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태백산 문수봉-천제단 코스(눈꽃, 상고대의 유혹 속으로)

좋은산 2015. 11. 30. 09:34

<태백산 산행>

▷산행 코스: 태백산 당골광장-소문수봉-문수봉-천제단-망경사-당골광장

▷산행거리: 11.7

▷산행 시간: 3시간 50분

▷산행 일시: 2015년 11월 29일

 

 

 

 

 

 강원 산간에 올 겨울 들어 첫 '대설(大雪)'이 내려 먼산 꼭대기가 모두 하얀색 고깔을 쓴 듯 신선하다.

 눈 쌓인 산을 보니 이제야 겨울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지난달, 전례없이 길고 불편했던 가을 장마를 겪었기에 눈과 함께 찾아온 깨끗하고 청명한 겨울 산 풍경화가 더욱 반갑다. 

설경하면 떠오르는 산. 바로 태백산이다.

 산 마다 그에 걸맞는 계절이 있다고 한다면, 아마도 태백산은 겨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산일 것이다.

 장군봉-천제단에서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설산 능선의 눈부신 나신은 강렬하기 이를데없는 유혹이고,  동서남북 눈 돌리는 사위로 펼쳐지는 고봉준령 순백의 용틀임이 그야말로 감탄사 절로 나오는 장관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앞서간 마음을 좇아 서둘러 달려간 태백 설산.

 날씨가 흐린 탓에 순백의 능선 위로 파란 하늘이 겹쳐지는 눈부신 색조의 예술을 만날 수 없었던 것이 다소 아쉬웠지만, 태백산 고봉 능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눈꽃과 상고대의 향연은 오늘도 결코 나그네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소문수봉 정상에서부터 피어난 눈꽃은 천제단-장군봉까지 4km가 넘는 능선을 거대한 꽃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엊그제 내린 눈이 나무 끝에 달라붙어 아직 녹지않은 눈꽃인지, 아침 서리가 얼어붙은 상고대 결정인지 도대체 분간을 하기도 어려운, 아니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은 순백의 꽃세상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두 눈 크게 뜨고 감탄사를 흘리는 일 뿐이었다.

 특히 ‘살아천년 죽어천년’이라고 하는 주목이 순백의 눈밭 위에서 수호신 처럼 버티고 서 있는 장엄한 모습은 엄동의 태백산을 오르는 벅찬 수고를 감내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특권 이라고 할만하다.

 눈꽃 터널을 이동하는 동안에 만난 한 산객은 “오늘 여기 오신 분들은 평소에 정말 착한 일 많이 하신 분들”이라는 선문답 같은 인사를 하고 지나갔다. 그 또한 태백산의 경치에 바치는 찬사에 다름아니다.

 눈 쌓인 겨울 태백산은 그렇게 강렬하다. 

 태백산의 상징은 천제단(해발 1561m)이다.

 천제단 등산시 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당골광장에서 망경사를 거쳐 천제단으로 직행하거나 유일사매표소에서 장군봉-천제단으로 오르는 코스 당골광장에서 문수봉(또는 소문수봉)을 거쳐 천제단까지 능선을 타는 코스

 이 가운데 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①번과 번이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③번 코스를 가장 즐겨 애용한다(이 코스는 ①번 코스를 따라 당골광장에서 천제단으로 먼저 오른뒤 능선을 타고 문수봉을 거쳐 하산하는 순서로 진행해도 무방하다). 이동거리가 긴데다 태백산 주능선의 진경을 즐기는 재미가 더해지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게 된다. 문수봉 코스로 오를 경우 상대적으로 한산한 덕분에 호젖하게 산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매력적이다. 사실 겨울 태백산은 연말연시 주말에는 거의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이 보통이다.

 태백산은 천제단을 중심으로 여러 등산로가 갈리기 때문에 오느 코스를 선택하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등·하산 코스를 달리하면서 이동거리를 연장해 여러 경관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그 경우에는 주차된 차량이 있는 곳 까지 원점 회귀를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원점회귀를 할 수 없을 때는 하산 후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수고와 비용이 따른다. 

 참고로 태백산과 소백산은 겨울 칼바람이 유명한 곳이다.

 고산능선이 대개 그러하지만, 태백산과 소백산은 칼바람, 맹추위의 위용이 정말 대단하다. 눈보라가 얼굴 마스크 빈틈을 뚫고 들어올 정도로 거셀 때도 있고, 장갑을 벗으면 채 1분도 버티기 어려운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겨울 능산시에는 아이젠과 스패치는 물론 장갑과 마스크 등 방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당골광장이다. 문수봉과 천제단으로 향하는 등산로 표시가 안내돼 있다. 좌측이 문수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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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봉에서는 천제단까지 이어지는 3㎞ 능선이 선명하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함백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데, 오늘은 흐린 날씨 때문에 천제단도 아스라하다. 아래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사찰은 천제단 아래 망경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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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이 주목은 태백산 최고의 명품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목이 널려있는 곳이 태백산 정상부인데, 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주목이니 그 기상이 단연 압권이다. 산객들에게는 최고의 포토존으로 통한다. 천제단-문수봉 이동능선에서 천제단 가까운 지점에 서 있다. 천제단으로 이동할수록 눈꽃과 상고대의 향연이 더욱 화려해 눈 돌리는 곳이 모두 별천지다.

 

 

 

 

 

 

 

 

 

 

 

 

 

 

 

 

 

 

 

 

 

 

 

  태백산은 '명산'이라기 보다는 '영산(靈山)'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신령스러운 산이다.

 태백산은 단군조선, 삼한, 신라,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천제를 올리던 성스러운 곳이다. 신라시대에는 삼산오악(三山五岳) 중 북악(北岳)으로 부르며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이렇게 범상치않은 역사의 무게 때문에 태백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통한다. 매년 연초에 태백산에 발디딜 틈 없이 많은 산행 인파가 몰리는 것도 민족의 영산에서 새기운을 느끼기 위한 '행군'이라고 할 수 있다. 워낙에 영험한 산이기 때문에 그 정기를 받아 새해에 뜻하는 바를 모두 이루고, 한해를 더욱 활기차게 보내려는 소망의 발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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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산 천제단 아래에 있는 망경사이다. 천제단에서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태백산 주능선을 조망하는 멋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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