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이야기

구룡포 모리국수

좋은산 2016. 2. 28. 13:24

  

포항 구룡포  여행길에 말로만 듣던 '모리국수'를 먹고 왔다.

모리국수는 생선 등을 넣고 끓인 얼큰한 해물 칼국수의 일종인데, 구룡포의 향토 별미로 유명하다.

내가 찾아간 '수평회대게식당'에서는 대게 다리와 생선 등을 칼국수 면과 함께 끓여 내 왔는데, 면과 함께 콩나물도 듬뿍 들어있는 것이 독특했다. 또 칼국수 면은 둥근 모양에 약간 두툼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수평회대게식당은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의 뒷골목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모리국수에 들어가는 생선은 그때 그때 달라지는데, 그날 항구에 들어온 물좋은 생선을 가지고 한그릇 뚝딱 만들어내기 때문에 국수에 들어가는 생선은 정해진 것이 따로 없다고 한다. 내가 구륭포를 찾아간 때는 제철 대게가 한창 인기를 끌고 있을 때여서 모리국수에도 대게의 짜투리 다리 등이 들어간 것 같았다.

  맛은 얼큰하고 칼칼한 해물 칼국수를 연상케하면서, 묘하게 끌리는 맛 이라고 보면 되겠다.

뱃사람과 부두의 하역 노동자들이 값싸고, 든든하게 애용했던 음식답게 국수를 담아 내오는 그릇 또한 영락없이 양푼이를 닮아 그 양이 엄청나게 많게 느껴지고, 또 실제로 양이 무척 많다.

모리국수의 명칭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아무래도 일본어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에 가장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즉, 나무가 빽빽하다는 뜻의 한자어 삼(森)을 일본어 훈독으로 발음하면 '모리'가 되는데, 본래는 숲을 의미하지만, 구룡포에서는 많다는 뜻으로 주로 사용됐다고  한다.

따라서 모리국수는 '생선 등을 많이 넣고 끓인 머음직스러운 음식'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일설에는 그날그날 달라지는 모리국수의 재료 때문에 뭐가 들어가는지 '모른다'는 말의 경상도 사투리인 '모린다'에서 모리국수라는 이름이 탄생했다는 설도 있다)

덧붙여, 구룡포는 모리국수 외에도 여러가지 국수로 유명한 곳 이라고 한다.


수평회대게식당에서는 김치와 해초 무침, 생선식혜(맨왼쪽)를 모리국수 반찬으로 제공했는데, 곰삭은 생선 식혜가 특히 맛 있었다. 식혜 등의 반찬은 추가로 더 달라고 했더니 듬뿍 더해주는 인심이 넉넉했다.

함께 나오는 빈그릇은 국모리수에 들어있는 생선 뼈 등을 발려 내는 용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