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삼형제봉 산행기-강릉시 주문진읍 삼교리>
*산행코스: 삼불산 대안사- 산불감시 초소- 삼형제봉 들머리- 1,2,3봉- 시루봉- 3봉과 시루봉 중간 하산길- 삼형제봉 입구 원점 회귀-삼불산 대안사
*산행거리: 총 6.5km
*산행시간: 2시간 30분
*산행일시: 2016년 9월 24일
강릉시 주문진읍 삼교리에 있는 '삼형제봉'을 다시 다녀왔습니다.
2-3년 전에 여러번 찾아갔다가 한동안 뜸 했는데, 올해 다시 삼형제봉으로 마음이 동했습니다.
이유는 올해 버섯이 많이 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삼형제봉은 제가 산행을 하면서 난생 처음 버섯을 내손으로 딴 행운의 산행처 입니다.
저는 등산을 하면서 등산로를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고, 무엇을 따거나 채취하는 일에는 별 관심도 없기 때문에 버섯 같은 임산물을 만날 기회 자체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약초나 산채 같은 것은 숲속에서 바로 옆 있어도 구분도 못합니다.
그러던 제가 2년 전, 딱 이맘때 삼형제봉에서 버섯을 따는 행운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것도 그 귀하다고 하는 '능이'버섯을.
당시 삼형제봉을 등산하던 저는 평소와 달리 갑자기 삼형제봉의 세번째 봉우리인 바위 벽면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삼형제봉의 흰바위 벽면은 멀리도 봐도 선명하게 한눈에 들어오기 떄문에 삼형제봉의 상징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그 직벽의 벽면을 가까이에서 눈에 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경사가 있기 때문에 바위 벽면을 굽어봐도 웅장한 흰바위 벽면의 위용을 제대로 실감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래서 밑으로 내려가 삼형제봉을 한번 올려다 볼 심사로 그날은 2봉과 3봉 사이 골짜기를 따라 밑으로 내려섰습니다.
그런데 길 없는 계곡을 이리저리 타고 내려가던 중 갑자기 이상한 물체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물체라고 표현한 것은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능이 버섯의 생김새가 처음 보는 분에게는 결코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능이' 버섯은 예로부터 '1능이' '2표고' '3송이' 라고 불리는데서도 알 수 있듯이 송이 버섯보다 훨씬 귀한 대접을 받은 버섯이지만, 생김새는 거무튀튀하고 표면이 울퉁불통한 것이 ''버섯 괴물'을 연상시킬 정도입니다.
그날 제가 발견한 능이는 크기도 매우 커 두 뿌리를 캤는데도 배낭이 거의 찰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능이' 버섯을 구분할 줄 몰랐던 저는 그날 버섯을 보고 "이상하게 생겼지만, 예전에 식당에서 먹어 본 버섯과 비슷하다"는 느낌에 일단 채취를 했습니다. 그리고 삼봉 정상에 올라 순진하게 등산객들에게 버섯을 보여주고 이름을 묻자 등산객들이 대뜸 "버섯 어디서 땄냐"고 되묻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고는 "그거 능이예요"라고 말하면서 제가 땄다고 하는 곳으로 너댓명 산객들이 우르르 내려가는 것 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능이는 한곳에 어려 뿌리가 동시에 기생하기 때문에 능이 버섯 주변에서는 여러 뿌리 능이를 또 따기가 쉽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날 등산객들이 우르르 그곳으로 몰려 내려간 것 입니다.
이쯤에서 각설하고, 저는 올해 등산에서는 그곳을 다시 찾아갔지만 한뿌리 능이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올해 날씨 여건 때문에 송이, 능이가 대풍을 이뤘다고 하지만, 여전히 버섯 초심자인 제게 버섯 채취는 어려운 난제입니다.
아니면, 이제 그곳이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버섯 포자가 아예 사라졌거나, 발빠른 다른 사람이 버섯 풍작 소식을 듣고는 먼저 수확해 갔을지도 모를 일이겠습니다.
그런데 삼형제봉은 버섯 채취가 아니더라도 그냥 호젖한 산행을 즐기기에 아주 안성맞춤인 산행처 입니다.
연이어 나타나는 세개 봉우리를 살짝살짝 넘어가면서 솔향에 취하는 재미가 그만인데다, 삼봉 너머로 연장 산행을 해서 만나게되는 '시루봉'의 오묘한 멋이 또한 일품인 곳 입니다. '시루봉'까지 산행을 했다면, 다시 갔던 길을 되돌아 와 3봉 아래쪽 지점에서 이정표를 따라 길을 잡아야 원점으로 복위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산행코스는 이 블로그에서 먼저 소개한 삼형제봉 산행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봉 정상입니다. 바위 뒤로 돌아가면 바위 위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2봉에서 1봉쪽으로 바라봤습니다. 삼형제봉은 소나무 운치가 아주 유별납니다.
2봉과 3봉 사이 계곡으로 내려서면 흰바위 벽면에서 고고하게 자라고 있는 이 소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비바람 자연이 키워낸 분재나 다름없습니다. 날씨가 맑은 말 파란하늘과 흰바위 벽면의 색조가 어우러지면 소나무가 더욱 기품이 있어 보입니다.
3봉 정상 위에서 흰바위 벽면을 내려다본 모습입니다.
원점 회귀를 하려면 여기서 벤치 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합니다. 그러나 '시루봉'을 보지 않으면 삼형제봉 등산을 했다고 할 수 없죠. 시루봉까지는 10분 이내에 도달이 가능하니까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시루봉 입니다. 마치 시루를 엎어놓은 것 같은 모양새가 매우 절묘합니다. 삼형제봉의 보석 같은 곳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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