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두타산 산행기(천은사-쉰움산-두타산)

좋은산 2015. 2. 11. 22:30

<두타산 산행>

*산행코스: 천은사-쉰움산-두타산 욍복

*산행거리: 편도 5.1km(왕복 10.2km)

*산행시간: 5시간 30분

*산행일시: 2015년 2월 6일

 

 

 

 

 

 

 

 

 

 

 

 

 두타산(頭陀山)을 다녀왔습니다.

해발 1353m. 두타산은 동해·삼척 지역의 으뜸산 입니다.

높이는 북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청옥산(1403.7m)에 비해 낮지만, 우뚝 솟아 사방을 굽어보는 위용이 압도적이어서 영동남부권 해동삼봉(두타산,청옥산,고적대) 가운데 주봉으로 대접을 받는 것 입니다.

오늘 제가 택한 코스는 삼척시 미로면 천은사-두타산 정상을 왕복하는 등로입니다.

전체 이동거리는 편도 5.1km.

고산 등산으로는 그리 길지 않은 거리입니다. 동해시 무릉계곡과 삼척시 댓재 등 두타산으로 오르는 여러군데 코스 가운데서도 이곳 천은사 코스는 가장 짧은 코스입니다.

그러나 오르막 경사로가 쉼없이 이어지는 험로이기 때문에 결코 만만히 볼 수 없습니다.

그렇게 힘든 코스인데도 저는 천은사 코스를 꽤나 선호합니다. 중간에 삼척의 명산인 '쉰움산'을 거쳐가는 등 볼거리가 많아 힘든 만큼 큰 만족감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산행 들머리는 삼척시 미로면 천은사 입니다. 고려시대 이승휴 선생이 이곳 두타산 구동에 은거하면서 한민족의 역사가 단군으로부터 비롯됐고, 발해가 우리 역사 임을 밝힌 민족의 대서사시 '제왕운기'를 썼다고 전해지는 곳 이기도 합니다. 그런 연유로 천은사 입구에는 이승휴 선생을 모신 사당(동안사)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천은사-두타산 코스 중간에 있는 '쉰움산(五十井山)'은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곳 입니다.

천은사에서 2km 정도 진행한 지점에서 기묘한 모양새의  큰 바위산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이 쉰움산 정상입니다.

사실 쉰움산은 두타산으로 오르는 중턱의 경치 좋은 큰바위 쉼터라고 불러도 무방한 곳 입니다. 그런데 바위산 자체의 경치와 주변 조망이 워낙 빼어나기 때문에 '산', 그것도 이름있는 명산으로 대접받는 것 같습니다.

 쉰움산은 정상 부근에서 등산로를 잘 찾아들어야 합니다.

 바위산인 쉰움산 정상을 우회하면서 두타산 등산로가 이어지고, 그 등산로에서 쉰움산 정상이 숨바꼭질 하듯이 옆으로 갈라지기 때문에 초행길 산객들은 쉰움산을 모르고 그냥 지나칠수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쉰움산 정상 근처에 다다르면 길게 밧줄이 매어져 있는 바위 경사면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이 정상 턱밑입니다. 그곳에서부터 우회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바위가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편으로 쉰움산 정상으로 드는 길을 찾으면 됩니다. 삼척 사람들이 산멕이 기도를 올리기 쌓아놓은 돌무더기 제단을 기준으로 삼아 오른편 바위 쉼터로 찾아드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쉰움산 정상은 별천지 입니다. 족히 수백평은 됨직한 바위산 정상의 표면에 우물 처럼 울퉁불퉁 기묘한 요철 구덩이가 수없이 만들어져 있는데,석회암 지대의 지질 특성 때문에 생긴 '걸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우물 모양의 자연 조각품 때문에 우물 정(井)자를 써서 '五十井(쉰우물)'산 이라는 흔치않은 이름이 붙었나 봅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냐"고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쉰움산 정상의 소나무도 볼거리 명물입니다. 몇그루씩 군데군데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애국가에 등장하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처럼 쉰우물, 쉰움산을 지키는 상징입니다. 한겨울 칼바람 거칠 것 없는 쉰움산 정상에서 흰눈을 이고 꼿꼿하게 서 있는 푸른 상록의 소나무를 만나게되면, 산객은 그저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샘솟을 뿐 입니다.

 

 쉰움산에는 '3절(三絶)'로 꼽아도 좋을 만큼 경치가 빼어난 곳이 세곳 있습니다. 쉰움산으로 오르는 중간지점에 있는 돌탑군(群) 쉼터, 쉰움산 정상, 그리고 쉰움산 정상에서 100-200여m를 더 진행해 만나게되는 바위 절경지대 입니다.

 이 세곳이 존재하기 때문에 쉰움산은 해발 670m, 높지않은 산인데도 주말마다 산객들이 몰리는 것 입니다.

 

쉰움산을 지나면 두타산까지는 강행군 입니다.

처음 얼마간 오솔길 같은 소나무 숲길을 이동하는 것을 제외하면 두타산 정상에 오를때까지 된비알 오르막의 연속입니다. 눈까지 쌓여 미끄러운 급경사 오르막을 기다시피 오르다보니 숨이 턱에 찹니다.

8부 능선 쯤에 다다르면 천은사 코스와 동해시 무릉계곡 등산로가 합류해 두타산으로 오르는 능선 삼거리가 나는데, 이곳에서부터는 눈 돌리면 환호성 입니다. 두타산에서부터 북으로 청옥산-고적대로 이어지며 내달리는 백두대간 주 능선이 정말 장쾌하게 손에잡힐 듯 다가서니 백두대간을 이렇게 가깝게 느끼는 등산도 흔치 않습니다.

 두타산 정상은 멀리서 보면 마치 피라미드 처럼 뾰족하게 솟아 있지만, 정상에 오르면 안마당 처럼 너른 공간입니다.

 그 정상에 서서 사방으로 용틀임하는 대간의 행진을 굽어보는 것은 산을 좋아하는 땀 흘린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특권입니다.

 

<참고로 두타산 등산은 들머리를 기준으로 동해시 무릉계곡 코스, 삼척시 하장면 댓재 코스, 삼척시 미로면 천은사 코스 등 크게 3군데로 구분할 수 있는데, 외지에서 찾아오는 원정 등산객들은 주로 하장면 댓재에서 등산을 시작해 동해시 무릉계곡이나 삼척시 천은사 방면으로 빠지는 코스를 선호하더군요. 버스가 댓재 정상에 산객들을 내려놓은 뒤 무릉계곡이나 천은사 쪽 날머리에 와서 기다리면 산객들이 두타산 정상을 찍고, 그곳으로 하산하는 식 입니다. 두타산은 백두대간 주 능선에 있는 이동거리가 긴 고산이기 때문에 어느 코스를 이용하든 최소 6시간, 최대 8시간 정도는 잡아야 합니다.> 

 

 

 

 

 

 

 

 

 

 

 

 

 

 

 

 

 

 

 

 

 

 

 

 

 

 

 

 

 

 

 

 

 

 

 

 

 

 

 

 

 

 

 

 

 

 

 

 

 

 

 

 

 

 

 

쉰움산 정상 턱밑에 도착했습니다. 이 밧줄을 타고 오른 뒤 30여m를 우회해 오른편으로 돌아들면 쉰움산 정상입니다. 오늘 저는 두타산으로 먼저 직행한 뒤 하산 길에 쉰움산을 볼 생각입니다.

 

 

여기서 오른편으로 돌아들면 기묘한 경치의 쉰움산 정상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백두대간 주능선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 고산 능선에 접어들었습니다.

 

 

동해시 무릉계곡 쪽 등산로와 삼척시 천은사 쪽 등산로가 이곳에서 합류합니다. 오른편이 천은사, 왼편이 무릉계곡 방면 입니다.

 

 

 

 

 

 

 

 

 

 

 

 

 

 

 

 

 

 

 

 

 

 

북쪽으로 청옥산과 고적대가 나란히 솟아 있다. 두타산에서 연결되는 능선은 백두대간 종주 능선이다.

 

멀리 함백산 태백산이 있는 서쪽 능선이다.

 

 

이곳으로 하산하면 하장면 댓재로 이어진다. 하장면 댓재 코스는 여러 두타산 코스 중 가장 쉬운 편에 속한다.

 

 

 

 

 

두타산 정상에서 30여m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샘물을 만날 수 있는데, 겨울 고산의 추위에 얼어붙었다.

 

 

 

 

 

 

다시 동해시 무릉계곡 방면과 삼척시 천은사 방면이 나뉘는 능선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는 쉰움산 정상. 바위 표면의 기묘한 형상과 풍상을 이기고 서 있는 소나무가 걸작이다. 주변을 굽어보면서 간식과 음료를 먹으면서 잠시 쉬어가기에는 정말 안성마춤인 산행 쉼터다.

 

 

쉰움산 정상의 이곳 포토존은 정말 매력적이다. 날씨에 따라, 계절에 따라 천변만화의 경치를 연출해내니 자연의 오묘한 멋에 산객은 그저 감사할 뿐이다. 개인적으로도 쉰움산의 이곳 포토존을 가장 좋아한다.

 

 

 

 

 

 

 

 

 

 

 

 

 

 

 

쉰움산의 3대 매력포인트인 돌탑군(群) 지점의 소나무 군락. 눈 덮인 산에서 살아있는 푸른 기상이 황홀한 예술로 다가선다.

 

 

 

 

 

 

 

쉰움산과 두타산 등산 들머리인 천은사. 고려시대 이곳 두타산에 은거해 민족의 대서사시 '제왕운기'를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이승휴 선생을 기리는 '동안사' 사당이 이곳 천은사 입구에 있다. 천은사 경내를 통과해도 되지만, 계곡 왼편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이용하면 천은사 요사채를 바라보면서 쉰움산, 두타산 등산을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