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삼척 검봉산 일주 산행기-임원항과 동해바다를 굽어보며

좋은산 2016. 4. 18. 15:38

  <삼척 임원 검봉산 산행기>

*산행 코스:검봉산 자연휴양림 주차장-학바위-임도-검봉산 정상-산불 피해지-능선길-검봉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산행거리: 6km

*소요시간 : 3시간

*산행일시: 2016년 4월 17일

 

 




 오랜만에 등산다운 산행을 했다.

 일요일 아침에 어디로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남행으로 행선을 잡았다.

 원래 계획은 울진 응봉산이나 영덕 팔각산 이었으나, 영덕 팔각산은 이동 거리상 너무 늦은 시간이었고, 울진 응봉산은 너무 많이 다녀온 산 이어서 다소 식상하다는 판단아래 삼척 즈음에서 임원 검봉산을 오늘의 산행지로 선택했다.

 삼척 검봉산(劍峰山·해발 682m)은 이름에서 먼저 비범한 위용이 풍긴다.

 한자로 '칼검 자'를 쓰는 산 이라니….

 역시 예상했던대로 예전에 삼척 사람들이 이 산을 '칼 고뎅이(고딩이)'라고 부른데서 비롯됐다.

 여기서 고뎅이는 높은 언덕이나 산을 뜻하는 영동지역의 사투리다.

 검봉산 뜻 풀이를 하자면, 칼 처럼 우뚝선 산 이라고 할 수 있으니, '깔딱고개'의 다른 말 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실제 등산을 해보면, 검봉산은 이름 처럼 그렇게 힘든 산은 아니다.

 일단 정상이 해발 682m로 그리 높지 않은데다 등산로도 자연휴양림을 감싸고 한바퀴 도는 코스로 형성돼 있어 능선 이동로가 많기 때문에 아주 가파른 고뎅이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산을 한바퀴 돌아야하니 전체 소요시간을 3-4시간은 잡아야 한다.

 휴양림에서 내 준 지도에는 산행 이동거리가 6km로 되어 있으나 실제 이동을 해보면 그보다는 더 먼 느낌이다. 

 산행 들머리는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에 있는 검봉산자연휴양림 주차장이다.

 휴양림으로 들어서야 하기 때문에 어른 한사람 입장료 1000원에 주차료 3000원을 지불해야 했다.

 휴양림에서 곧바로 산을 치고 오르는 코스와 계곡을 따라 천천히 고도를 높이는 코스가 있는데, 어디로 가든 모두 정상에서 만나게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휴양림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코스가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

 수년전만 해도 등산로 이정표가 허술해 길 찾기가 힘들었는데, 이번에 다시 가보니 휴양림 쪽에서 등산로를 어느정도 정비하고, 이정표도 비교적 잘 갖춰 놓아서 길을 찾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보조 등산로로는 가지 말고, 휴양림 외곽을 한바퀴 완전히 순회하는 주 능선 등산로를 이용해야 검봉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검봉산은 정상 능선 부근에서 고사목들을 유난히 많이 만나게 되는데, 지난 2000년 동해안 대형 산불 때 이곳 삼척 임원리 일원도 막대한 면적의 소나무 숲이 불탄 흔적이 여전히 고사목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산불 예방의 중요성 산림자원의 소중함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실감할 수 있는 점도 검봉산 등산의 매력이라고 하겠다. 

  검봉산 산행는 휴양림에서 시작해 휴양림으로 끝난다. 휴양림 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해발 682m 산 능선을 한바퀴 도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산짐승 한마리가 죽어 박제가 된 듯 누워 있다.





























 

 

 

검봉산의 유래가 '칼 코딩이(고뎅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칼코딩이는 '칼 처럼 우뚝선 높은 언덕이나 산' 이라는 뜻의 영동지방 사투리이다. 




 






멀리 보이는 바다는 임원항 해변이다. 임원항은 동해안에서 회로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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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옆, 좌측의 계단을 타고 올라야 한다. 이정표가 잘 갖춰져 있으니 그대로 따라 가면 된다.




 














삼척시 근덕면과 정라항까지 해안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 정상부 능선에 올라서니 백두대간과 바다를 자유로이 왕래하는 통바람이 정말 무지막지하게 불어댄다. 어른 몸이 마구 떠밀려 갈 정도의 강풍이 사정없이 불어 대는데도 끄떡없이 버티고 서 있는 고사목이 신기할 따름이다. 








  검봉산 정상에 서면 동해바다와 내륙의 고산준령이 마치 파노라마를 펼쳐 놓은 듯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은 바람 떄문에 정상 산행이 힘겨웠지만, 날씨가 무척이나 쾌청해 아주 선명한 원근경을 선물해 준다. 검봉산 정상 주변에는 고사목들이 유난히 많아 마치 산의 상징 처럼 곳곳에 버티고 서 있는데, 사실은 지난 2000년 대형 산불 피해목들이다. 산불 피해를 입어 고사했음에도 십수년 이상 그자리를 지키면서 검봉산 수호신 처럼 서 있는 고사목들이 신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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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동쪽 방향으로 진행하면, 능선을 따라 등산로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휴양림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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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산불 피해지에서 불탄 나무들이 베어진 채 그대로 산에 누워 있다. 빼곡이 누워 있는고사목들의 규모에서 당시 산불의 어마어마한 피해 상황을 다시 실감할 수 있다. 검봉산이 있는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 일원은 사실 산불 피해를 입기 전에는 송이 버섯 산지로 이름이 높았으나 산불 피해 후에는 송이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 산촌 농가소득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서 임도로 내려서면, 임도를 타지 말고 그대로 건너편 생태연구 안내판 방향으로 직진해야 한다. 임도를 타고 내려가도 휴양림으로 연결되지만, 그대로 직진하면 아늑한 숲길로 휴양림까지 등산로가 계속 이어진다.














돌아오는 길에 삼척 맹방벌판의 유채꽃 축제장에 잠깐 들렀다. '노란 봄'이 화사하게 피어난 드넓은 벌판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 속에 까지 노란 봄 물결이 넘실대는 듯 기분이 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