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강릉 경포의 가을을 만나다(경포호,가시연습지,선교장,시루봉,경포대,해변)

좋은산 2013. 10. 19. 23:57

 

 

 

 강릉 경포에는 정말 모든 감동적 소재가 다 있습니다.

 호수와 바다에서부터 습지와 저류지, 소나무 숲, 그리고 세월의 무게가 켜켜이 내려앉은 역사문화 유산까지.

 저는 오늘(2013년 10월19일) 요즘 사람들이 열광하는 힐링을 제대로 즐감하고 왔습니다.

 오늘은 경포에서 '가시연 습지 복원 기념- 강릉 바우길 가을걷기축제'가 열렸습니다. 강원도민일보와 (사)강릉 바우길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강릉시, 강릉과학사업진흥원이 후원한 행사였는데, 행사 명칭 그대로 경포에 가시연이 되살아 난 것을 자축하는 걷기 행사였습니다.

 '가시연'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런 성대한 행사까지 열면서 자축하냐고요?

 가시연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식물입니다. 멸종위기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데서도 알 수 있듯이 참 귀한 존재죠.

 사실 가시연은 지난 1960년대 말 까지만 해도 경포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습지 식물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경포호 주변지역이 농경지로 개간되면서 자취를 감춰 지난 50여년간 경포호에서는 더 이상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경포에서 '생태 기적'이 벌어졌습니다.

 전국 최초로 저탄소 녹색시범도시로 지정된 강릉시가 녹색도시 첫 사업으로 경포호 주변 농경지 27만㎡를 습지로 되돌리는 복원 사업을 펼치면서 가시연이 되살아나기 시작한 것 입니다.

 가시연은 물 위에 연잎 같은 넓은 잎이 착 달라붙은 모양새부터가 예사롭지 않은데요, 온몸에 가시가 돋아나 있어 더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그런 가시연이 습지 복원사업이 시작된 지난 2010년부터 하나둘 되살아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곳곳에 군락을 이루면서 완전히 복원됐습니다.

 지난 7월-8월에는 가시연이 꽃을 피웠는데요. 50년만에 경포 습지 생태의 주인으로 되돌아 온 가시연꽃을 보려는 세인들의 발길이 쇄도하기도 했습니다.

 일부러 옮겨 심은것도 아니고, 종자를 뿌린 것도 아닌데 어떻게 지난 수십년간 사라졌던 식물이 제발로 옛날에 자기가 살던 그 자리에 찾아든 것 일까요.

 참 묘한 일인데, 거기에도 생태계의 오묘한 섭리와 끈질긴 생명력이 숨어 있었습니다.

 농경지로 개간됐던 곳이 습지로 되돌려져 생태환경적 생육 조건이 갖춰지자 그동안 땅속에 있던 매토종자가 다시 발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자신들의 삶터가 농경지로 바뀌자 땅 속으로 밀려나 꼭꼭 숨어 명맥만 유지하던 종자가 습지 생육 여건이 다시 갖춰지자 물 만난 고기 처럼 다시 활개를 편 것 입니다.

 이제 복원된 경포 습지는 '경포 가시연습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가시연의 경이로운 생명력과 생태 기적에 강릉시와 시민들이 찬사를 바친 것이죠.

 그리고 오늘 그 가시연 습지를 관통하는 코스에서 '강릉 바우길 가을걷기축제' 한마당이 펼쳐졌습니다.

 걷기 코스는 경포호수광장-가시연 습지-매월당 김시습기념관-선교장-시루봉-경포대-경포호-경포해변을 잇는 총 10km.

 지나가는 곳곳의 면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호수와 습지, 소나무 숲, 역사문화유산, 해변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다양한 자연자원과 인문자원을 모두 아우르면서 걷기 탐방을 즐길 수 있는 곳은 강릉 경포 밖에 없을 것 이라고 여겨집니다.

 더욱이 오늘 걷기코스는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전형으로 손 꼽히는 '강릉 선교장'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길로 이어졌는데요. 깊어가는 이 가을에 3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재(중요민속자료)인 선교장 한가운데를 걷는다는 것 만으로도 참가자들의 즐거움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우리가 오늘 걸은 길은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과 함께 우리나라 걷기 탐방 명소로 유명세를 더하고 있는 강릉 바우길 구간입니다. 대관령, 선자령 등 고산준령에서부터 강릉의 해변과 삶터 구석구석까지 16개 코스로 이뤄진 바우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운치와 멋, 활력이 더해지는 길 입니다.

 그 가운데 경포 바우길 구간은 솔향 강릉의 자랑인 소나무 숲은 물론 호수, 습지, 바다, 문화유산에 이르기까지 정말 발길 닿는 곳곳이 감동의 연속입니다. 눈이 호사를 하고, 몸과 마음은 녹색 에너지로 넘치니 이것이야말로 제대로된 힐링이 아니겠습니까.

 

 

   (경포호반을 따라 걷기대회 참가자들이 출발합니다. 직ㅁ 걷는 기은 경포호를 일주하는 길 입니다.)

 

     

 

 

   (경포호변 산책로에는 홍길동전 스토리를 전하는 조각상이 줄지어 서 있는데요. 최초의 한글소실인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은 강릉 출신입니다. 경포호 주변 초당동 소나무 숲에 허균과 그 누이로 천재 여류시인인 허난설헌의 생가터가 있습니다.)

 

 

 

 (이제 경포 습지로 들어섰습니다. 경포호 순환 산책로에서 옆으로 벗어나 나무데크 이동로를 따라 걷다보면 이런 풍광을 만나게 됩니다.)

 

 

 

  (얼핏 보아도 가시연이네요. 몸에 돋아난 가시가 참 멋스럽습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쓴 매월당 김시습기념관 입니다. 김시습은 관향이 강릉으로 강릉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한옥 건축물로 꼽히는 선교장에 도착했습니다. 선교장 측에서 강릉 한과과 작설차를 준비했다가 걷기대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줍니다. 선교장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것 만으로도 큰 선물인데, 한과에 차까지 오늘은 정말 몸이 호사를 누립니다.)

 

   (그 유명한 선교장의 얼굴- 활래정 입니다. 이곳에 연꽃이 화짝 핀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지금은 연꽃은 없지만, 가을의 운치가 한폭의 그림입니다.)

 

 

 

 

 

 

 

 

 

   (선교장 뒷산에서 선교장을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가을이 정말 한창입니다.)

 

  (선교장 뒷산의 소나무도 고택의 지나온 세월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선교장을 지나 본격적으로 소나무 숲길에 들어서면서 만난 강릉 바우길 이정표, 이런 길에는 이렇게 자연스런 이정표가 더 어울립니다. 파란 페인팅 글씨도 이쁘고, 잠자리와 메뚜기가 사이좋게 작은 나무 이정표에 앉아있는 모습을 용케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해발 87m 시루봉 꼭대기 입니다. 오늘 걷기 코스 가운데 아마 가장 높은 곳일 것 입니다. 바우길 경포 구간은 이렇게 아기자기한 야산을 탑니다. 그러나 소나무 숲은 일품 입니다. 시루봉 꼭대기 쉼터에서 걷기대회 참가자들의 흥을 더하는 통기타 연주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산에서 듣는 통기타와 노래에 저절로 콧노래가 흘러 나옵니다)

 

 

 

 

 

  (이제 관동팔경 제1경이 경포대 입니다. 경포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경포대에서 바라본 경포호. 온통 가을색 입니다.)

  

  (다시 경포호수 순환로로 접어들었습니다.)

 

  (유명한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도 경포호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도 있다죠.)

 

 

 

 (이제 해변입니다. 바다와 백사장, 소나무 숲, 그리고 그 사이로 난 걷기 탐방로. 강릉 경포는 어느 계절이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