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영월 태화산 산행기

좋은산 2017. 8. 10. 09:44

 <영월 태화산 상행기>

*산행코스:팔괴리(오그란이)주차장-산성고개-태화산성-전망대-산성고개-태화산 정상-고씨굴 하산 갈림길-고씨굴

*산행거리: 9.8km

*산행시간: 5시간 30분

*산행일: 2017년 8월 8일

 

 



  정말 오랫동안 벼르고 별렸던 산을 다녀왔습니다.

 영월 태화산(1027m).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과 충북 단양군 영춘면의 경계 지점에 자리잡고 있는 고산 입니다.

 십수년 전 부터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계속 미루다 이번 여름 휴가를 맞아 드디어 산행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요모조모 찾아보면서 울창한 숲을 즐기는 숨은 매력이 많은 산 이지만, 등산을 그리 즐기기 않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산 보다 더 힘들다고 느껴지는 산일 수 있습니다.

 저는 팔괴리 주차장에서 시작해 태화산성 정상을 찍은 뒤 고씨굴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차가 주차돼 있는 팔괴리로 다시 회귀하는 산행을 생각했는데, 오르면서 보니 팔괴리 방면 오르막 등산로에는 너덜 돌밭 길이 많고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경치도 별로 없어 고씨굴 쪽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행로를 변경했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태화산 등산로는 참 묘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보통 산들은 등산로가 산을 감싸고 한바퀴 도는 타원형이거나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일자형이 많은데, 이곳 태화산은 태화산성 쪽 마루금 등산로에서 고씨굴과 팔괴리 등산로가 갈라지기 때문에 팔괴리-고씨굴 등로를 선택했다고 해도 태화산성 쪽 강림길-태화산 정상까지 약 2.3km 정도는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산행이 됩니다. 굳이 비교를 하지면 팔괴리-고씨굴 등산로는 앞이 길게 삐죽한 화살형 등산로 라고나 할까요,

 물론 단양군 쪽으로 빠진다면 일부 지나갔던 능선길을 되돌아 오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겠죠.


 태화산의 볼거리는 태화산성과 남한강 물굽이 전망, 고씨굴, 울창한 숲 등입니다.

 태화산성은 고구려 시대에 축성됐다는 설이 유력한 산성으로, 영월읍 일원과 남한강(동강) 물줄기를 굽어볼 수 있는 조망이 압권입니다. 태화산 정상을 오르면서 능선 마루금에 도착한 뒤 태화산 정상과는 반대쪽으로 약 150m, 왕복 300m 발품을 더 팔아야 하는 수고가 따릅니다. 천하의 경치를 즐기는데 그 정도 수고는 약과죠.

 태화산성 즈음의 능선 마루금에서부터 정상까지는 군데군데 남한강 물굽이를 내려다보는 조망터가 있습니다.

 남한강 쪽 등산로 주변에 나무가 없다면 더욱 훌륭한 조망을 할 수 있겠지만, 여름철 녹음기라서 나무가 시야를 많이 가립니다.

그래도 두세군데 영월읍과 남한강을 굽어보는 좋은 전망터가 있어 산객에게 큰 즐거움을 선물합니다. 선행자들의 산행 기록을 보니 태화산은 서쪽을 제외한 삼면이 남한강 물줄기에 둘러싸여 있어 능선에서 보는 조망이 남다르다고 합니다.

 하산 길 등산로는 고씨굴로 바로 통하는데 그곳에서 만나는 경치가 또한 일품입니다.

 태화산 들머리인 팔괴리(오그란이) 주차장 입니다.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데, 안내판의 기록된 등산로와 실제 등산을 하면서 만나게되는 이정표의 거리가 너무 차이가 나 안내판의 산행 거리와 시간은 믿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태화산 등산로의 이정표들은 거리 계산이 대부분 제각각 이어서 많이 햇갈리는데, 동부지방산림청에서 새롭게 설치해놓은 이정표가 이동시간 등을 따져볼 때 가장 정확한 것 같습니다.

 







팔괴리 등산로는 중턱에서부터 이런 너덜 돌밭 길이 한동안 계속 이어집니다.



 이제 정상 마루금에 도착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 2.55km는 능선길을 타게 됩니다.

태화산성과 조망터를 만나려면 왕복 300여m를 반대쪽으로 다녀와야 하는 수고가 따릅니다.














 다시 태화산 정상 쪽 등산로로 돌아와 산행을 계속 합니다. 이제부터는 정상 능선길 이어서 크게 힘든 곳은 없습니다. 


  남한강 물굽이가 아스라히 펼쳐져 눈을 시원하게 합니다. 등산의 묘미는 바로 이런 것.




 영월의 중학교 전교생이 선생님과 함께 태화산 정상을 다녀갔네요.

 작년 가을 단풍철 인 것 같은데 정말 대단한 열정입니다.

 그들은 태화산을 오르면서 인내를 배우고, 더 큰 뜻을 새겼을 겁니다. 





 

 이제 태화산 정상 봉우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산은 지척에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가보면 생각보다 멉니다.



 정상입니다. 강원도 영월군과 충북 단양군에서 영역 표시를 하듯이 정상석을 세워놓았네요.

 그냥 사이좋게 하나로 통합해 세워놓았으면 더 보기 좋을을 텐데….

 자기 고장에 대한 자부심 이라고 생각하니 그런대로 이해가 되네요.







 다시 시원한 남한강 물줄기를 동무하고.











 고씨굴 방면 하산 때는 이정표를 잘 살펴야 합니다. 동부지방산림청의 이정표 대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편한 길 같습니다. 예전에 가던 길은 나뭇가지 등으로 막아 놓았는데, 등산 꼬리표가 여전히 많이 매달려 있어 헷갈릴 수 있습니다.




 하산 종착지인 고씨굴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시원하게 흐르는 남한강 물줄기를 바라보니 가슴에 큰 선물을 담은 듯 합니다.

사람 사는 동네가 한폭의 그림 같습니다.






하산을 하니 바로 고씨굴 입니다. 고씨굴과 인공 벽을 경계로 등산로가 나뉩니다..

고씨굴 하산 후 시내버스를 탔는데, 팔괴리 주차장 이라고 했더니 친절한 기사님께서 근처에 내려주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