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무릉계곡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역시 '단풍' 입니다.
매년 10월 말 무릉계곡은 아예 산 전체가 불타는 듯한 절정의 채색미를 뽐냅니다.
1350-1400m 고지인 두타산, 청옥산, 고적대에서 시작된 단풍은 10월20일을 전후해 계곡으로 옮겨 붙으면서 사람들 곁으로 바짝 다가섭니다.
단풍은 지위가 높다고, 부자라고 더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오직 공평하게, 누가 더 부지런하게 시간을 아껴 발품을 팔았느냐, 그것만 따질 뿐입니다. 감동의 깊이는 각자의 몫 입니다.
(사원터 계곡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 수십명이 앉을 수 있는 너른 바위 안쪽으로 이런 황홍경이 연출됩니다. 안쪽으로 계곡 들어가면 사원터를 만나게 됩니다.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 앉아 단풍을 즐기면서 휴식을 취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사원터 계곡 단풍이 하도 예뻐 하늘로 보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햇볕을 받은 단풍이 보석 처럼 반짝입니다. 하늘에 마치 단풍 별이 뜬 듯 합니다)
오늘(10월27일) 무릉계곡은 그 단풍을 보려는 사람들로 말그대로 인산인해를 연출했습니다.
무릉계곡으로 들어가기 위해 차량들이 비좁은 2차선 도로에 1km 넘게 장사진을 치기도 했으니 매년 10월말은 무릉계곡이 한류 스타 못지않은 존재입니다.
결국 저도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첫번째로 만나는 주차장에 겨우 차를 대고, 계곡 입구까지 다시 1km 정도를 걸어 들어가는 수고를 감내해야 했습니다.
무릉계곡 단풍은 문간재 너머 사원터 계곡이 가장 황홀합니다. 사원터 계곡은 무릉계곡 관리사무소에서 3km 이동해야 만날 수 있는 곳 입니다. 사원터계곡 외에도 두타산성 방면, 수도골과 박달령 쪽도 좋지만 저는 사원터 계곡의 단풍을 최고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동하는 거리가 편도 3km 달하는데다 청옥산과 연칠성령, 고적대 등 높은 봉우리로 등산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 평소에는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아니지만, 한번 사원터 계곡의 단풍을 알게되면 누구나 중독되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사원터 계곡으로 더 깊이 들어갈수록 단풍은 더 진해집니다. 여기는 지금 단풍이 완전히 점령한 곳 입니다)
바위 계곡의 경치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곳에 화려하기 이를데없는 단풍이 더해지니 지상 최대의 풍경화를 눈 앞에 펼쳐놓은 듯 합니다.
오늘도 사원터 계곡은 그렇게 변함없는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맞았습니다. 무릉계곡 입구 쪽은 아직 단풍 다운 단풍이 들지 않았는데, 사원터로 계곡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간재를 넘어서는 순간 마치 딴 세상에 온 것 처럼 눈부신 단풍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무릉계곡 내에 있는 고개인 문간재를 경계로 사원터 쪽 저편과 계곡 입구 쪽 이편이 그렇게 다른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자연은 참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신비하고, 오묘합니다.
(어떤 위치에서 어떤 각도로 찍어도 사원터 단풍은 작품을 만들어 줍니다. 아마추어가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자연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오늘 저의 이동로는 무릉계곡관리사무소- 관음암- 하늘문- 문간재- 신선봉-사원터에서 U턴하는 코스. 아마도 왕복 9km 쯤 될 겁니다.
관음암까지 약 30-40분 오르막 코스가 있고, 다시 하늘문을 내려가 문간재까지 10여분 오르막 경사 구간이 있으나 크게 힘들지는 않은 코스입니다. 산중턱에 있는 절집인 관음암의 아담하면서도 화사한 경치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신선바위와 신선봉에서 무릉계곡 단풍 풍경화를 즐감하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
(산 중턱에서 만나는 절집, 관음암 입니다. 아마도 무릉계곡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거쳐가는 곳일 겁니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있어 맞은편 두타산성의 단풍 절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제 단풍은 관음암을 뒤덮기 시작했습니다)
(관음암에서 하늘문으로 이동하는 중에 만나게되는 신선바위 입니다. 마치 좌변기 처럼 생긴 바위 아래는 까마득한 졀벽입니다. 저곳에 앉아 각종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조심해야 합니다. 신선바위는 소원을 들어주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신선바위-하늘문 이동 중에 있는 토굴입니다. 예전에는 움막 형태로 사람이 사는 곳 같은 거처가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철거되고 굴만 남아 있네요)
(관음암-하늘문 이동중에는 이런 자연 분재도 만납니다. 천애절벽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리고 컸는데, 사람이 키운 그 어떤 분재 보다도 아름답습니다. 바바람 온갖 풍상과 거친 바위위에서 살아 남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저 정도되면 소나무 한그루에 경외감이 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 어떤 등산객이 저 나무를 보고 "가져 가고 싶은데, 가져 가려면 바위까지 함께 들고가야 하니 그게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하던데 그 말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하늘문 입니다. 무릉계곡을 등산하는 산님들이 가장 아찔해하는 곳 입니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을 통과해야 하기에 조심, 또 조심이 제일입니다)
(신선봉과 신선봉에서 바라본 두타산의 단풍 풍광입니다. 두타산과 청옥산. 박달령을 비롯 무릉계곡 전체의 단풍 원경을가장 잘 보고 길 수 있는 곳 입니다)
문간재에서 50여m를 올라 만나게되는 신신봉은 두타산,청옥산,박달령 능선과 계곡의 단풍 풍경화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명소입니다.
신선봉은 하나의 거대한 바위 봉우리로 형성돼 있는데, 그 아래에 무릉계곡의 상징인 '용추폭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용추폭포는 신선봉 바위 절벽과 맞은편 청옥산 줄기의 바위 사이를 뚫고 지나가면서 형성된 폭포인 것 입니다. 그러나 신선봉에서 용추폭포를 굽어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신선봉과 신선바위가 무릉계곡의 단풍 원경을 보는 곳 이라면, 더 깊숙하게 들어가 만나는 사원터 계곡은 단풍을 코 앞에 놓고 살필 수 있는 곳 입니다. 오늘 사원터 계곡의 단풍이 절정을 연출했으니, 아마도 다음주말 쯤에는 단풍이 문간재를 넘어 와 무릉계곡 전체를 덮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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