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백담사-봉정암 단풍 산행기

좋은산 2017. 10. 8. 16:13

<설악산 백담사-봉정암 단풍 산행기>

*산행코스: 백담사-영시암-수렴동 대피소-쌍용폭포-깔딱고개-사자바위-봉정암-백담사(왕복)

*산행거리: 왕복 21.2km(편도 10.6km)

*산행시간:7시간 10분(봉정암 체류 1시간 포함)

*산행일: 2017년 10월 7일 토요일 







연휴를 이용해 설악의 진경을 즐기고 왔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단풍이 절정인 때.

대청봉(1708m)에서 시작된 가을 진객의 거대한 행진이 봉정암(1244m)을 지나 구곡담 계곡에 내려서면서 백담사-봉정암 탐방로는 단풍에 홀린 등산객들의 감탄사로 가득합니다.

백담사-봉정암은 이동거리가 10.6km로, 왕복 21.2km에 달합니다. 50리 이상의 험한 산길을 두발로 주파하는 고된 여정이지만, 지금 설악에는 나이를 잊은 탐방객들이 꾸역꾸역 몰려듭니다.

심산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무수히 많은 소(沼)와 담(潭),

그 계곡을 물들이고 있는 단풍의 향연,

거기에다 견줄데없이 맑은 설악의 청정수와 기암괴석의 용틀임이 더해지니

넋을 빼앗긴 등산객은 그저 꿈결 같은 가을 낭만에 흥얼거릴 뿐 입니다.


백담사-봉정암 코스는 산객들이 몰리는 설악의 대표적인 탐방 명소입니다.

   백담사와 수렴동-구곡담, 봉정암 등등.

산꾼은 그 이름만 들어도 어린아이 처럼 마음이 설레는데, 그 곳에 자연계의 가장 고귀한 선물인 단풍의 장엄한 행진까지 더해졌으니 설악의 추색(秋色)을 만나는 길은 선계(仙界)에 드는 여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백담사-봉정암 코스 탐방은 거리가 멀어서 그렇지 사실 난이도가 매우 높은 코스는 아닙니다.

용대리에서 부터 버스를 타고 백담사까지 이동하니 산행의 들머리는 저 유명한 백담사가 됩니다.

거기서부터 10.6km 등산로가 펼쳐지는데 헉헉대는 가풀막이 곳곳에 버티고 있는 험로가 아니라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고도를 끌어올리는 여유로운 등산로가 대부분 입니다.

사람들이 깔딱고개라고 부르는 된비알 비탈 등산로는 봉정암에 다다라 약 300m 구간만 올라서면 됩니다.

물론 수렴동-구곡담 계곡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가파른 비탈 계단길을 여러군데 지나야 하지만, 그 길이가 대부분 수십m 정도로 짧은데다, 군데군데 계단길이 자리잡고 있어 크게 신경쓸만한 험로가 안됩니다.

하산길은 오세암을 경유해 내려올수도 있는데, 거리는 약 600m 정도 짧아지지만, 봉정암-오세암 탐방로 자체가 험한데다 너댓개 작은 산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에 다소 힘든 여정을 감내해야 합니다.


  백담사-봉정암 코스는 명승으로 지정된 수렴동, 구곡담 계곡을 관통합니다. 

 수렴동은 수렴동산장까지 하류계곡을.

구곡담은 수렴동 산장에서부터 봉정암 까지 상류계곡을 일컫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에 내설악의 최고 비경이 숨어있다고 말 합니다.

백담사에서 드넓은 강 처럼 넓게 펼쳐졌던 계곡은 위로 올라 갈 수록 점점 좁아지는데, 수렴동은 금강산의 수렴동계곡 경치와 비견된다는데서 붙여진 이름이고, 구곡담은 굽이쳐 흐르는 계곡에 9개의 담(潭)이 자리잡고 있다는데서 이름지어졌습니다.

천하 명당 봉정암의 사리탑에 서면 설악의 장관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봉정암은 저 유명한 설악 용아장성이 시작되는 곳 이기도 하고, 공룡능선 등 설악이 자랑하는 천하절경 암릉들을 한자리에서 구경 할 수 있는 최적의 조망처 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찾아간 날은 오전부터 내리던 비가 정오에 즈음해 살짝 개는가 싶더니 다시 짙은 안개 구름을 흩뿌려놓으면서 비경을 꼭꼭 숨겨두는 바람에 그저 단풍 절경을 즐기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백담사-봉정암 코스는 유명 등산 탐방로이면서 사찰 순례지로도 이름이 높습니다.

 등산을 하다보면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아저씨들이 가슴에 어디어디서 왔다는 명패를 붙이고 탐방로를 줄지어 오르는 모습을 계속 목격하게 되는데, 거의 예외없이 봉정암 순례 행렬입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발자취가 배어있는 백담사에서부터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태백산 정암사, 영월 사자산 법흥사, 양산 통도사)의 하나인 봉정암, 다섯살 동자가 한겨울을 절에서 혼자 나면서 성불했다고 하는 오세암 등 이름난 사찰이 이곳 등산로 곳곳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등산객들은 편안하기 이를데없는 백담사의 고즈넉한 풍광과 함께 백담사 앞 하천을 수놓고 있는 수많은 돌탑군에 먼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등산을 시작하니, 시작부터 경이로운 곳이 봉정암 등산로 입니다.  

 




 




백담사에서 3.5km를 걸어 만나게 되는 영시암입니다. 1시간 정도 거리로 보면 됩니다.  

 






 





 

 쌍용폭포 입니다. 좌측에 또 하나의 폭포가 자리잡고 있는데,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라고 해 쌍용폭포로 불립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지 않습니다'라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문구가 넘어진 나무등걸에 쓰여 있다.





 

 봉정암 500m 전 깔딱고개.

 비탈길 거리가 그리 길지는 않은데, 이미 지친 등산객들에게는 최고의 난코스로 꼽힙니다.

 이 고개만 올라서면 적멸보궁 봉정암의 절경과 만나게 되니 마지막 테이프를 끊기 직전의 힘겨움 이라고 할까요.

 고개 마루 위에 올라서면 봉정암으로 직행하지 말고, 돌탑이 서 있는 곳에서 오른편 사자바위를 반드시 오를 것을 추천합니다.

 봉정암을 비롯 대청과 중청, 소청 등 설악의 암릉과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 숨은 조망처입니다.

 봉정암의 상징인 봉황새 한마리가 바위 꼭대기에 앉아 있는 듯 합니다.

 깔딱고개 중간 쯤에서 바위 암릉을 쳐다보면 만날 수 있는데, 대부분은 깔딱고개를 오르는데 지쳐 그냥 모르고 지나갑니다. 









 봉정암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입니다.

 신라 자장율사가 중국 청량산에서 구해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창건한 절 입니다.

 높이로 따지면 지리산 법계사(1450m) 보다 200여m가 낮지만, 주변의 풍광으로 느끼는 높이는 단연 압권입니다.

 봉정암을 감싸고 있는 바위 암릉은 전체적으로 봉황새 모습이라고 합니다. 봉황새가 날개를 펴고 날아 오르는 형상인데, 봉황새의 가장 중요한 목과 입 부분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이 세워져 있다고 합니다.

 그 사리탑 위에 서면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등 설악이 자랑하는 암릉의 물결이 한눈에 들어와 한동안 자리를 뜰 수 없습니다.





 

 맑은 날 봉정암 사리탑에서 바라본 설악의 진경입니다. 파도치듯 끝없이 이어지는 암릉의 물결이 황홀하기만 합니다.

 다시 10.6km를 걸어 내려가야 하는데, 경치에 취해 하산길 걱정도 사라집니다.

 백담사에 도착하니 용대리로 돌아가기 위해 이렇게 긴 줄이 서 있습니다.

 1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겨우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내가 버스에 오른 뒤, 줄을 더 길어 졌으니 아마도 버스는 밤이 어둑해질 때 까지 사람들을 태워 날라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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