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두타산 무릉계곡 핵심(두타산성-수도골-하늘문-관음암) 산행기

좋은산 2013. 9. 9. 18:13

 

    (무릉계에서 두타산으로 오르는 길목의 두타산성)

 

       (무릉계 입구에서 만나는 별유천지 무릉반석)

 

 

 동해시에 있는 두타산 무릉계는 계곡미에 관한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곳이다.

 계곡 입구부터 그 옛날 쟁쟁한 문사들이 즐겨 찾던 드넓은 무릉반석이 선경의 시작을 알리는가 하면 폭포와 기암괴석이 줄지어 나타나 한눈팔 틈이 없다.

 용추폭포와 함께 무릉계의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무릉반석은 관리사무소를 지나 채 300m도 이동하지 않은 계곡 입구에서 만날 수 있다.

 계곡 전체가 족히 수백명은 앉을 수 있는 드넓은 반석으로 이뤄져 있다. 반석의 전체 넓이는 1500평이 넘는다고 한다.

 반석 위에는 수많은 글씨와 이름이 암각돼 있어 그 옛날 얼마나 많은 시인, 묵객들이 이 반석에서 풍류를 즐기고, 호연지기를 길렀는지 실감할 수 있다.

 무릉반석은 요즘도 한여름에는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휴양,관광객들이 넘치고, 반석 위 물길은 어린이들의 물놀이 미끄럼장으로 변신한다. 

 반석 바로 옆에는 동해지역 유림들의 모임인 '금란계'를 기념해 지은 '금란정' 정자가 자리잡고 있다.

 

 

  (무릉계 입구 계곡)

 

 

     (무릉반석, 넓이가 1500여평에 달한다)

 

 

   (계곡 위에서 바라 본 무릉반석 전경)

 

    (무릉계의 명소 학소대. 두타산성과 용추폭포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다)

 

     (무릉계에서 용추폭포로 가는 숲길)

 

 

     (두타산성으로 오르는 입구 직전에 본 무릉계곡)

 

 사실 무릉계는 삼척의 쉰움산과 함께 내가 가장 즐겨 산행을 하는 곳이다.

 가변운 등산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무릉계-관음암을 한바퀴 도는 코스는 아마도 내발로 수백번은 오르내리지 않았나 싶다.

 관음암은 산 중턱에 지어진 암자인데, 무릉계 관리사무소에서 2km 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빨리 걸으면 40분 정도는 능히 도달할 수 있다. 그래도 산중턱 암자이기 때문에 등산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암자에서 바라보는 맞은편 두타산성의 기암괴석군 경치가 또한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관음암에서 용추폭포와 신선봉, 문간재 방면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에서는 '하늘문'이라는 스릴 넘치는 계단 코스도 자리잡고 있다.

 천길 낭떠리지 암벽을 타고 내려가기 위해 족히 200개는 넘는 철 계단이 거의 수직으로 매달려 있는데, 처음 하늘문을 접하는 사람들은 두다리가 후들거려 "이곳을 어떻게 내려가나"하며 겁부터 먹는 경험을 거의 예외없이 하게 된다.

 

 9월7일, 오늘 산행은 두타산 무릉계의 핵심 엑기스 코스로 꼽히는 두타산성- 수도골- 하늘문- 관음암- 삼화사- 무릉계관리사무소로 잡았다.

 두타산성은 강원남부권 최고의 명산인 두타산(1352.7m)으로 오르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다.

 물론 무릉계에서 두타산으로 오르는 길은 이곳 두타산성 외에도 박달령 코스, 학등-청옥산-두타산 코스 등 몇곳이 더 있지만, 두타산성 코스가 두타산을 등반하는 가장 단거리 코스다. 

 두타산성- 두타산 코스는 6.1km 거리를 하염없이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가야 하는 힘겨움 때문에 외지 산악회 팀들은 두로 삼척시 하장면 댓재 방면에서 두타산을 등반한 뒤 무릉계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더 선호한다.

 

 나는 오늘 두타산까지 오르지는 않고, 중간에 수도골로 빠져 다시 관음암으로 올라 무릉계 입구 자차장으로 돌아 올 예정이다.

 무릉계 입구에서 용추폭포 가는 방면으로 1.5km 정도 계곡 산책로를 따라 이동하면 두타산성으로 오르는 등산로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된비알 오르막 길의 연속이다. 두타산성까지는 500여m 밖에 안되지만, 심한 비탈면을 타고 올라가야 하기에 쉬운 길이 아니다.

 

 

     (두타산성으로 오르는 등산로)

 

 

 

 

     (두타산성과 위 지점에서 두타산성을 내려다 본 모습)

 

 산성에 도착하면, 그간의 힘겨움이 눈 녹듯 사라지고, "아 어찌 이런 선경이 있나"하는 환의가 감탄사를 절로 토해내게 한다.

 주변에 석장 처럼 도열한 바위 암벽군과 천길 낭떠러지 암릉이 자연미의 극치를 선물하는 곳이 두타산성이다. 두타산으로 뻗은 주변의 산줄기 가운데에 불쑥 튀어나온 거대한 바위산이 산성의 정상이기에 주변을 조망하는 경치도 일품이다.

 맞은편을 보면 산중턱에 지어진 관음암 암자가 아스라히 눈에 들어온다.

 

 산성에서 200m 정도를 더 오르면, 바위 골짜기 벽면을 타고 형성된 엄청난 길이의 산성12폭포를 만나게 되고, 또 200여m를 오르면 수도골로 빠지는 샛길이 나타난다.

 수도골로 빠지는 등산로는 산성 12폭포가 시작되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산성 12폭포가 시작되는 계곡의 바위 위에 잠시 쉬면서 무릉계곡을 내려다보는 경치 또한 산꾼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다.

 여기서부터 수도골로 이어지는 구간은 가을이면 단풍이 또한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곳이다.

 

 

    (산성 12폭포. 많은 비가 내린 뒤에는 바위 절벽을 따라 12단의 장대한 폭포가 형성된다)

 

    (산성 12폭포 윗 지점. 수도골로 들어가는 입구)

 

 수도골은 아마도 무속 기도처가 많은 때문에 생긴 명칭이 아닌가 싶다.

 '도를 닦는 골짜기' 쯤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등산로를 걷다보면 거대한 바위 절벽 아래에 형성된 자연 동굴과 바위 석벽 아래 기도나 명상 공간 등을 줄지어 만날 수 있다.

 

 

 

 

    (수도골의 바위석별 아래 자연 동굴과 거대한 바위석벽 밑 기도처)

 

 

    (수도골에서 두타산성 12폭포 쪽을 바라 본 모습)

 

 수도골 구간을 내려서면 이번에는 다시 무릉계-용추폭포로 가는 등산,산책로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5분이 채 안돼 용추폭포와 하늘문(관음암) 방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하늘문 쪽으로 계곡 다리를 건너면 관음암 코스가 시작된다.

 관음암 코스의 시작은 앞서 설명했던 하늘문이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바위 벼랑을 오르기 위해 철계단 200여개가 놓여 있는데,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아찔하다.

 앞서 설명했던 것 처럼 무릉계에서 관음암 쪽으로 등산을 했다면, 하늘문을 내려와야 겠지만, 나는 오늘 반대로 하늘문을 타고 올라가는 산행을 해야한다.

 예전에는 하늘문 구간에 철계단이 없어 밧줄을 타고 오르내렸다고 하는데, 이 절벽을 밧줄로 오르내렸다고 하니 잘 상상이 안된다.

 

 

   (하늘문 계단 상행 코스)

 

 

   (하늘문 계단을 아래쪽으로 내려다 본 모습. 깎아지른 석벽이 아취형 문을 형성한 것이 이채롭다)

 

 하늘문 계단을 통과해도 여러개 계단 코스가 이어지고, 산 허리를 등산로를 따라 관음암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반대편 두타산성의 원경을 가장 잘 구경할 수 있는 곳인데다 거북바위와 신선바위 등 이름난 명소들이 곳곳에 기다리고 있기에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산행이다.

 

 

  (관음암 코스의 최대 명소인 신선바위. 깎아지른 벼랑 위에 신선이 앉은 자리 처럼 돌 의자가 만들어져 있다)

 

 

      (산 중턱에서 만나는 관음암. 작은 암자가 신도와 등산객들에게 명소가 되고 있다)

 

 

    (관음암 코스 하산길에 만나는 바위 쉼터에 자라난 나무 한그루)

 

 산 중턱의 작은 암자인 관음암에는 샘물 식수대가 잘 갖춰져 있어 목마른 산객이 목을 축이기에 적당하다. 관음암을 통과하면 이후로는 약 1.8km가 쭉 내리막 길이다.

 전체 이동거리는 약 8km. 이동시간은 식사 시간을 포함해 3시간 30분.

 나는 오늘 두타산 무릉계곡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를 눈으로 즐기고, 마음에 담으면서, 두 발로 누볐다.

 

 

    (무릉계 관리사무소. 명승으로 지정된 무릉계곡은 동해시에서 관리하는 명소다)

 

 

    (무릉계곡 주차장. 주차장이 드넓어 주말이면 산악회 대형버스들이 줄지어 한쪽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