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무릉계곡 베틀바위- 수도골-관음암 일주
*산행일시: 2014년 11월1일
*산행거리: 대략 7-8km
무릉의 선경을 제대로 거닐었습니다.
비 내리는 날.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린 빗방물이 산에 들어서면서 더 굵어졌지만, 산행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무릉계곡이 정말 요술을 부린 듯 환상적인 선경을 연출했기 때문입니다.
비는 굵어져 온몸이 다 젖었고, 산행의 피로도도 덩달아 심해졌지만, 경치를 구경하느라 눈과 마음, 발걸음은 마냥 신났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무릉계곡 베틀바위를 탄 뒤 수도골과 관음암을 종주하는 코스.
선경 이라고 일컬어지는 무릉계곡 내에서도 엑기스만 골라서 산행을 했다고 보면 됩니다.
베틀바위나 수도골 쪽은 산객들이 많지 않고, 특히 비오는 날에는 아예 인적이 끊기는 곳이지만, 관음암 쪽은 평소 산객들이 꾸준히 붐비는 곳 입니다.
비 내리는 날 찾아갔더니 역시나 베틀바위에서- 수도골을 빠져나올때까지 4-5km 이동거리에서 한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관음암 코스인 하늘문에 접어들어서야 우중에도 산행을 즐기는 등산 마니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쯤되면 저도 정말 심한 중독자 아닌가요.
그런데 사실은 저도 10월 이후 바쁜 일정이 겹쳐 산행을 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에 비를 무릅쓰고 배낭을 챙간 것 입니다.
그 '무모한' 산행이 정말 무릉의 선경을 거닐게 했습니다.
단풍은 이미 한물 갔지만, 그래도 계곡 쪽으로 붙은 놈들이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기암괴석의 바위 능선 위로 빗속의 안개 구름이 더해지니 마치 중국 무협지에 등장하는 선계를 만난 듯 했습니다.
베틀바위나 수도골, 관음암 코스 접근은 이 블로그의 산행기를 검색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오늘은 그냥 천혜의 경관과 날씨가 만나 선물 처럼 빚어놓은 무릉의 선경을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참고로 베틀바우,에서 수도골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베틀바위 정상 지점에서 능선을 따라 계속 오르막 등산로를 탄 뒤 능선 정상부에서 다시 두타산성 방면으로 내려오다가 수도골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길 안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초행 등산객들은 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냥 베틀바위나 수도골을 하나씩 등산해 길을 먼저 익힌 뒤 시간을 내 일주 산행에 나서거나 무릉계곡 산행 코스에 익숙한 산객의 안내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비에 젖은 베틀바위가 안개 구름에 휩쌓이니 중국 무협지의 한장면이 그대로 연출되네요
이제 베틀바위 정상에 올랐습니다. 서너번 등산을 했지만, 오늘 처럼 환상적인 경치를 보는 것은 처음이네요. 역시 산은 맑은 날은 맑은 대로, 비오는 날은 비 내리는대로 멋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수도골로 이동하기 위해 두타산성 쪽으로 계속 등산합니다. 베틀바위 정상에서 한동안 된비알 오르막을 타야 합니다.
이제 오르막 코스를 모두 탔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산성 쪽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등산로에 산성(山城)의 흔적이 선명합니다. 산성의 돌 무더기가 그대로 등산로인 곳도 있습니다. 이곳을 지날 때 마다 다시 손좀 보고 산성의 옛 모습을 살렸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 수도골로 접어드는 산행코스에 들어섰습니다. 역시 수도골 단풍은 명불허전 입니다. 끝물인데도 형형색색 단풍 잔치가 요란합니다. 여기서 수도골 접어드는 길을 잘 찾아야 합니다. 십이폭포 상단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길 찾기가 쉽다면 쉬울 수도 있는데, 별도의 안내판이 없어 초행자들은 아무래도 많이 헷갈릴 수 있습니다. 수도골은 말 그대로 도 닦는 곳으로 생각되는데, 기도처가 많습니다. 무속인들이 예전이 많았던 곳으로 여겨집니다.
이제 수도골을 벗어나 용추폭포로 향하는 무릉계곡의 넓은 이동로로 들어선 뒤 다시 계곡을 건너 하늘문-관음암 쪽으로 산행을 이어갑니다.
하늘문 수직 계단이 눈에 들어 옵니다. 처음 타는 사람은 조금 아찔 할 수 있습니다. 조심조심 안전이 우선 입니다.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리고 홀로 푸른 생명을 이어가는 이 소나무 참 인상적이지 않나요. 마치 사람이 키운 분재목 처럼 보이는데, 무릉계곡 이라는 자연을 정원 삼아 비바람 맞으면서 큰 녀석이기에 고고한 자태가 완전 압권입니다.
관음암을 지나 하산하다가 맞은편을 보니 제가 지나온 베틀바위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는 오늘 베틀바위를 오른 뒤 다시 산성-수도골로 이동해 무릉계곡 핵심을 일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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