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방태산(2014년 8월 9일)
*산행 코스
국립 방태산 자연휴양림 제2야영장- 매봉령- 구룡덕봉- 삼거리- 주억봉- 삼거리-숲체험코스 하산길- 제2야영장 원점 회귀
*전체 산행거리: 10.7km
*산행시간: 4시간 40분
방태산(해발 1443.7m)을 다녀온 날(2014년 8월9일)은 '태풍전야' 였습니다.
제11호 태풍 '할롱'이 일본 열도를 거쳐 동해상 먼바다로 북상하면서 영동지역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된 날.
동해안에서는 주말 산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다른 산행처를 물색하다 방태산을 골라 낸 것 입니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속하는 방태산(芳台山) 은 '하늘내린' 인제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제가 산행 들머리로 삼은 곳은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국립 방태산 자연휴양림.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울창한 수림과 맑은 계곡, 특히 가을의 단풍과 폭포로 유명한 곳 입니다.
산행은 방태산 자연휴양림 제2야영장에서 시작해 매봉령 정상∼구룡덕봉(1388m)∼주억봉(해발 1443.7m, 방태산 정상)을 돌아 다시 제2야영장으로 원점 회귀하는 10.7km 코스에서 진행됩니다.
방태산 휴양림을 꼭짓점으로 산을 한바퀴돌아 다시 차량이 주차돼 있는 원위치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산행 코스를 선으로 연결하면 완전한 역삼각형 형태가 됩니다.
교통 여건이 좋지 않았던 예전에 방태산 일원 계곡과 산은 강원도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손꼽힌 은둔의 땅 이었습니다.
그래서 '원시림' 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붙었죠.
달리말하면,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웠기에 생태·환경이 그만큼 잘 보존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동리 원시림에다 '천상의 화원'으로 통하는 점봉산 곰배령 등이 모두 방태산 주변에 몰려 있는 것만 봐도 이곳이 우리나라 산림자원과 생태·환경의 대표선수가 될만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방태산 일원 숲과 계곡은 산림청이 지정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기도 합니다.
방태산은 북으로는 설악산과 점봉산, 남으로는 개인산, 오대산으로 연결되는 백두대간 연접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구룡령(양양군 서면-홍천군 내면을 잇는 고개)과 조침령(양양군-인제군 연결 고개) 사이의 백두대간 권역에 꼭꼭 숨겨둔 보석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립 방태산휴양림이 위치하고 있는 적가리골에서부터 아침가리골(朝耕洞), 개인동 계곡, 하니동 계곡 등 깊은 골짜기가 곳곳에 분포해 있고, 방동약수와 개인약수 등 물 좋은 약수도 주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래프팅으로 유명한 내린천도 지근거리에 있으니 그냥 주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자연관광권역이라고 보면 됩니다.
주봉인 주억봉을 중심으로 동쪽의 구룡덕봉(1388m), 서쪽의 깃대봉(1435m)을 잇는 산역 전체를 방태산 이라고 부르는데, 산 마루의 능선길은 거대한 '산상화원(山上花園)'을 연상케 할 정도로 온갖 야생화가 지천이고, 사방으로 거침없이 트인 산 마루와 정상에서 바라보는 오대산과 점봉산, 설악산 등 백두대간 능선의 조망미는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한여름에 방태산을 찾은 저는 개인적으로 야생화와 일망무제 능선의 조망, 그리고 한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한 숲이 좋았습니다.
햇볕마저 파고들 틈이 없는 울창한 숲으로 들어서자 심신이 온통 시원한 녹색으로 목욕을 하는 기분,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죠.
삼복염천 한여름인데도 춤다고 느껴질 정도로 찬바람이 온몸을 휘감았고, 1444m 주억봉 정상에서는 결국 배낭 속 점퍼를 꺼내 입어야 했으니 아날로그형 녹색 피서를 제대로 즐긴 셈 입니다.
방태산자연휴양림 입구입니다. 승용차에 두사람이 타고 입장을 하는데 주차료인지, 입장료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5000원을 받더군요. 나중에 입장 요금을 다시 확인해보니 어른 한사람에 입장료 1000원씩, 승용차 주차료 3000원을 더해 5000원이 되었더군요. 입구에서 방태산 등산로 들머리를 물었더니 차를 타고 제2야영장까지 2km를 더 올라가라고 했습니다. 군데군데 일부 포장이 돼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울퉁불퉁 비포장 도로가 계곡속으로 길게 이어졌습니다. 이곳에서 제2야영장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방태산휴양림의 최고 명물인 2단폭포와 마당바위가 자리잡고 있는데, 사전 지식이 부족해 그냥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방태산 산행 들머리인 제2야영장에 도착했습니다. 승용차 20여대 주차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하면 방태산을 한바퀴 돈 뒤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느쪽으로 돌든 상관없이 다시 현위치로 돌아오게 되지만, 왼편 코스를 먼저 타는 것이 다소 수월합니다.
하산하면서 길을 살펴 보았더니 오른쪽 코스는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으로 곧바로 오르게 되는데, 깔딱고개가 쉼없이 이어지는 급경사 코스여서 오르기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등산로는 입구부터 계곡과 폭포의 연속이어서 구경하는데 한눈이 팔려 좀체 전진이 안됩니다.
이제 탐방로가 갈라지는 지점입니다. 어느쪽으로 돌든 결국은 하산길에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되지만, 이정표에 적힌대로 왼편으로 진입합니다. 탐방로 종점을 9.8km라고 한 것은 여기서부터 매봉령과 구룡덕봉, 주억봉을 거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산행 거리가 그렇다는 뜻인걸 한바퀴 돈 뒤에야 알게 됐습니다.
이제부터 비탈길 경사로가 시작됩니다. 중간에 잠깐 잠깐 나타나는 평평한 휴식처에서 숨을 고르면서 1km 이상 거리를 계속 경사면을 타고 올라갑니다.
이제 매봉령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급경사 비탈길은 거의 오른 셈 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야생화 나라 입니다.
구룡덕봉으로 향하는 임도 입니다. 길옆에 지천으로 피어난 야생화를 감상하면서 그냥 편하게 이동하면 됩니다.
해발 1388m 구룡덕봉 정상입니다. 사방으로 뻗어내린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멀리 나쪽으로는 오대산, 계방산 줄기도 보입니다. 구룡덕봉에서부터 방태산 주봉인 주억봉까지는 능선 마루의 장쾌한 행진이 이어집니다.
주억봉 정상과 구룡덕봉 능선길, 하산길이 갈리는 삼거리 입니다. 주억봉 정상까지는 이제 400m가 남았습니다. 주억봉 정상에 다녀온 뒤 여기 삼거리로 다시 돌아와 하산을 하게 됩니다.
여기도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 나무가 있네요. 역시 강원도 고산 입니다.
방태산 주봉인 주억봉 입니다. 산의 모양이 마치 주걱 처럼 생겼다고 해서 주억봉 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정상에 서면 설악산과 점봉산, 오대산, 홍천 가리산 등 사방 고봉들이 모두 한눈에 들어옵니다. 거침없이 트인 그 조망이 너무 좋아 환호성이 절로 나옵니다.
방태산 자연휴양림이 위치하고 있는 적가리골 계곡으로 뻗어내린 산줄기도 눈 앞에서 용틀임을 합니다.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산 위로 올라서면 여기 바위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이 사방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습니다. 깃대봉과 구룡덕봉 등 가까운 방태산의 여러 준봉은 물론이고 오대산, 가리산, 점봉산, 설악산 등 유명한 고산준봉이 마치 파도치듯 능선의 나래를 펼치니 호연지기가 절로 샘솟습니다.
삼거리로 돌아와 하산을 시작합니다. 급경사 비탈길이기 때문에 내려갈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인공적으로 조림을 한 낙엽송 숲길 같은데, 하늘로 쭉쭉 뻗은 위풍당당한 나무들의 도열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등산을 마친 뒤 적가리골 계곡의 바위 위에서 낮잠을 즐기는 산객들도 많습니다. 시원한 물과 바람, 숲에 더위가 파고들 틈이 없으니 여긴 그냥 계절을 잊은 별천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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