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대관령 옛길-제왕산 산행>
*산행코스: 대관령박물관 주차장-대관령 계곡-제왕산 정상-대관령 정상-반정-대관령 옛길-대관령박물관 주차장
*산행 거리: 16km
*산행 시간: 5시간
*산행 일시: 2016년 1월 2일
2016년 붉은 원숭이 해, 첫 산행지로 대관령(大關嶺)을 선택했다.
대관령 뿐 아니라 제왕산까지 한꺼번에 탐방했으니 대관령 등산로를 완전히 일주한 셈이다.
대관령은 다들 주지하고 있는 그대로 강릉과 평창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큰 고개다. 영동과 영서지역이 이 고개를 기준으로 나뉘고, 물산과 생활 풍습, 언어 등이 확연하게 달라지니 이름그대로 국토의 큰 관문이라고 할만하다.
대관령 등산로는 크게 '대관령 옛길'과 '제왕산' 2개 코스로 나뉜다.
출발지, 즉 산행 들머리는 모두 산 아래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에 있는 대관령박물관 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대관령 계곡을 따라 2.6km를 이동한 뒤 비로소 '대관령 옛길'과 '제왕산' 등산 코스가 갈라진다.
등산로의 정점인 정상은 제왕산과 대관령이 수km 거리를 두고 각각 다른 곳에 있지만, 결국은 대관령 이라는 큰 고개의 이름아래 대관령 정상에서 연결로가 이어지게 되어 있으니 대관령과 제왕산은 한몸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대관령 옛길과 제왕산은 두 등산로를 연계해 한바퀴를 완전히 순회하는 일주 산행이 가능하다.
제왕산과 대관령 옛길 산행 들머리인 대관령박물관이다. 차도를 따라 박물관 뒤쪽으로 들어가면,드넓은 주차장이 나온다
제왕산-대관령 옛길을 연계하는 등산코스. 대관령정상부에서 국사성황당을 거쳐 대관령 옛길로 연결되는 더 긴 등산로도 있다.
주차장을 벗어나자마자 본격적으로 등산이 시작된다.
그냥 차도를 따라 직진해도 되고, 이정표가 가리키는대로 계곡 쪽으로 들어서도 무방하다.
어디로 가든 길은 대관령계곡을 따라 제왕산과 대관령 옛길 등산로로 연결되게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계곡 쪽 탐방로를 추천하고 싶은데, 겨울철에는 계곡의 바위 표면이 얼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대관령 옛길과 제왕산 등산로가 갈라지는 갈림길이다.
직진하면 대관령 옛길,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 제왕산 등산로 능선이 시작된다.
대관령 옛길과 제왕산 가운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산행 코스는 대관령 옛길이다.
'솔향 강릉'이 자랑하는 금강송 숲길이 솔바람과 함께 나그네를 반기고, 대관령의 때묻지 않은 계곡미(美)에다 아흔아훕굽이 고갯길에서 곰삭은 누천년 역사 스토리가 등산의 재미를 더하니 도시 근교의 산행처로 이만한 명소를 찾기 어렵다.
산행 들머리인 대관령박물관 주차장에서 출발해 반정(정상의 절반이라는 뜻)까지만 올라도 거리가 편도 5.6km, 왕복으로는 11.2km가 되니, 한나절 산행지로는 최적의 거리다.
대관령 옛길 정상의 국사성황당을 산행 목적지로 삼았다면, 반정에서도 1.9km를 더 올라가야 한다.
대관령-선자령으로 이동하는 백두대간 마루금 선상에 있는 국사성황당은 강릉 단오제의 주신인 신라 고승(高僧)∼'범일국사'를 모신 사당으로, 매년 강릉 단오제가 시작되는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일반 산객들이 대관령 옛길로 몰린다면, 제왕산은 '등산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곳 이라고 할 수 있다. 등산로의 비탈 경사도가 만만치않기 때문에 땀깨나 빼는 힘겨운 등산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관령박물관 주차장에서 출발해 계곡을 따라 2.6km를 이동하는 초반부는 옛길과 같은 노선을 따라 호젖하게 산책하듯이 이동할 수 있지만, 정상까지 나머지 2.8km 등산로는 된비알의 연속이다.
마치 벽 처럼 막아선 가풀막으로 등산로가 이어지니 땀깨나 뺀 뒤에야 비로소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이런 조건 때문에 제왕산 등산로는 경사도가 심한 비탈길 등산을 즐기는 산객들이 즐겨 찾고 있고, 나 또한 그 중의 한사람이다.
나는 오늘 제왕산의 압도적 조망미와 대관령 옛길의 호젖한 여유를 모두 만끽하는 등산을 했다.
그것은 제왕산으로 올라 대관령 옛길로 하산해야 맛 볼 수 있는 호사다.
제왕산(해발 841m)은 대관령을 기준으로 동편에 있는 산 가운데는 가장 높은 산에 속한다.
정상에 서면 능경봉-대관령-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등뼈가 하늘과 맞닿은 채 용틀임하고, 동해 바다와 강릉시내가 발 아래 황홀경으로 다가선다. 등산 중에 만나는 아름드리 금강송 또한 흔치않은 구경거리 임에 틀림없다.
산 이름은 제왕산으로 위풍당당하지만, 이름에 깃들어 있는 스토리는 애잔하다.
고려 32대 왕 우왕(禑王)의 발자취가 이 산에 깃들어 있는데, 후일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에 의해 유배길에 오른 우왕이 한동안 강릉에 머물면서 제왕산 정상에 산성을 쌓고 기거했다는 얘기가 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제왕산 정상부에 가면 산성의 흔적인 돌무지를 군데군데,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 이어지는 2.8km 거리 오르막 등산로는 땀깨나 빼는 된비알의 연속이다.
제왕산에는 2개의 정상 존재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한자로 '제왕산(帝王山)'이라고 쓴 석조 비석으로 된 정상석(해발 840m)이 서 있는 곳에서 100여m를 더 이동하면 동부지방산림청에서 세운 오래된 막대 표지석(해발 841m)이 보이는데, 그 또한 정상을 알리는 표지물이다.
그런데 묘한 것은 두 표지석의 해발 표고가 1m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해발 표고로 따진다면 낡은 막대 표지석이 더 높으니 진정한 정상은 막대 표지석 쪽 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곳 막대표지석 정상부는 주변 경관이 앞의 정상보다 훨씬 훌륭하고, 능경봉과 대관령, 선자령 능선이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또 사슴 뿔을 연상케하는 고사목이 정상의 위용을 더한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강릉시내를 굽어보지는 못한다.
그래서 강릉시내와 동해바다를 굽어보는 곳에 제왕산 표지석이 2개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제왕산 정상에서 대관령 정상까지는 능선을 따라 약 3km 거리를 이동하면 된다.
대관령 표지석이 서있는 곳에서 옛 2차선 영동고속도로 길을 따라 반정까지 이동한 뒤 다시 대관령 옛길로 하산하는 코스로 길을 잡았다. 대관령 옛길 정상인 국사성황당을 거쳐 하산하려면, 대관령-선자령 능선길로 이등해 국사성황당을 탐방해야 한다.
대관령 정상 높이는 흔히 865m로 통한다.
옛 영동고속도로 2차선 도로를 따라 반정까지 이동하면서 지나온 제왕산-대관령 연결 능선을 카메라에 담았다.
반정을 지나면 대관령 옛길로 들어선다.
굽이마다 누천년 세월의 향기와 스토리가 배어있는 고갯길을 걷노라면 흥얼흥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등산로 옆의 시비며 그림 등 각종 기념물을 음미하면서 역사를 되새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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