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삼척 덕풍계곡 종주 트레킹(1-2-3용소)

좋은산 2016. 11. 6. 11:17

 <삼척 덕풍계곡 종주 트레킹>

*코스:덕풍계곡마을 주차장-1용소-2용소-3용소-원점회귀

*이동거리:왕복 19.8km(편도 9.9km)

*시간:6시간

*산행일시:2016년 11월 5일

 

 

 

 

 

대한민국 오지 중의 오지를 다시 다녀왔습니다.

삼척 '덕풍계곡'.

행정구역으로는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제가 '오지 중의 오지'라고 표현한 것은 이곳이 그만큼 사람들의 손 때를 덜탄 곳이기 때문입니다.

덕풍계곡이 있는 삼척 가곡면은 아직 그 흔한 고속도로나 철도도 없는 곳 입니다.

삼척-울진 사이 동해안 간선도로인 7번 국도를 따라 이동하다가 삼척시 원덕읍 소재지에서 서쪽 내륙으로 방향으로 틀어 30여분을 자동차로 달리면 가곡면 이라는 아주 작은 동네를 만나게 됩니다. 인구가 수백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농산촌 입니다.

 덕풍계곡은 그곳에서도 계곡 길을 따라 10분 이상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길은 자동차 교행이 어려운 산간 계곡 길 입니다.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군데군데 넓은 곳에서 기다렸다가 비켜서 지나가야 합니다.

 가다보면," 참 아직도 대한민국에 이런 곳이 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렇게 힘겹게 찾아가야 하는 것에 '대한민국의 마지막 비경'으로 일컬어지는 덕풍계곡이 꼭꼭 숨어 있습니다.

 정말 아는 사람만 아는 곳 이었는데, 몇년 전에 TV 예능 프로그램인'1박2일' 코너에 소개되면서 탐방객이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계곡의 비탈면을 타고 아슬아슬 이동해야 하는 곳이 적지않고 계곡 깊은 곳에는 아직 탐방로 조차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단단히 준비하고 찾아들지 않는한 계곡의 매력을 온전히 즐기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계곡 탐방로는 크게 3개 구간으로 나뉩니다.

 입구에서 1용소까지 2km가 1구간, 거기서 2용소까지 2.4km가 2구간, 다시 3용소까지 5.5km가 3구간으로 분류됩니다.

 '용소'는 큰 폭포 아래 물이 고여 있는 곳 입니다. 당연히 경치가 빼어나겠죠.

 깎아지른 바위 절벽의 틈새를 따라 이동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덕풍계곡을 '협곡 트레킹의 지존'이라고 표현합니다. 

 탐방객들은 대부분 2용소까지만 갔다가 되돌아 오는 코스를 택합니다. 2용소를 지나 3용소까지는 거리가 5.5km에 달하는데다 바위를 타고 넘고, 물을 건너야 하는 등 정말 험한 곳이 많기 때문에 산행으로 단련된 사람이 아니면 감내하기 어렵습니다.

 이곳 덕풍계곡의 탐방로는 울진 덕구온천으로 통하는 응봉산 정상으로도 연결됩니다.

 3용소 지점에서 응봉산 등산로로 접어들면 되는데, 그 또한 난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언젠가 응봉산을 거쳐 덕풍계곡으로 하산하는 등산객을 만난 적이 있는데, 본인이 10년 이상 산을 탔지만, 이렇게 험하고 힘든 산은 처음이라고 하면서 혀를 내두르더군요.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덕풍계곡으로 찾아 들까요. 가장 깨끗하고 신비로운 자연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맑은 날 계곡에 누워 밤하늘을 쳐다 보면 별이 소나기 처럼 쏟아져 내릴 것 같은 경치, 상상이 되시나요.

 이즈음 덕풍계곡은 끝물 단풍이 긴 계곡 여행을 마치고, 계곡을 막 빠져나오고 있더군요.

덕풍계곡은 강원도 삼척시와 경북 울진군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계곡으로 들어서면 다른 곳으로 빠지는 우회 통행로가 거의 없기 때문에 체력이나 시간 안배를 잘해야 합니다. 비가 많이 내릴 때는 계곡 물이 갑자기 불어나기 때문에 산행 전 일기예보를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덕풍계곡 입구 마을입니다.

 

 

계곡을 타고 내려온 단풍이 계곡 입구를 물들이고 있습니다.

계곡이 가을앓이를 막 끝내고 있는 것이죠.

 

 

1용소 입니다. 덕풍계곡에서 용소 지점을 통과할 때는 바위 벽면의 로프를 잡고 조심조심 이동해야 합니다.

 

 

 

2용소 입니다. 1용소보다 훨씬 크고 풍광도 멋집니다. 바위 비탈면 옆으로 로프가 매어져 있는 곳이 탐방로 입니다.

 

 

 

 

 

 

 

 

 

 

이곳은 석회암 층 같은데 흰바위 벽면을 타고 용틀임 하듯이 물굽이가 형성돼 있습니다.

용 한마리가 누워서 계곡을 타고 내리는 것 처럼 경치가 정말 장관입니다.

억겁의 세월 동안 물굽이를 타고 내려온 물이 밪은편 바위 벽을 때리면서 바위벽이 둥글둥글 파여 있습니다.

 

 

 

 

 

 

 

 

 봉산으로 오르는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3용소도 지척에 잇습니다. 응봉산이 2km 남았다는 이정표와 5.7km라는 이정표가 혼재해 있어 헷갈립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안내도에는 이곳에서 응봉산 정상까지 2km로 돼 있던데. 보다 정확한 거리 표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3용소 입니다. 계곡은 안쪽으로 더 이어지지만,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보통 덕풍계곡은 이곳 3용소까지를 종점으로 합니다.

 3용소의 비경은 저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몇년 전에 3용소 근처까지 왔다가 시간 때문에 다시 돌아간 적이 있어 내내 아위웠는데, 이번에 덕풍계곡의 매력을 완전히 즐기게 됐습니다.

 3용소 위 계곡의 경치 입니다. 더 들어가 보려다가 시간 관계상 그냥 돌아 나왔습니다. 길도 없는 것 같더군요.

 

 

 

 

 

 

 

 

 한산하는 길, 희바위 용틀임 구간을 물들인 단풍이 너무 곱습니다.

오후가 되어 하산 길에 햇빛을 피해 흰바위 벽면을 마주하니 색깔이 더욱 선명합니다.

 

 

 

 

 

아슬아슬 비탈길의 연속 입니다. 바위 벽면을 이렇게 로프를 타고 이동하거나 물을 거너야 하는 곳이 부지기수 입니다.

 

 

 

 

돌다리를 건너 저쪽 로프를 타고 올라야 하는데, 물이 불어나 돌다리가 물에 잠겼습니다.

웬만하면 그냥 물에 빠져서 건너야 합니다. 

 

 

이것은 일제강점기에 이곳 덕풍계곡에 설치됐던 협궤 열차가의 궤도 잔해 입니다.

일제는 삼척, 울진, 봉화 일원의 금강송 등 삼림자원을 무수히 수탈했는데, 이곳 덕풍계곡에도 목재를 베어 삼척시 원덕읍 호산항까지 운반하던 협궤 열차가 있었습니다. 그 철제 잔해가 아직도 계곡 곳곳에 이렇게 상처 처럼 박혀 있는 것 입니다. 

 

 

 

 

 

 

하산하는 길, 입구에 가까워 질수록 덕풍계곡의 끝물 단풍이 천천히 가라며 발길을 붙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