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숲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서울 도심의 한옥마을 북촌(北村).
마치 시간을 몇백년 전으로 되돌려 놓은 듯,
그곳에는 말그대로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즐비했다.
폼 나게 뒷짐을 지고,
"이리 오너라" 소리지르면,
당장이라도 솟을대문을 열어젖히며,
행랑 아범이 뛰어나올 것 같은 정겨운 옛 풍경.
한글날 연휴에 북촌의 골목길을 누비며 또 다른 서울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서울에는 정말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다 있는 듯 하다.
북촌은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뜻에서 북촌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자리잡아 예로부터 권문세가의 주거지로 위세를 떨치던 곳이다.
오죽헌과 선교장, 난설헌 고택 등 경포 주변의 즐비한 한옥에 익숙해 있는 나에게도,
서울 도심의 한옥마을 북촌은 묘한 감동과 즐거움으로 다가섰으니,
전통한옥 풍경에 그리 익숙지 않은 현대인들에게는 북촌이 선사하는 묘한 감흥이 오죽 각별하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있게 북촌을 둘러볼 수 있다면,
역사의 무게 처럼 켜켜이 겹쳐진 북촌의 한옥 용마루를 박차고 태양이 치솟고,
또 그 용마루 너머로 하루가 저물어 가는 황홀한 풍광을 온전히 눈에 담을 수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나그네는 조선시대 빛바랜 풍경화 속 주인공이 된 듯,
북촌의 존재 자체에 감사하고, 감동한다.
그런데, 지금 서울 도심의 한옥마을 북촌에 실제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갑자기 그들이 부러워진다.
그리고 북촌을 옛모습 그대로 잘 보존해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한글날 연휴라서 그런지,
북촌에는 관광객들이 빼곡했고,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골목길을 가득메운 전통한옥만 아니라면, 이곳이 정말 대한민국이 맞나 하고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아무튼 외국인들이 우리의 전통을 찾는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북촌에는 체험 전시 공간도 많았다.
한옥 하나하나가 제각각의 체험,전시물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학원도 세월의 이끼가 내려앉은 전통한옥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한옥 안에 있는 학원은 예 서당의 모습은 아닐까?
역사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은 공부가 정말 잘 될 것 같다.
"치과, 이 해 박는집".
옛 한글 표기 때문에 처음에는 잠시 헷갈렸으나, 곧 이해를 하고 난 뒤 이 집의 가치에 새삼 경의를 표하게 됐다.
북촌을 벗어나는데, 옛날 초등학교 시절에 학교 앞에서 많이 하던 설탕 띠기(뽑기)가 발길을 붙잡았다.
철제 국자 같은 것에 설탕을 담아 뜨거운 연탄불에 살살 녹인 뒤, 녹인 설탕을 판에 부어 별이나 하트 등 각종 모양을 새긴 뒤 손으로 주변을 살살 떼어내 먹으면서 각종 모양을 완성하는 과자다.
'추억의 달고나'라고 하던가., 하여튼 예전 60-70년대 학교주변에 꽤나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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