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강릉 경포에 둥지를 튼 독일식 카페 '유디트의 정원'

좋은산 2013. 11. 16. 20:54

 

 

 강릉 경포에 문을 연 독일식 카페-'유디트의 정원'에서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한번 찾아가 봐야지 하면서도, 시간을 내지 못하다가 사무실 동료들과 아예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면서 드디어 정원에 발을 들여 놓게 됐습니다.

 경포대 누각 뒤편 쪽에 자리잡고 있더군요.

 경포대 주차장에서 마을 안길을 타고 한 300m 쯤 더 들어가니 태극기와 독일 국기가 함께 걸려있는 주택이 보였습니다. 독일 국기가 결려있다는 것, 그건 바로 "독일식 카페 유디트의 정원이 이곳입니다" 하는 안내판 아니겠습니까.

 점심 시간인데도 주택 앞 주차장에 5-6개 승용차가 만원입니다. 벌써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죠.

 카페 옆에 넉넉한 공터가 있길래 그곳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서니 키큰 독일 여성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바로 '나는 영동사람이다'라는 책을 쓴 저자입니다.

 독일어학 교수에서 이제는 카페의 안주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책에는 삼척의 두메산골 화전민 주택에서 수년간 생활한 그녀의 일상과 한국 적응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처음 책을 받아들고 너댓 시간만에 단숨에 읽을 정도로 책은 재미 있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넘겼던 '정(情)'과 문화, 가족, 이웃, 자연 등등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유머와 위트도 넘쳐 혼자 책을 읽으면서 몇차례 박장대소를 하기도 했습니다.

 

 

 

 

 

 

 

 

 

 (커피와 요구르트, 달걀, 빵 등이 차례대로 들어 와 차려지니 식탁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계란은 삷은 것은 잔 용기에 세워서 내는 것이 특징적 이었습니다)

 우리가 미리 예약을 했기에 카페 안쪽에 예약석이 마련돼 있더군요.

 푸른 문양이 다채롭게 수놓아진 도자기 잔과 접시 등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카페 내부는 아주 소담스럽게 꾸며져 있는 것이 담소를 나누기에는 아주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심 식사는 주로 빵과 계란, 요구르트, 치즈, 커피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통밀로 만든 것 같은 빵도 있었는데, 우리 누룽지 비슷하게 생긴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커피와 빵 등 준비된 먹거리가 차례로 들어와 차려지니 상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빼곡합니다.

 한식(韓食)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빵으로 해결하는 점심이 생소할 수 밖에 없고, 포만감도 덜하겠지만, 이따금 이런 이색적인 식사를 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만 합니다.

 우리 처럼 식사를 하지않고, 그냥 커피만 마시면서 수다를 떠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페 내,외부가 모두 나름대로 이국적으로 꾸며져 있기에 요모조모 살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유디트의 정원 내,외부의 다양한 모습. 독일식 정원의 창문 너머로 한국 전통가옥의 정문 모습이 클로즈업 되는 것이 더욱 이색적이다)

 카페에서는 야산의 산길을 따라 경포대 등지로 산책로가 연결돼 있습니다. 아마도 주인장은 아침마다 경포대 야산과 호숫가의 산책로를 걸으면서 영동사람으로 살아가는 재미를 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