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선자령 산행기-새봄의 길목에서 눈밭을 걷다

좋은산 2018. 3. 8. 17:43

<강릉,평창 선자령 산행기>

*산행코스: 대관령 반정-국사성황사-선자령 능선-선자령 정상-대관령 정상 주차장(옛 휴게소)

*산행거리: 9.7km

*산행시간: 3시간 10분

*산행일시: 2018년 3월 3일


 


 백두대간 선자령을 다녀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의 산행.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중간에 딱 한주, 주말이 비어있는 틈을 타 산행에 나선 것 입니다. 며칠전 대관령과 선자령, 평창 일원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소식에 마음이 설레어 주말이 되자 망설일 것도 없어 산행지를 선자령으로 택했습니다.

 선자령은 보통 대관령 정상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대간 능선을 따라 가는 것이 일반적 산행 코스입니다.

 대관령 정상의 주차장은 옛 영동고속도로 휴게소가 있던 자리입니다. 대관령에 4차선 신설 고속도로가 뚫리기 전, 2차선 고속도로 상·하행선 휴게소로 사용되던 너른터에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습니다.그래서 주말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등산동호회 버스 등이 거의 예외없이 이곳 대관령 정상 옛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떼지어 산행에 나섭니다.

 선자령은 설경이 한없이 매력적인 곳 이기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만 들리면 더 많은 등산객이 몰려듭니다.

 크고작은 배낭에 스틱을 쥐고 능선을 타고 오르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마치 대장정 행렬을 연상케 할 정도로 장쾌합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산행 들머리를 대관령 중턱, 대관령 옛길의 '반정'으로 정했습니다.

 대관령 정상에서 등산을 시작해 능선을 탈 경우 힘겨움은 훨씬 덜하지만, 다소 밋밋한 산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조금 힘들더라도 등산 같은 등산을 하고싶어 '반정'을 선택한 것 입니다.

 반정에서는 국사성황당까지 1km 등산로가 오르막 산길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땀 좀 빼는 산행을 할 수가 있습니다.

 아무튼 저는 오늘 봄의 길목에서 동해바다와 강릉시내를 한눈에 굽어보면서 백두대간 능선의 눈밭을 걷는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런 매력 때문에 눈쌓인 선자령은 겨울 등산의 영원한 로망 입니다.

 등산 출발지는 대관령 중턱, 반정 입니다. 대관령 옛길의 '반정' 쉼터로 통하는 곳 입니다. 옛길을 따라 내려가면 대관령계곡을 거쳐 대관령박물관 주차장에 닿고, 올라가면 선자령 능선 국사성황당으로 연결됩니다.






 대관령-선자령을 잇는 마루금 능선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200m 정도를 내려가면 국사성황당이 있습니다.

 국사성황당은 유네스코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강릉단오제가 시작되는 성소 입니다. 신라 하대에 구산선문의 하나인 강릉 굴산사를 개창한 범일국사가 국사성황으로 모셔져 있습니다. 범일국사는 강릉단오제에서 모시는 주신 이기도 합니다. 국사성황사 옆에는 삼국통일의 영웅 김유신 장군을 모슨 산신각이 있습니다. 김유신 장군이 대관령 산신이 된 셈이죠.










 강릉시내를 굽어 볼수 있는 전망대 입니다. 파란하늘과 바다, 눈밭의 색조의 조화가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황홀합니다.









 선자령은 '바람의 언덕' 입니다. 바람이 센 날은 몸을 가누기가 어려울 정도 입니다. 그래서 그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가 능선에 줄지어 서 있습니다. 고산의 눈밭에 무수히 많은 풍력 발전기가 늘어선 모습은 너무나 이국적 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풍력발전기가 우리 산 도처에 들어서면서 동식물의 서식환경을 저해하는 등의 문제를 유발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선자령 정상입니다. 대관령 주차장-선자령 정상까지 거리는 편도 5km, 왕복으로는 꼭 10km 입니다. 선자령 정상에서 북쪽으로 계속 나아가면 곤신봉-매봉-황병산-노인봉-진고개로 연결됩니다. 백두대간 주능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