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산행>
*산행코스: 유일사매표소-유일사 갈림길-유일사-유일사 쉼터-장군봉-천제단-망경사-당골 광장
*산행거리: 7.65km
*산행시간: 4시간10분(점심 식사시간 포함)
*산행일시: 2015년 1월 31일
한겨울.
그러나 봄날 처럼 따스한 날에 태백산을 다녀왔습니다.
'민족의 영산'. 태백산은 '명산'이라기 보다는 '영산(靈山)'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신령스러운 산 입니다. 매년 연초에 태백산에 발디딜 틈 없이 많은 산행 인파가 몰리는 것도 그런 영산의 기운을 느끼기 위한 '행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혼자 단독 산행을 했다면, 늘 하던대로 문수봉-천제단을 완전히 도는 일주 산행을 택했겠지만, 오늘은 일행이 있기에 조금 짧은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유일사매표소-천제단-당골로 이어지는 코스는 사실 태백산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등산로 입니다.
태백산 정상의 능선이 연출해내는 미학을 제대로 즐길 수 있고, 특히 태백산의 자랑인 주목의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이기에 거의 대다수 산객들이 이 등산로에 몰립니다.
그래서 새해초에는 거의 사람에 떠밀리면서 등산을 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월31일. 아직 정초라서 그런지 오늘도 역시 수많은 산객들이 태백산 기운을 받아가기 위해 몰렸네요.
그런데 오늘은 '겨울 속의 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날씨가 따뜻합니다.
엄동의 한가운데서 장갑을 벗고도 고산(高山) 등산을 할 수 있는 날을 만나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 입니다.
더욱이 오늘은 하늘도 쾌청하기 이를데없어 다가오는 태백산의 경치가 모두 눈부십니다. 오늘 태백산은 아무래도 아낌없이 산객들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작정한 모양입니다.
유일사매표소에서 출발한 뒤 400여m 지점에서 만나는 갈림길 입니다.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 큰 길을 따라 그대로 직진해도 되지만, 저는 여기서 유일사 사찰로 이어지는 숲길을 더 선호합니다. 다니는 사람이 많지않아 상대적으로 호젓한 재미가 있습니다.
유일사 2차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이정표에는 조금 전 지나친 1차 갈림길에서 100m 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표시돼 있는데, 사실은 한 500m 정도는 더 전진을 했습니다. 이정표의 보완 수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유일사 경내에 들어섰습니다. 사실 저는 이곳에 유일사 사찰이 있는 것을 안지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1년여 전 쯤 태백산을 등산하면서 산객들이 적은 코스를 택하다보니 이곳 유일사 사찰을 보게 된 것 입니다. 사찰은 사실 태백산 천제단 주 등산로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오른 코스가 아니더라도 주 등산로의 쉼터에서 200-300m만 계단을 타고 내려오면 유일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쉼터에서 이곳 유일사로 통하는 계단이 없었기에 천제단 등산 산객들이 유일사의 존재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입니다. 계곡의 비탈면에 자리잡고 있는 유일사는 아주 아늑한 분위기 입니다. 사찰 경내라기 보다는 운치있는 옛 생활터를 찾아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유일사에서 계단을 올라 천제단 주 등산로의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부터는 정말 산객들이 많아집니다. 계단 경사가 한동안 이어지지만, 조금만 더 올라가면 주목과 고원 능선 등 태백산의 진귀한 볼거리를 만나기 때문에 힘들 틈이 없습니다.
이제 서서히 태백산의 자랑인 주목 군락지가 나타납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生千年, 死千年)'을 간다는 주목은 태백산의 상징으로 통합니다. 그 기상이 가히 나무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주목은 태백산 7-8부 능선 쯤 부터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겨울 칼바람이 살을 에는 태백산 능선 위에서 흰눈을 덮어 쓰고 있는 주목을 만나게 되면, 내 몸과 마음이 마치 그 신령스러운 기운을 받은 듯 에너지가 갑지기 넘칩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태백산에 주목이 이렇게 많은지, 또 모양새가 이렇듯 각양각색인지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겨울 태백산 날씨가 오늘 유난히 맑고 포근해 주목이 거침없이 모습을 드러낸 덕분입니다.
사실 태백산은 날씨가 변화무쌍 해 등산로 옆에 서 있는 주목 외에는 구경을 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날씨가 더없이 화장한 오늘은 아예 주목이 단체로 늘어서 산행 길동무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저 멀리 눈 덮인 함백산과 문수봉의 고원 풍광까지 한눈에 들어오니, 구경치고 이런 호사가 어디있겠습니까?
저 멀리 맞은편에 마름모 꼴로 솟아 있는 산은 함백산 입니다. 태백산에서 바라보는 겨울 함백산 풍광은 정말 언제봐도 일품 입니다. 함백산과 만항재 일원은 봄 야생화가 매우 유명한 곳인데, 정선군 정암사 코스나 두문동재 코스를 타고 등산을 할 수 있습니다. 백두대간 종주 능선이기도 합니다.
티없이 깨끗한 눈밭과 거칠것 없는 능선의 주목, 멀리 눈덮인 함백산까지 경치가 정말 산객을 홀립니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천제단 능선 입니다. 봄에는 철쭉, 겨울에는 눈꽃, 상고대가 절경을 이루는 곳 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포근해 아침 새벽녘에 피었던 상고대는 벌써 지고 없네요.
장군봉(1567m)-천제단(1560.6m)-문수봉(1517m)으로 이어지는 3.3km 능선은 웅혼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곳 입니다.
상고대가 만발한 태백의 능선을 만나게되면 산객들은 그저 감탄사만 흘릴 뿐 입니다.
여기는 영산 태백산의 천제단 입니다. 하늘에 천제를 올리고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기도처로 유명하죠.
태백산은 단군조선, 삼한, 신라,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천제를 올리던 성스런 곳 이기도 합니다. 신라시대에는 삼산오악(三山五岳) 중 북악(北岳)으로 부르며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고 합니다.
사실 천제단-문수봉까지 3km 능선 종주를 해야 저만의 태백산 등산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 오늘은 일행들도 있고, 시간관계상 여기서 망경사를 거쳐 당골로 하산합니다.
천제단-당골 광장까지 이동거리는 4.4km.
그리 먼거리가 아닌데다 등산객들이 워낙 많이 다니는 곳 답게 넓은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어 다니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 당골 광장에서는 태백산 눈 축제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천제단에서 바라본 문수봉 능선 입니다. 천제단에서 문수봉까지는 꼭 3km 거리이고, 문수봉을 거쳐도 당골광장으로 하산할 수 있습니다.
여기가 망경사 입니다. 천제단에서 500m 아래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양지바른 터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 등산객들이 한가득 입니다. 저희 일행도 여기서 파는 컵라면과 싸가지고 간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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