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담봉 옥순봉 산행기 >
*코스: 옥순봉 구담봉 공원지킴터(계란재)-구담봉 삼거리-옥순봉-구담봉삼거리-구담봉-구담봉삼거리-공원지킴터 원점 회귀
*이동거리: 총 5.8km
*산행시간: 2시간 30분
*일시: 2018년 8월 6일
111년만의 무더위라고 하는 기록적 폭염을 헤치고 옥순봉(해발 286m) 구담봉(330m)을 다녀왔습니다.
여름휴가 첫날,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태백, 봉화를 거쳐 경북 영주 풍기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풍기에서 인삼시장과 인견시장을 구경하고 점심을 먹었는데도 아직 오후 2시 30분.
돌아갈길이 그리 바쁘지도 않기에 다음 행선지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옥순봉과 구담봉을 떠올렸습니다.
월악산 국립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는 명산.
해발 300m내외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청풍호반과 어우러지는 풍광이 가히 천하제일경 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다워 그 이름만으로도 무수히 많은 산꾼들을 설레게 하는 산.
그토록 유명하건만 저는 아직 옥순봉, 구담봉에는 발자국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수년전부터 월악산과 금수산, 제비봉,소백산 등 단양과 제천,영주 일원의 명산을 숱하게 좇아다녔어도 요상하게도 옥순봉 구담봉은 오르지 못해 항상 그 인연의 부족을 아쉬워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옥순봉과 구담봉을 드디어 오를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오늘에야 잡은 것 입니다.
풍기에서 단양까지는 자동차로 불과 15-20여분 거리.
이웃집 마실을 나서는 기분으로 곧바로 차를 몰아 옥순봉 구담봉 공원지킴터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참고로 옥순봉, 구담봉 들머리인 공원지킴터는 저 유명한 장회나루(단양군 단성명 장회리) 부근의 고갯길 정상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비교적 넓은 주차장이 새롭게 정비되었더군요.)
해가 지려면 아직 서너시간은 넉넉히 남았으니 후딱 다녀오리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산행에 나섭니다.
그러나 산행이 본격화되면서 저의 가벼움은 곧 무겁기 그지없는 '고난의 행군.으로 뒤바뀝니다. ㅋ
해발 300m 밖에 안되는 산을 다녀오는데, 무슨 준비가 필요하겠냐는 생각으로 물 한병만 달랑들고 한여름, 그것도 기록적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날에 산에 올랐으니 무모하기 이를데없는 자신감이 스스로 고난을 부른 꼴 입니다.
옥순봉 구담봉은 그냥 한번에 쪽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일반적 산행을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등산로는 비교적 평이한 수준이지만, 산행 중에 계속 오르막내리막 비탈길 코스가 반복되고, 그 길을 되돌아오는 하산길에도 적잖게 오르막 비탈길을 타야합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능선 종주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까요. 더욱이 옥순봉과 구담봉은 1.5km 이상 거리를 두고 따로 떨어져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실상 2개의 산을 등산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에너지 소모가 필요합니다. 연일 40도를 넘나들며 전국이 펄펄 끓는 삼복염천에 이런 코스를 아무 준비없이 무계획적으로 도전했으니 이번 산행에 제가 얼마나 혼이 났는지 짐작하시겠지요.
거듭 강조하지만, 한여름에 옥순봉, 구담봉을 등산하는 분들은 충분한 물과 시간을 가지고 산행에 나서기를 권합니다.
작은 고추가 맵듯이 야트막한 산 이라고 얕봤다가는 큰코 다칩니다.
그러나 또한 구담봉 옥순봉의 경치는 명불허전 입니다.
그 경치를 보고 온 것 만으로도 그날 '고난의 행군'은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옥순봉, 구담봉은 저 유명한 단양팔경에 속하는 절경입니다.
구담봉은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바위산의 전체 모양이 거북을 닮았고, 물 속의 바위에 거북무늬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고, 옥순봉은 희고 푸른빛 바위들이 힘차게 솟아 마치 대나무 싹과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옥순봉은 1549년(명종 4년)에 단양 현감으로 부임한 퇴계 선생이 석벽에 '丹丘同門(단양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라고 새긴 암각 글씨가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그것까지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옥순봉은 그 아름다운 경치 때문에 예로부터 '소금강'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우리나라의 관광명소 별칭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름이 소금강이 아닌가 싶습니다.
옥순봉, 구담봉 등산은 내내 청풍호반을 굽어보면서 산행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흥겨운 흥취를 더합니다.
청풍호 푸른 물길이 유장하게 펼쳐지고, 그 위로 유람선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물살을 가르는 모습은 그대로가 한폭의 동양화 입니다. 거기에 국립공원 월악산이 자랑하는 거대한 바위 암릉이 병풍처럼 더해지니 신선들이 노닌다는 선계(仙界)란 바로 이런 곳을 말 하는 것 아닐까요.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산행에 나선다면 옥순봉과 구담봉이 연출하는 암봉의 미학에 더욱 깊이, 여유롭게 빠져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미치자 오늘 준비없는 저의 조급함을 다시한번 책망하게 됩니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청풍호반과 월악의 화려한 산그리메가 합쳐지는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절묘한 경치 삼매경에 빠져 나그네는 해가 서산에 걸리도록 쉽게 발걸음을 떼어 놓을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저는 그날 옥순봉을 먼저 다녀온 뒤 돌아오는 길에 구담봉을 보고 오는 순서로 산행을 했습니다. 어느쪽을 먼저 택하든 그것은 본인의 자유입니다.
옥순봉 입니다. 해발 286m. 높지 않은 산인데도 주변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마치 고산준령 꼭대기에 선 듯 합니다.
옥순봉과 구담봉 코스가 갈리는 삼거리 지점에서 구담봉을 다녀오는 행로로 접어듭니다. 구담봉은 등산로에서 한참을 내려간 뒤 다시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서야 만날 수 있습니다.
구담봉으로 오르는 된비알 나무계단 입니다. 천천히 주위 경치를 감상하면서 오르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습니다.
구담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청풍호반의 경치가 또한 압권입니다. 오래도록 잊지못할 경치에 마냥 취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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