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 등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삼척시 용화,장호항에 들렀습니다.
국도 7호선을 따라 동해안을 여행하는 나그네들은 삼척시 근덕면과 원덕읍 경계인 용화,장호항 일원에서 쉬어가기 마련인데요. 바닷가 언덕 위 도로에서 내려다보는 용화, 장호항의 숨은 비경이 나그네들을 그냥 보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용화항은 수년전 개통한 삼척 해양레일바이크 종착역 이기도 합니다.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용화리 사이 5.4km 해안절경지대를 달리는 해양레일바이크가 운영에 들어가면서 이곳 용화 바닷가는 사계절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명소가 됐습니다.
언덕위 도로에서 가깝게 보이는 곳이 용화항이고, 뒤로 보이는 곳이 장호항 입니다.
삼척 사람들은 동해안에서 미항(美港)으로 손꼽히는 이곳 장호항 일원을 '한국의 나폴리'라고 부르는데요,
저는 사실 나폴리 보다는 '소렌토'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나폴리는 거대 항구라는 점에서 장호와는 비견하기 어렵고, 나폴리 인근의 바닷가 도시 소렌토가 비교대상으로 적당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아무튼 용화항과 장호항은 동해 바닷가에서 최고의 비경으로 손꼽을만 합니다. 최근들어 입소문을 많이 탔기는 했어도 아직은 번잡한 세속의 때가 끼어들 틈이 없는 곳이니 나그네가 잡념을 내려놓고 쉬어 가기에는 그만인 곳 입니다.
용화,장호항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갈남,신남항이 연이어 펼쳐지는데, 이곳까지 더하면 삼척 남부 해안선은 '동해안 관광의 종결자', '해안 관광을 위해 신이 내린 한수'라고 일컬을 수 있겠습니다.
제 평가가 허언인지 아닌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용화항 구경을 마치고 장호항으로 들어섰습니다.
장호항은 어촌체험마을로 유명합니다. 지난 2007년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어촌체험마을 선정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마을이 이곳 장호항 마을 입니다.
봄 부터 가을까지 투명 카누와 바다래프팅 보트, 바다낚시, 스노클링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매년 여름에는 어촌체험축제가 개최됩니다.
장호항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곳은 ‘둔대바위섬’ 입니다.
해안에서 50여m 정도 떨어진 작은 바위섬으로, 지난 2006년에 섬으로 연결되는 다리가 놓이고, 섬의 정상에는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정자각까지 세워졌습니다. 수많은 갯바위와 항구 풍광을 굽어보는 조망미가 압이어서 둔대바위 섬 정자에 오르지 않는다면, 장호항을 다녀왔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둔대바위와 방파제 사이에 있는 아늑한 바다는 주민들이 관광객들에게 놀이터로 내준 ‘바다 체험장’ 입니다.
이곳에서는 스노클링 물안경을 쓰고 바다속 경치를 구경하면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재미에 빠질 수도 있고, 온통 유리처럼 투명한 카누를 타고 바다속 여행을 떠나는 신기한 체험도 가능합니다.
파도를 타고 넘는 바다 래프팅도 체험 프로그램에서 빠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장호항 바닷가 안쪽으로 더 깊숙이 산책로가 새롭게 조성돼 있고, 인공 암벽등반시설도 갖춰져 있더군요.
그 산책로를 따라 호젖한 발걸음을 옮기노라니 '행복'과 '여유'가 파도가 되어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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