 만점을 선물하지만, 거의 수직에 가까운 계단길이기 때문에 조심조심이 최우선이다. 사다리를 걸친듯한 아찔한 계단길에 주변의 바위 계곡 풍광이 또한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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