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소백산 철쭉 산행기(희방사-연화봉-비로봉 코스)

좋은산 2017. 5. 27. 12:06

<소백산 철쭉 산행>

*코스: 희방사 주차장-희방사-연화봉-제1연화봉-비로봉(왕복)

*산행거리:16km(편도 8km)

*산행시간:6시간

*일시:2017년 5월 26일

 

 

 

 

 

 

 소백산에 꽃물 드는 진풍경을 보고 왔습니다.

 연분홍빛 꽃물.

 지금 소백산은 철쭉꽃이 지천입니다.

 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 4.3km 능선에 피어난 철쭉꽃이 가히 장관입니다.

 '척촉(躑躅)' 이라고 했던가요.

 철쭉을 한자로는 척촉이라고 표현답니다.

 꽃이 너무 화사해 길가던 선비의 발길을 자꾸 붙잡는다는데서 근런 멋진 이름이 붙었답니다.

 지금 소백산 철쭉이 꼭 그러합니다.

 산 등성이 곳곳에 뭉게구름이 피어나듯 뭉실뭉실 무리지어 핀 철쭉이 온통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등산로 길가에서 사람들에 부대끼며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는 녀석도 있고, 벼랑끝에 매달려 날좀 봐 달라고 손짓하는 녀석도 있습니다.

그 절묘한 풍경화에 사로잡혀 나그네의 발걸음은 자꾸 늦어집니다.

 ‘천상의 미(美)’란  바로 이런 것 이겠죠.

 능선의 미학으로는 단연 손꼽히는 소백산 정상이 온통 연분홍 철쭉꽃으로 물들었으니 어떤 찬사로도 부족합니다.

 몇년 전, 저 유명한 소백산의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겨울설산의 상고대를 만끽했는데, 이제 소백산의 철쭉까지 눈에 담았으니 소백산 제철 산행의 백미를 모두 맛 보 았다고 할 수 있나요.

 그래도 또 가고 싶은 산이 소백산 입니다.

이번 산행의 출발지는 희방사  입니다.

 희방사 산행은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서 시작하더군요.

 그런데 비로봉까지 산행거리가 편도 8km. 왕복으로 따지면 16km에 달하니 만만한 거리가 아닙니다.

 특히 희방사 절에서 연화봉으로 오르는 2.5km 정도는 경사가 심한 비탈길인데다 희방깔딱재도 버티고 있습니다.

 소백산 주봉인 비로봉까지 다녀오려면 산행시간이나 체력을 단단히 준비해서 올라야 합니다.

 덧붙여 소백산 희방사 코스의 출발지인 풍기는 인삼의 고장.

 희방사 코스로 소백산을 등산했다면, 돌아오는 길에 풍기 인삼시장에 들어 인삼 한보따리 사는 것 잊어서는 안됩니다.

 시장 안 상점마다 인삼이 정말 산더미 처럼 쌓여 있더군요.

  희방사 코스는 깔딱고개를 올라서야 하는 힘든 산행이지만, 힘든 만큼 산행 즐거움 또한 배가 되는 곳 입니다.

 특히 연화봉 정상에 오른 뒤 비로봉까지 4.3km 소백 주능선을 타는 묘미가 가히 압권입니다.

 아스라히 끝간데 없이 이어지는 소백의 능선 위로 지금 철쭉이 제철을 만났습니다.

 4.3km 능선길.

 무려 십리에 걸쳐있는 짧지않은 등산길이지만, 빼어난 능선의 장관에다 철쭉꽃까지 더해지니 그냥 경치에 취해 걷는 격 입니다.

 

  희방사 경내 입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마음을 단정하게 만드는 기품이 있는 절 입니다.

 

 

 

 

 희방사에서 헉헉대며 900여m 가풀막 계단길을 올라 '희방깔딱재' 산마루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깔딱재라는 이름이 붙은 것만 봐도 비탈 경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올라올 때는 잘 몰랐는데, 내려 갈 때 더 힘들더군요.

 희방깔딱재 산마루 쉼터에서도 연화봉까지  1.6km 오르막이 더 이어집니다.

 

 

 

 

 

 

 

 

 

 

 

  3.7km를 걸어 연화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날씨까지 쾌청하니 오늘 산행이 정말 굿 입니다.

 능선의 철쭉도 본 모습을 드러내고, 사방을 둘러보는 조망미도 탁월합니다. 

 이제 비로봉까지 이어지는 4.3km 환상의 능선길에 들어섭니다.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어서 오라고 재촉합니다.

 그런데 온통 지천으로 피어난 철쭉에 눈길을 뺏겨 자꾸 발길이 늦어집니다.

 

 

 

 

 

 

 

 

 

 

 

 

 

 

 

 

 

 

 

 

 

 

 

 

 

 

 

 

 

 

 

 

 

 

  비로봉 정상(1439m)에 올랐습니다.

 예전에 정말 무시무시한 칼바람을 헤치고 단양 천동 쪽에서 비로봉 정상을 올라 설산의 장관을 만끽한 적이 있는데, 철쭉이 피어난 오늘은 전혀 색다른 맛 입니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연화봉과 국망봉,양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경치가 정말 눈부십니다.

 그렇게 이어지는 소백산 전체 능선의 길이가 100리길(45.3km) 입니다.

 100리 능선에 겨울이면 얼음꽃 상고대가 지천으로 피어나고, 봄에는 곱디고운 철쭉이 능선길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입니다.

 이런 경치와 아우라가 있어 천년고찰 부석사가 자리잡고, 선비의 고장 기품이 넘치는가 봅니다.

그런데, 5월 말 인데도 비로봉 정상은 바람 때문에 상당히 춥습니다.

 반팔 차림으로 올라온 등산객들이 서둘러 바람막이를 꺼내 입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띱니다.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소백산 능선 입니다.

 저 곳으로 계속 가고 싶지만, 차편 때문에 부득이 저는 연화봉-희방사 방면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소백산 정상석 입니다. 소백산 능선의 총길이가 45.3km라고 하니 '백리길'이 맞네요.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거리를 정확하게 잿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제 왔던길을 되돌아 연화봉으로 갑니다.

 되돌아가는 길은 별로 감흥이 없을 법도 하지만, 소백산 능선은 다릅니다.

 하물며 지금은 철쭉이 지천인데,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군데군데 철쭉이 무리를 지어 피어난 곳에 서면 정말 꽃밭에서 노니는 기분입니다.

산등성이가 온통 연분홍빛 입니다.

 파란 하늘, 푸른 능선에 연분홍꽃의 조화가 정말 예술입니다.

 

 

 

 

 

 

 

  연화봉으로 돌아가는 길은 또 다른 멋이 있습니다.

 비로봉으로 갈 때 미처 보지 못했던 철쭉의 화사함이 또 발길을 붙잡습니다.

 이건 뭐, 내 등산복에도 꽃물이 들 지경입니다.

 

 

 

 

 

 

 

 

 

 

  꽃밭 사이를 헤치며 걷는 고산 능선 길.

 철쪽 꽃 피어난 소백산이 아이면 어디서 이런 묘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겠습니까.

 

 

 

 

 

  멀리 비로봉을 되돌아봐도, 앞으로 연화봉 능선을 굽어 봐도 나오는 건 그저 감탄사 뿐 입니다.

 모든 산객들이 이 현란한 풍경을 눈에 담고, 사진에 담느라 하산길을 자꾸만 늦어집니다.

 

 

 

 

 

 

 

 

  저는 이런 고산 능선길을 걷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특히 소백산은 이국적 운치도 있고, 사방을 굽어보는 탁 트인 조망미도 일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