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문경 새재 주흘산(주봉-영봉-부봉) 산행기

좋은산 2015. 7. 23. 22:35

<문경 새재 주흘산 산행>

*코스: 제1관문(영남제일관)-여궁폭포-혜국사-대궐샘-주흘주봉-주흘영봉-부봉-동화원터-제2관문-제1관문

*전체 산행거리: 16.5km

*산행시간: 7시간

*산행일시: 2015년 7월18일

 

 

 

 

 오랜만에 장거리 원행을 하고 왔습니다.

 문경 새재에 있는 주흘산(主屹山).

 소백산맥의 주축에 자리잡고 있는 해발 1106m의 산 입니다.

 한자로 주인 주에 우뚝한산 흘자를 썼으니 '우두머리 산'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산의 '조령'을 기준으로 영의 남쪽을 영남지방으로 부르니 주흘산에서부터 '영남'이 태동한다고 봐도 됩니다. 

 주흘산은 문경 새재를 감싸고 있는 명산이기 때문에 등산과 산행을 겸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그런데 관광지에 있는 산 이라고 해서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됩니다.

 저는 주봉과 영봉-부봉을 거치는 제2코스를 탔는데도 이동거리 무려 16.5km에 달했습니다.

 문경 새재 관광지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댄 뒤 산행 들머리인 제1관까지 도보 이동을 한 것 까지 감안하면 왕복 족히 2km는 더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산행거리는 18km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만약 문경 새재 상단의 마패봉과 제3관문까지 이번 등산에 포함시켰다면 산행거리는 20km 이상으로 늘어났을 겁니다.

 결코 만만치않은 거리를 등산하는데다 코스 또한 험하기 때문에 시간도 7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주흘산은 멀리서 산 그리메를 만나는 순간부터 놀란 눈에 설레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합니다.

 고속도로로 문경 새재에 접근하다 보면 남성미 물씬 풍기는 기세 당당한 산이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는데 이 산이 바로 주흘산 이랍니다.

 양쪽 귀를 치켜세우고 서있는 신비한 모양새의 거대한 산에 주변의 산이 모두 압도당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우두머리산', 주흘산 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나 봅니다.

 

 주흘산은 정상의 능선을 따라 봉우리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주봉(해발 1075m)이 정상인 줄 알았더니 그 옆에 주봉보다 더 높은 주흘영봉(1106m)이 자리잡고 있더군요.

 '영봉' 이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산 가운데 백두산과 월악산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주흘산도 정상의 이름에 영봉을 씁니다.

 주봉-영봉까지가 1.23km.

그리고 영봉에서 2.3km를 더 이동하면 부봉(917m) 이라는 봉우리가 또 나타납니다.

 능선의 이동로는 상당히 거친 편입니다.

 비좁은 산길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급경사 비탈과 울퉁불퉁 바위길도 곳곳에 존재합니다.

 특히 부봉삼거리에서 부봉으로 오르는 500m는 등산로에 매어진 밧줄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노약자들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주흘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에게 또 하나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계단인데요.

 제1관문에서 주흘 주봉으로 이동하는 4.5km 오르막 등산로의 8부 능선 쯤에 기나긴 계단길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무척이나 힘겹고 길게 느껴져 산객들에게 물었더니 1230계단이라고 하더군요.

 등산을 자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대단한 수치가 아닌데, 주흘산의 계단이 특히 길고 힘겹게 다가서는 것은 계단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쉬어가는 편편한 곳은 거의 없고 오르막 계단이 쉼 없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1230발자국을 쉼없이 헉헉대며 올라가야 편편한 쉼터를 만날 수 있으니 주흘산 계단이 등산객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다가서는 것 입니다..

 

 주흘산 등산은 또한 문경 새재길과 함께하는 등산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산길 등산로를 타는 10여km를 제외하면, 문경 새재 옛길 산책로를 따라 관광을 겸한 느긋한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문경 새재 옛길은 그옛날 영남의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으로 넘어가던 중요한 고갯길 교통로 역할을 했는데요. 문경의 옛 이름이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는 문희(聞喜)였기에 영남은 물론 호남의 선비들까지 과거길에는 굳이 먼 길을 돌아 문경 새재를 넘어 한양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갯길 입구에는 '문경 새재 과거길' 이라는 표지석이 자랑스럽게 서 있습니다.

 

 

 

 

 

 

 

 

 

 

 

 

 

 

 

 

 

 

 

 제1관문을 지나 여기서부터 우측으로 주흘산 등산이 시작됩니다.

 

 

 

 

 

 

 

 

 

 

 이 나무는 마치 코끼리나 코뿔소 처럼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대궐을 지나면 곧바로 1230계단이 이어집니다. 한동안 끝없이 계단이 연속적으로 이어집니다.

 

 

 

 

 

 

 

 

 

 

 

 

 

 

 

 

 

 

 

 

 

 

 

 

 

 

 

 

 

 

 

 

 

 

 

 

 멀리 월악산 산줄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주흘산은 경북과 충북의 경계를 이룬다고 합니다.

 그래서 충북에 있는 월악산 줄기가 보이는 것 이겠죠.

 

 

 

 

 

 

 

 

 

 

 

 

 

 

 이제 부봉이 눈에 들어옵니다. 부봉은 바위산 암릉의 모양을 하고 있더군요. 부봉삼거리에서 부봉으로 오르는 500m는 바위 비탈면을 타고 오르는 급경사 구간 입니다. 오를 때 보다 내려올 때 더 조심해야 합니다. 

 

 

 

 

 

 

 

 

 

 

 

 

 

 

 

 

 

 

 

 

 

 

 

 

 

 

 

 

 

 

 

 

부봉에서 동화원 방향으로 하산해 문경 새재 옛길 산책로에 들어섰습니다.

이제부터는 5km 정도가 이렇게 편한 길로 이어집니다. 울창한 숲속의 황토 흙길이 너무 잘 닦여 있어 많은 사람들이 신방ㄹ을 벗어 들고 맨발로 걸으면서 지압 산책을 하더군요.

 맨발 산책을 돕기 위해 문경 새재 옛길 등산로 입구에는 발을 씻는 족욕장도 마련돼 있습니다.

 

 

 

 

 

 

 

 

 

 

 제2관문(조곡관) 앞에서 마나는 조곡약수 입니다. 물 맛이 무척 상쾌합니다.

 

 

 

 

 

 

 

 

 

 

 

 

 

 

 

 

 

 

 

 

 

 

 

 

 

 

 

 

 

등산과 관광을 겸한 주흘산+문경 새재 산행을 마쳤습니다. 세월을 거름삼아 고갯길과 등산로에 깃든 스토리가 정말 무궁무진한 곳 이어서 오래도록 진한 여운을 남길 것 같습니다. 계절마다 다른 풍광과 느낌을 다 맛 보고 싶은 곳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