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중국 절강성 항주 천도호(千島湖)

좋은산 2014. 11. 3. 22:45

  서호(西湖)를 둘러 본 다음날 일정은 '천도호(千島湖)'로 이어졌습니다.

 천도호는 항주시 외곽의 순안현에 있는 호수 입니다.

 '천도호'라는 이름 자체가 호기심을 자아내는데요. 말 그대로 호수 안에 천개의 섬이 있어 붙여진 이름 이라고 합니다.

 처음 "호수 안에 천개의 섬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에이 허풍이 좀 심한 것 아냐" 하고 반신반의 했는데, 실제로 천도호를 구경하고 나니 일일이 섬을 다 셀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만, "천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도호는 자연 호수가 아니라 인공 호수인데요.

 1959년에 수력발전소인 신안강 수력발전소 저수댐을 건설하면서  형성된 호수라고 합니다.

 항주시에서 천도호로 우리를 안내한 중국 측 회사 직원이 "항주 주변의 또 다른 호수 관광 명소인 천도호로 간다"고 하길래 이웃동네 정도로 여행하는 줄 알았는데, 버스를 타고 무려 2시간 넘게 여정이 이어졌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항주시에서 천도호까지 거리는 무려 129km.

 강릉-원주 정도의 거리를 이웃집 가듯이 표현하는 걸 보니 중국이 넓긴 넓은 모양입니다.

 호수 안에는 정확히 1078개의 섬이 있다고 하는데, 수력발전소 저수댐 건설로 물이 들어차면서 예전에 산 봉우리였던 곳이 크고 작은 섬으로 바뀌어 '천도호'라는 이름을 가진 관광 명소로 바뀐 것 입니다. 천개가 넘는 섬을 가진 호수답게 넓이도 어마어마해 전체 면적이 573㎢에 달할 정도라고 하니 호수의 크기를 쉽게 가늠키 어렵습니다.

수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해 이곳의 물로 만든 '천도호 맥주'는 중국내에서 꽤나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천개가 넘는 섬이 호수 안에 있다보니 각각의 섬 마다 특징과 사연도 많아 어떤 섬은 독사로 유명하고, 어떤 섬은 원숭이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또 어떤 곳은 타조나 공작를 기르는 등등 각양각색의 섬이 분포해 있습니다.

 기암괴석 경관을 가진 섬이나 수상놀이, 옛 사원 등 수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천개가 넘는 섬에 즐비하다고 하니 아마도 천도호를 모두 즐기려면 몇날 며칠로는 엄두도 낼 수 없겠습니다.

 저희 일행은 유람선을 타고, 매봉도에 올라 천도호 풍광을 굽어보는 등의 일정을 소화하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매봉도 정상은 선착장에서 산 꼭대기까지 계단 산책로를 따라 이동할 수도 있고, 곤돌라를 타고 단숨에 오를 수도 있는데, 저희 일행은 곤돌라를 타고 손쉽게 정상에 발을 디딜 수 있었습니다.

 자료를 보니 매봉 정상은 해발 601m라고 하는데, 물 속에 잠긴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그렇게 높아 보이지는 않고 계단 산책로로 발품을 팔면서 등산을 한다고 해도 15-20분 정도면 족히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