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태백산 산행기>
*유일사 주차장-유일사 갈림길 쉼터-장군봉-천제단-망경사-당골 광장
*산행거리: 8.4km
*산행시간: 5시간
*산행 일시: 2017년 5월 20일 토요일
늦은봄, 봄 이라기 보다는 한여름에 가까운 날에 태백산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주로 겨울에 태백산을 찾는 편이기 때문에 이 즈음에 태백산 능선을 밟는 것은 처음입니다.
때는 5월 중,하순, 혹시나 철쭉이 태백산 장군봉(1567m)-천제단(1561m) 능선을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이지 않았을까 살짝 기대를 하면서 산에 올랐는데, 역시나 아직은 이릅니다. 정상 능선은 초여름 진객인 철쭉 보다는 끝물 진달래가 가는 봄을 붙잡고 버티고 있습니다.
그 붉은 모습이 얼핏 진달래인 줄 알았는데,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철쭉이 아니고 진달래 라고 수정을 해 주네요. ㅎㅎ
그런데 수정을 해야하는 것은 그 뿐만이 아닙니다.
겨울 태백산만 알고 있던 저에게 신록의 태백산은 또 다른 선물로 다가섭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능선의 질주, 꽃과 나뭇잎 등 생명이 곳곳에서 우당탕탕 요동치는 고산의 합창, 살아천년 죽어 천년 이라는 고산 주목의 또다른 아우라가 쉴새없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풍경에 취하고 녹음에 반해 유일사 주차장-천제단까지 4km 비탈길이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이번 등산은 특히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 내외 등 20여명이 함께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더욱 유유자적 입니다.
먼저 휘적휘적 산을 오르다가 한참을 쉰 뒤에 친구들이 도착하면 다시 일어서서 오르기를 반복하자 한 친구가 하는 말, "아니 그렇게 가면 우리는 언제 쉬냐". 그말이 참으로 명언 이어서 터털웃음으로 화답합니다.
그러게 평소에 산에 좀 다니면서 비탈과 친해 놓으시지. ㅎㅎ
주목 군락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8부 능선 쯤에 도착하자 저멀리 맞은편 함백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겨울에 눈쌓인 함백산의 원경에 반한 적이 안두번이 아닌데, 늦은봄 함백산의 신록도 제 눈을 즐겁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천년 주목의 아우라.
죽은 듯 살아 푸른 잎을 꽃 처럼 피워내는 주목의 거센 생명력 앞에 가슴 깊은 곳에서 경외감까지 감돕니다.
장군봉-천제단의 능선은 역시 감탄사 일색입니다.앙증맞게 작은 진달래가 무리지어 꽃을 피우니, 꽃은 끝물인데도 고산 능선이 곱게 화장을 한 듯 눈부십니다. 저 작은 진달래가 어찌 이 고산의 세찬 비바람을 이겨낼 수 있었는지, 자연의 위대함 앞에 또다시 머리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좀 더 일찍 진달래가 지천일 때 이곳을 올랐거나, 며칠 뒤 철쭉이 능선의 주인이 되었을 때 이 능선을 찾았다면 얼마나 더 많은 찬사를 이곳에 흘려야 했을지, 상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때 마침 하늘마저 맑으니 그 푸른 하늘과 어우러지는 색조의 예술이 또한 황홀합니다.
내려오는 길, 망경사 옆, 으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물 이라는 용정수로 목을 축이고, 태백산 등산을 마친 뒤에는 낙동강 1300리 발원지라는 '황지연못'도 찾아서 관광을 즐기니 힐링이 따로 없네요.
친구들과 같이 갔으니 저 유명한 태백 소고기 만찬도 당연하겠죠.
민족의 영산(靈山) 태백산은 이제 우리나라 22번째 국립공원 이어서 입장료가 따로 없다는 점도 큰 매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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