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삼척 무건리 육백산 이끼폭포 또 만나다

좋은산 2014. 9. 7. 22:16

 

 

 삼척시 무건리 이끼폭포에 다시 다녀왔습니다.

 이끼폭포(계곡)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첫 손에 꼽히는 무건리 이끼폭포 일원의 입산이 이달말부터 전면 통제된다는 소식을 듣고, 입산통제가 이뤄지기 전에 한번 더 눈에 담아 두고 싶다는 갈망이 이끼폭포로 산행 발걸음을 이끌었습니다.

 추석 연휴를 맞아 나선 길 이어서 그런지 이끼폭포는 예상외로 인적이 뜸 했습니다.

 삼척시 도계읍 산기길 석회광산을 지나  무건리 이끼폭포 산행이 시작되는 무건리 소재말 민가 부근에 도착하니 산불조심 근무요원이 이끼폭포로 들어가는 임도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중순에 찾았을 때는 근무 인력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통제 요원이 입구를 지키고 있고, 옆에는 이달말부터 입산을 전면통제한다는 안내판까지 서 있습니다.

 아무래도 통제를 하지않으면 이끼폭포 훼손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통제요원이 입구를 지키고 선데다 추석 명절 직전이라는 이유로 인해 탐방객이 현저히 줄어든 때문인지 이번에는 이끼폭포 임도로 차를 몰고 들어가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임도로 드나드는 차가 없으니 무건리 소재말에서 이끼폭포까지 편도 4.5km(왕복 9km) 정도의 산행이 너무 호젖하고 즐겁습니다.

 폭포에 도착하니 스무명 남짓 한떼의 사람들이 막 자리를 뜨고, 우리 일행 5명만 남게 됐습니다.

 완전히 이끼폭포를 독차지한 셈이니 이런 구경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겠습니까. 하단 폭포를 먼저 감상한 뒤 조심조심 바위를 타고, 상단 폭포로 오르니 그곳 또한 인적이 없습니다.

 무협지나 영화 아바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신비스러운 공간을 우리 일행만 감상게 되었으니 이건 분명 호사입니다.

 며칠전 많은 비가 내린 뒤라서 그런지 이끼 바위면을 타고 내리는 폭포의 수량도 엄청나게 늘어 있습니다. 상단폭포의 용소굴 옆에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큰 폭포가 또 하난 생겨났고, 물빛도 푸른빛인지, 연두빛인지 묘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포수 흰포말이 바위면을 온통 뒤덮은 초록이끼와 어울러지니 색조의 대비가 정말 선연합니다.

 그 황홀경 앞에서 저와 친구는 "정말 대단하다"는 말만 되뇌었습니다.

 이번 산행에서는 예전에 이끼폭포 근처 무건리 큰말에 존재했던 '소달초등학교 무건분교장 터'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임도 끝지점에서 이끼폭포로 내려가는 좁은 산길의 산비탈면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런 심산유곡 산비탈에 학교가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1994년 폐교 때 까지 89명의 졸업생이 배출되었다고 하니 제법 역사가 있습니다.

 햇수로 계산해보니 1년에 평균 3명 정도가 무건분교장을 졸업한 것 입니다.

 그 옛날, 삼척산 육백산 자락 산비탈에 의지해 화전을 일구던 주민들의 향수와 애환이 깃들어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그들 졸업생들은 이끼폭포를 놀이터 삼아 자랐을테니 이끼폭포에 배이어있는 추억과 애정이 더욱 진할 것 입니다.

 그들만큼 우리도 향토의 소중한 자연자원으로 잘 지키고, 보호해야 하겠습니다.

 

 *산행일시= 2018년 9월6일

 *산행코스=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소재말- 국시재 고갯마루- 큰말- 이끼폭포

 *산행거리= 왕복 9km

 *산행시간= 3시간

 

 이끼폭포 탐방코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앞서 자세히 소개를 했으므로 오늘은 사진 감상으로 대신합니다. 사진은 상단폭포에서부터 하단폭포로 실제 구경한 순서의 역순으로 이어집니다. 참고로 한단폭포에서 상단폭포로 오르기 위해서는 10여m 바위면에 설치돼 있는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바위면을 타고 올라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