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삼척 무건리 육백산 이끼폭포-그냥 숨겨 두고픈 초록 세상

좋은산 2014. 8. 17. 00:13

 그냥 꼭꼭 숨겨두고픈 초록 세상을 보고 왔습니다.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이끼폭포'.

 육백산(1244m) 자락의 심산유곡, 오지 중의 오지에 이끼폭포와 용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험산의 협곡 하나가 그냥 통째로 초록빛 이끼세상 이라고 보면 됩니다.

 폭포는 상,하부 2단으로 구성돼 있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신비감을 더합니다.

 하단 폭포에서 맛배기 구경을 시킨 뒤 진짜 비경을 위에 숨겨놓고 있는 셈입니다.

 바위 벽면을 타고 조심스럽게 올라서야 만날 수 있는 상단 폭포는 깎아지른 협곡을 사이의 깊고 어둑한 신비스러운 분위기까지 겹쳐 그야말로 비경, 별유천지 그대로 입니다.

 폭포 아래에는 연푸른 묘한 물빛의 용소가 있고, 이끼로 치장한 폭포 벽면에는 용소굴이라는 커다란 바위굴도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비온 뒤의 젖은 햇살이 협곡과 용소굴을 파고 들고, 동굴 속에서 이따금 물안개까지 피어 오르면서 마치 무협 소설의 한장면에 그대로 들어선 듯 했습니다.

  이제 사진을 보면서 이끼 폭포 여행을 떠나 보시죠.

 △이끼폭포로 가는 길 △이끼폭포와 용소, 협곡의 비경 △이끼폭포 보존을 위한 제언 △이끼폭포 가는 길에서 만난 야생화를 주요 내용으로 다뤘습니다.

 

 

 

 

 

 

 

 

 

 

  이끼폭포와 용소는 삼척 육백산 아래에 숨어 있는 명소입니다.

 육백산(해발 1244m)은 도계읍 무건리와 신리, 황조리에 걸쳐있는 산으로, 탄광도시 도계읍의 진산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 정상에 조 600말을 뿌려 경작을 할 수 있는 너른 땅이 있다고 해서, 또는 육백마지기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 이라고 해서 육백산 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지금은 조림사업이 많이 이뤄져 너른 경작지를 직접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이끼폭포 산행은 육백산 등산과 함께하는 장거리 코스와 그냥 이끼폭포만 탐방하는 단거리 코스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저는 시간 편의상 이끼폭포 산행만 하는 단거리를 코스를 택했습니다.

 

 *산행일시= 2018년 8월15일

 *산행코스= 도계읍 산기길 석회광산- 무건리 소재말- 국시재 고갯마루- 큰말- 이끼폭포

 *산행거리= 왕복 11km

 *산행시간= 3시간30분

 

 이끼폭포는 도계읍 산기길 노선의 석회광산을 지나친 지점을 들머리로 합니다.

 태백-삼척을 연결하는 국도 38호선을 타고 달리다가 도계읍 산기길 마을 길을 타고 석회광산 위쪽까지 차량으로 진입하면 됩니다. 네비게이션에 '청수장가든'을 검색하면, 마을 길 입구에 다다르는데 그곳이 산기길로 오르는 길목이 됩니다.

 제가 석회광산을 산행 들머리로 삼은 것은 그냥 등산을 겸하면서 자연을 즐기기 위한 선택 입니다.

 사실 차량을 이용해 더 가려고 마음먹으면 비포장 임도를 타고 무건리 이끼폭포 근처의 큰말까지도 들어갈 수 있지만, 그것은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한,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석회광산 위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거나 무건리 소재말 민가 부근에 차를 주차한 뒤 임도를 타고 오르면 이끼폭포 산행이 시작되는데 처음 산길 몇굽이는 조금 경사가 있지만, 대체로 무난한 임도 산길이 이어집니다.

 다만, 이끼폭포 근처, 큰말 지점에서 계곡 아래로 내려가는 좁은 소로는 경사가 매우 심한 200-300여m의 급경사 비탈길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비가 내린 뒤에는 조심해서 이동해야 합니다.

 

 이끼폭포는 하단과 상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단의 폭포는 협곡에서 계곡 바닥으로 물이 흘러내리는 벽면에 높이 7-8m, 가로길이 20여m 규모로 형성돼 있고, 그 옆 산 비탈면에 또 10여m 높이의 폭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상단폭포는 하단폭포의 옆 바위벽면을 타고 올라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밧줄이 설치돼 있지만, 바위 벽면이 미끄럽기 때문에 오를 때 조심 조심,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상단으로 올라서면, 깎지른 절벽 사이의 깊은 협곡을 만나게 되는데, 그 가장 안쪽에 최고의 비경인 이끼폭포가 있습니다.

 상단의 폭포는 이끼 규모도 하단보다 훨씬 크고, 짙은데다 바위 벽면의 용소골과 협곡의 신비스러운 분위기까지 더해져 마치 어떤 영적인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끼폭포는 사실 지난 2009년-2012년까지 3년간 입산이 전면 통제됐던 곳입니다.

 2000년대 들어 이끼폭포가 숨겨진 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탐방객이 크게 늘어 폭포 주변의 환경 훼손, 하류 상수원보호구역의 환경 저해, 추락 사고 등의 문제가 생겨나자 삼척국유림관리소와 삼척시가 이끼폭포 일대를 산림정화보호구역으로 지정, 3년간 입산을 전면 통제하면서 일종의 휴식년을 실시한 것입니다.

 입산통제 기간에도 통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산림당국에서는 무단 입산 단속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끼폭포를 직접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무건리 이끼폭포'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서는 저도 일찍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여러 사정 때문에 방문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에 이끼폭포를 방문하면서 '숨겨 두고픈 초록세상'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끼폭포가 아름아름 유명세를 타면서 '폭포의 원형 보존'이 화두가 되고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활동은 어떤 형태로든 자연에는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방문객이 조심조심 바위를 오르내리고, 폭포 구역에서 과도한 행동을 삼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방문객이 많아지면 어떤 형태로든 이끼폭포는 훼손을 피하기 어려울 것 입니다.

 저 또한 이번에 이끼폭포를 탐방하면서 자연에 대한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길 었었습니다. 블러그에 이끼폭포를 소개하는 것도 더 많은 방문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 입니다.

 그럼 이끼폭포 보존을 위해 어떤 처방을 내려야 할까요.

 아예 입산을 영구히 전면 통제하는 극약 처방을 내릴수도 있겠지만, 첩첩산중에서 드나드는 방문객을 일일이 통제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실제적인 보호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이번에 폭포 구역 외곽에 아예 좁은 데크 형태로라도 정규 이동로를 만들고, 그 이동로를 통해서만 감상이나 사진 촬영을 하도록하면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땅한 이동로가 없어 탐방객들이 여기저기 바위를 타고, 이끼 가까이에 다가서는 현상황을 치유하고, 이끼나 바위 벽면에 탐방객의 발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하자는 것 입니다.

 탐방로가 생기면, 스스로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되고, 탐방객들의 자율적 현장 통제도 가능해 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끼폭포 가는 임도 산길 주변에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 산행의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또 이끼폭포를 품고 있는 육백산 주변에는 도계읍 신리 너와마을 등 화전(火田)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두메마을이 있고, 육백산 권역은 당도가 매우 높은 고원 포도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석회석 광산 아래쪽에서 버스에서 내린 산객들이 무리지어 석회공산을 지나 이끼폭포 산행을 시작하고 있다.

 

 석회광산의 채광굴.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저는 석회광산을 지나자마자 차를 적당한 곳 길옆에 대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길 옆에는 양봉하는 것도 있더군요.(아래)

 

 

 

 

 

 

 

 

 무건리 소재말 입니다. 대부분의 산객들은 여기서 차를 대고 등산을 시작하는데, 그냥 차를 몰고 진입하는 산객들도 있습니다.

 

 

 

 

 

 

 

 

 

 

 

 국시재 입니다. 큰 나무 아래로 산객들의 정성이 더해진 돌탑이 서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평평하게 이어지는 무난한 임도(비포장) 산길이 이끼폭포 근처까지 계속됩니다.

 

 

 

 

 

 

 

 

 

 

 

 

 

 

 

 

 

 

 

 

 

 

 

 

 이끼폭포 근처 큰말 지역에 도착하니 이런 샘터가 있습니다. 샘터라기 보다는 우물에 가까운 규모입니다. 그런데 먹을 수 있는 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안에는 물이 많이 차 있더군요. 

 

여기서부터는 소로를 따라 이동해야 합니다. 이끼폭포까지 약 500여m 정도 되는 것 같은데, 200-300여m는 급경사 비탈입니다.

 

 광복절에 이끼폭포를 등산하는데, 이 깊은 산속에 나라꽃 무궁화가 보이니 더 반갑네요.

 

 

 

 

 

 

 

 

 

 

 

 

 

 

이끼폭포에 도착했습니다. 가장 먼저 마주치는 하단폭포 입니다. 바위 벽면은 높이가 7-8m, 가로가 20-30m 정도입니다.

 

 

 

 

 상단폭포로 올라가려면, 하단폭포에 옆에 설치된 바위면의 밧줄을 타고 조심스럽게 올라가야 합니다.

 

 

 

 이곳은 하단폭포 옆 비탈면의 또다른 이끼폭포 입니다. 세찬 물줄기가 10여m 높이 이끼바위면을 타고 흘러 내립니다. 

 

 

 

 

 

 

 

 

 

 

 

 

 

 

 

 

 

 

 

 

 하단폭포의 바위 벽면에 설치된 줄을 잡고 상단으로 올랐습니다.전체적으로 어둑한 분위기의 협곡 안쪽에 상단 이끼폭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협곡을 흐르는 옥빛 물, 바위 벽면을 온통 감싸 안은 이끼 융단, 바위 벽면의 용소골 등 모든 것이 신비스럽기만 합니다. 

 

 

 

 

 

 

 

 

 

 

 

 

 

 

 

 이끼폭포 벽면의 용소굴 아래에 용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색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끼폭포로 이동하는 등산로에 피어 있는 야생화들을 모아 놓은 것 입니다. 정말 많은 야생화가 피어 있었는데, 제가 야생화에는 아직 문외한 이라서 특별한 설명을 붙일 수가 었습니다. 저 또한 그냥 감상하는 재미로 찍을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