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오산-2015년 8월 15일>
*해발: 976m
*산행코스: 주차장(금오산도립공원관리소)- 금오산성-영흥정-해운사-도선굴-대혜폭포-마애보살 입상-약사암-정상(현월봉)-약사암 조망 돌탑 쉼터-성안-칼다봉 능선-금오산관광호텔 갈림길-주차장
*이동거리: 8.7km(추정)
*산행시간: 6시간 20분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산을 다녀왔습니다.
예전부터 꼭 다녀오고 싶은 산 이었으나 시간 관계상 계속 미루다가 광복절 연휴를 맞아 드디어 인연을 맺은 것 입니다.
안내판을 보니 금오산은 평지돌출형 산 입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 구미시와 김천시, 칠곡군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 정상 즈음의 거대한 바위 벽면에 조각된 마애보살 입상(보물 제490호)을 비롯 도선굴과 대혜폭포 등 보물에 버금가는 볼거리 명소가 산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산 정상부의 깎아지른 암벽 비탈면에 세워진 약사암 또한 천하의 비경 가운데서도 압권이라고 할만 합니다.
산 곳곳의 전망 좋은 곳에는 예외없이 돌탑이 무리를 지어 세워져 있는데, 그 기묘한 모양새를 구경하는 재미 또한 쏠쏠합니다.
중국의 오악 가운데 하나인 숭산에 비견된다고 해 고려시대에는 남숭산(南崇山) 이라고 불렀고, 조선시대부터 금오산으로 불리워 오고 있다고 하는데, 산 동쪽에서 바라보면 사람이 하늘을 보고 누워있는 형상이어서 와불산(臥佛山) 또는 거인산으로 불리기도 한다니 산세와 경치가 수려한 만큼 산 이름도 참 다양합니다.
금오산이 남숭산 이라면, 북숭산은 지금은 갈 수 없는 황해도 해주에 있다고 하네요.
‘금오(金烏)’는 예전부터 해 속에 사는 세발 달린 상상의 새, ‘삼족오(三足烏)’를 일컬었는데, 태양 그 자체 또는 해의 정기를 뜻하는 동물로 통했기 떄문에 옛 사람들이 ‘금오산’을 얼마나 심오하게 여겼는지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대 최고의 왕국, ‘고구려’의 상징 또한 ‘삼족오’가 아니던가요.
각설하고, 금오산은 1970년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산 이기도 하답니다.
전체적은 산행 거리는 10km 이내여서 다른 산에 비해 길다고 할 수 없으나 체력 소모는 꽤나 심한 편 입니다.
도립공원 주차장을 들머리로 할 경우 산행 코스는 크게 3개 노선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상부의 여러 명소를 어떻게 탐방 하느냐에 따라 산행 코스는 또 여러군데로 나뉠 수 있습니다.
저는 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금오산 중심루트(도선굴-대혜폭포-미륵보살입상)로 등산을 한 뒤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성안-칼다봉 능선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탔습니다.
들머리(주차장)에서 정상까지 등산로는 채 5km가 안되지만, 계단이 많고, '할띡고개' 등의 된비알 비탈이 길게 이어지는 코스여서 에너지 소모는 비슷한 거리의 다른 산에 비해 훨씬 심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깎아지른 바위 벼랑에 자리잡은 도선굴을 비롯해 대혜폭포, 돌탑 쉼터, 약사암 등의 볼거리가 등산로 곳곳에서 유혹을 하니 힘들어 할 겨를도 없는 산이 금오산 입니다.
현월봉 정상은 지난 2014년에야 다시 개방된 공간이라고 해 더욱 뜻깊게 여겨졌습니다.
1953년 한미행정협정에 따라 정상 부지에 미군 통신기지가 들어서면서 출입통제구역이 되었는데, 정상을 돌려받기 위해 구미시 당국에서 미군 측과 10년간 끈질긴 협상을 벌인 끝에 2014년 비로소 일반에 개방되는 꿈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그럼 그전에는 정상을 어떻게 밟았냐구요?
정상 즈음에 또 하나의 현월봉 정상석이 있었는데, 그것이 지난 51년 간 정상 역할을 하던 곳 이라고 하네요.
현월봉 정상부는 비교적 평탄면으로 이뤄져 있는 것도 특징적인데, 평탄면 면 수천평 이상이 될 정도로 넓은 편 입니다.
현월봉 정상을 밟은 뒤에 한사하기 전 한군데를 반드시 더 살펴 보아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약사암을 굽어 볼 수 있는 전망터 입니다.
정상에서 우회로를 따라 내려가면, 헬기장 옆 샛길을 통해 약사암 조망터에 오를 수 있습니다.
돌탑이 무리를 지어 서 있는 평범한 바위인데, 그 위에서 바라보는 약사암의 경치가 정말 황홀하고, 신비합니다.
천애절벽의 바위 비탈면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약사암 요사채 와 주변의 기암괴석이 어우려져 선계를 연출해 놓았습니다.
하산길은 또 다른 멋이 넘칩니다.
금오산성 안쪽을 뜻하는 성안이라는 넓은 분비형 주거지를 만나는가 하면, 칼다봉 바위 능선을 타기도 합니다.
칼다봉 바위 능선에서 바라보는 구미시내와 산 아래 금오지 저수지, 현월봉 정상이 모두 한폭의 동양화나 진배 없습니다.
자연환경연수원까지 계속 내려가면, 주차장까지 먼길을 다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저는 칼다봉 능선 중간 아래쪽의 갈림길에서 금오관광호텔 방향으로 빠져지는 하산길을 이용해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안내판에는 칼다봉 능선을 탈 경우 4km에 총 5시간이 걸린다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게 걸리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물론 등산과 하산은 시간 차가 있을 수 있으나 제가 현월봉 정상에서 칼다봉 능선을 타고 주차장까지 하산하는데 걸린 시간은 전체 2시간20분 정도였습니다.
도립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메타세콰이어 가루수 길을 따라 걷습니다.
몇백m만 이동하면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가 나옵니다. 그곳에도 주차장이 마련돼 있는데, 하산을 칼다봉을 거쳐 호텔 쪽으로 한다면, 아래쪽 주차장 쪽으로 하산하기 떄문에 아래에 차를 세우는 것이 더 좋습니다.
제가 등산한 코스 입니다. 금오산 오른쪽 절반을 산행한 셈인데, 현지 분들에게 물어봤더니 핵심 루트라고 합니다.
금오산성 입니다. 성안 등의 지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군사적 방어 거점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샘터와 함께 체육공원이 있습니다. 이곳까지 산책 삼아 왔다가 돌아가는 시민들도 많더군요.
영흥정 샘터 바로 위에는 '해운사'라고 하는 사찰이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도선굴로 오르는 길이 아찔합니다. 철제 안전망이 없던 옛날에는 이 길을 어떻게 올라 도선굴을 오갔는지, 참 옛 어른들은 대단합니다.
대혜폭포 입니다. 그리 넉넉한 물줄기가 아닌데도 아주 신비롭고, 기품이 있어 보이는 폭포입니다.
돌탑들이 무리를 지어 서 있는 조망터에 도착했습니다. 마애보살입 쪽 등산로 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위 조망터는 상단과 하단, 2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쳐다보고 내려보는 멋이 모두 일품입니다. 기묘한 돌탑 형상에다 한반도 모형과 거북이 등을 돌로 만들어 놓은 것도 매우 이색적 입니다. 광복 70주년에 이곳에서 만난 태극기가 더욱 반갑습니다.
금오산 마애보살 입상(보물 제490호) 입니다. 자연 암벽의 벽면에 높이 5.5m 크기로 조각된 입상입니다. 이곳에 마애보살상을 새긴 옛 선인의 신심과 예술성에 감탄할 뿐 입니다.
약사암 입니다. 깎아지른 비탈면에 요사채가 아슬아슬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현월봉 정상 턱 밑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월봉 정상을 찍은 뒤 약사암 조망 쉼터를 반드시 들러 그곳에서 약사암을 바라봐야 제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약사암을 바라 볼 수 있는 돌탑 조망터 입니다. 정상에서 우회로를 따라 돌아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현월봉이 통제구역이었던 지난 50년 간 정상 역할을 해온 옛 정상석 입니다.
이제 약사암을 조망할 수 있는 돌탑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조망터의 바위 위에 올라서는 순간 감탄에 겨운 신음성이 절로 내뱉어 집니다.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운무가 짙게 끼어 있었는데, 정상에 도착하니 하늘이 개어 이런 황홀한 풍광을 선물해 주네요. 약사암과 구미 시내 경치가 절묘하게 어울려 한동안 홀린듯 바라 볼 뿐 입니다.
성안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칼다봉 능선으로 들어가는 길목 입니다. 우물과 못이 많아 예전 조선시대에는 40호가 거주했다고 합니다.
칼다봉 능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하산하는 내내 구미시내와 금오지 등의 저수지 풍광이 그림 처럼 다가섭니다.
쳐다보면, 조금 전에 지나온 금오산 정상, 현월봉이 우뚝합니다.
자연학습원과 금오산관광호텔 방향 등산로가 갈라지는 갈림길 입니다.
고려말 충신인 야은 길재 선생을 기리는 채미정 입구, 흥기문 입니다. 금오산 등산로 들머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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