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에 또 눈이 내렸습니다.
12월 10일.
조심스레 가을을 걷어내던 겨울이 이제 온전히 제 세상을 만났습니다.
내일 또 눈이 내린다고 합니다.
눈이 쌓이는 만큼 겨울은 더 깊어지고, 지난 가을의 추억은 더 아련해 질 것 입니다.
고갯길을 넘는 나그네를 위해 겨울이 연출해놓은 은세계, 별천지가 참으로 눈부십니다.
어떤 이는 동장군이 몰려온다고 움츠리고,
또 어떤 이는 엄동의 혹한을 이겨낼 보신의 묘약을 찾고,
또 다른 이는 봄을 기다리는 조급함에 마냥 아랫목으로 기어들겠지만,
겨울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재미있고, 묘한 계절입니다.
즐길거리가 무한대로 널려 있는 역동의 호시절입니다.
가슴을 펴고 저 눈세상의 한가운데로 뛰어 드십시오,
무거운 배낭을 둘러메고 눈보라 휘몰아치는 겨울산 능선으로 나서 발자국을 찍으십시오.
눈부신 겨울의 나신을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해 보십시오.
겨울은 결코 잠 자는 계절이 아닙니다.
깨어서 함께 뛰는 자만이 그 하얀 설국(雪國)의 진 면목을 제대로 느끼고,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만든 맑고, 깨끗한 추억은 새봄의 가장 신선한 에너지로 거듭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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