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하순, 2주 연속 두타산을 찾았습니다.
높은 산을 오르면서 흠뻑 땀을 흘리면 우울한 마음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두타산으로 발걸음을 이끈 겁니다.
1353m 두타산은 강릉과 동해, 삼척 지역에서는 인근의 청옥산(1403m)과 함께 가장 높은 산에 속합니다.
제가 택한 코스는 한번은 삼척시 미로면 천은사에서 쉰움산을 거쳐 오르는 코스, 또 한번은 삼척시 하장면 댓재에서 오르는 코스입니다. 천은사-쉰움산-두타산 코스는 5.1km로 동해,삼척지역에서 두타산을 오르는데는 최단거리 직진 코스이고, 댓재-두타산 코스는 6.1km로 거리는 천은사 쪽 보다 멀지만, 오르막 경사도가 심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오르기가 쉽습니다.
그런 연유로 외지의 단체 등산객들은 주로 삼척시 하장면 댓재를 들머리로 두타산 등산을 시작해 동해(무릉계곡)나 삼척(천은사)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주로 선택합니다.
산객들이 등산을 하는 동안 버스는 무릉계곡과 천은사의 주차장으로 내려와 기다리는 것 입니다.
그런데 이맘때 두타산은 야생화 천국입니다.
낮은 곳은 낮은 곳 대로, 높은 곳은 높은 곳 대로 그 자리를 지키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특히 두타산 8부 능선 지점의 이동로에서는 어디든 '얼레지' 등 우리나라 고유 야생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앞다퉈 피어난 꽃이 등산로까지 마구 고개를 들이 미는 까닭에 산객들이 조심 또 조심하면서 걸어야 하니 '천상화원'이라는 수식어는 두타산 8부 능선의 등산로에 가장 적합할 것 같습니다.
제가 야생화에는 문외한 인지라 각각의 꽃 이름을 모르는 것이 참으로 아쉽지만, 꽃 이름을 모른다고 해도 거친 산에서 만나는 야생화에 반하고, 감탄하는데는 차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1000m 이상 고지대의 높은 산, 아직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산 비탈의 음지 쪽으로는 아직 녹지 않은 잔설이 남아있는 곳도 있기에 눈을 비집고 피어난 야생화가 더욱 경이롭고, 신비합니다.
지난 2월 폭설로 무려 2m에 가까운 눈이 쌓였던 산에 이제 완연한 봄기운이 스며든 겁니다.
아마도 5월 초에는 고산준령까지 봄 소식을 전하는 화신(花信) 역할을 하는 저 야생화가 더욱 키를 키우고, 화사한 꽃 잎을 펼치면서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에 방점을 찍을 겁니다.
그렇게 또 계절이 가고, 산하는 어느새 성큼 다가선 뜨거운 여름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 입니다.
(참고로 생강나무 꽃, 얼제지 등 일부 야생화는 이름을 알겠으나 대부분의 야생화는 이름을 모르는 것 입니다. 또 나눗잎이 새순을 틔우는 것이 꼭 꽃을 피우는 것 처럼 아름다워 한번 렌즈에 담아 본 것도 있습니다)
(봄 산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생강나무 꽃은 이제 한철을 보내고 새순을 티우고 있습니다)
(이건 꽃이 아니고, 나뭇잎의 새순입니다. 햇빛을 받으니 꼭 꽃인양 아름답습니다)
(두타산 8부 능선에는 얼레제와 함께 갖가지 야생화가 앞다퉈 피어나 그것을 감상하는 발걸음이 자연스레 늦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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