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괘방산 안보등산로- 바다와 산이 모두 내품에
(괘방산 정상부 송신탑 도착 전 전망터에서 바라본 강릉시내 전경)
(괘방산 능선에서 굽어 본 안인항 해변)
(괘방산의 등산로 산길. 바닥바람을 이기고 크는 키 작은 해송림은 괘방산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서울 광화문의 정동쪽인 해맞이 명소 정동진 해변, 그리고 정동진의 명물로 바닷가 해안단구지역 언덕에 거대한 설치 예수품 첨럼 둥지를 튼 크루즈 선박 모양의 썬크루즈리조트가 한폭의 그림으로 펼쳐진다)
강릉시 강동면 안인항-정동진역을 연결하는 괘방산 안보등산로는 끝간데없이 펼쳐진 동해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산행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흔치않은 등산 코스다.
산 등선이 능선을 타고면서도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다.
탐방 코스의 전체 길이는 9.4km.
가자미 회로 유명한 안인항과 통일안보공원, 천년고찰 등명락가사, 임해자연휴양림, 하슬라아트월드, 해맞이 명소인 정동진 등 이름만대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관광 명소도 주변에 즐비하다.
괘방산이라는 다소 특이한 산 이름도 옛날 과거에 급제하면 이 산 어딘가에 두루마기에다 급제자의 이름을 쓴 방을 붙여 고을 사람들에게 알렸다는데서 생긴 이름이라 전해지고 있으니 그 이름 또한 범상치 않다.
산행은 안인항 버스 정류장과 주차장을 들머리로 한다.
처음에는 다소 경사가 급한 산길을 올라가야 하지만, 얼마 안가 완만한 산 능선을 타고 탐방로가 이어지니 거칠거나 그리 힘든 등산 코스는 아니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땀을 식히면서 탁 트인 동해바다를 굽어보는 것도 일품이고, 키 작은 소나무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 재미도 비할데없이 쏠쏠하다.
산길에서 내려다 본 바닷가에는 새하얀 파도 포말이 쉼 없이 부서지고, 이따금 활공장을 박차고 떠 오른 패러글라이더가 짙푸른 바다 위를 점점이 수놓는 희한한 아름다움에 넋을 잃어야 할 때도 있다.
(정동진 중턱에서 만나는 쉼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겸하고 있다)
(괘방산 중턱 활공장을 박차고 푸른바다로 날아오른 패러글라이더. 산행 중에 멋진 볼거리를 만났다.)
3.5km를 걸어 방송 송신탑에서 산 정상부(339m) 정점을 찍은 등산로는 5.9km를 더 내려뻗어 정동진으로 안내한다.
해발 표고로 따지면 그리 높은 산이 아니지만, 바닷가에서 곧 바로 만나는 산이기 때문에 등산로의 체감 표고는 비슷한 높이의 내륙 산 보다는 훨씬 높게 느껴진다.
이런 지형적 여건 때문에 지난 1996년 9월에는 이곳 안인 앞바다에 침투했던 북한 잠수함이 바닷가 암초에 걸려 좌초하면서 무장 간첩들이 바닷가 옆에 솟아오른 괘방산을 타고 넘어 도주하기도 했다. 당시 한달 넘게 수많은 군경 병력이 투입돼 대간첩작전이 벌어진 소동의 출발점이 또한 이곳 안인 해변과 괘방산인 것이다.
방송 송신탑 정상부에서 키 작은 소나무 숲을 지나 당집을 거치고, 183 고지를 넘어서면 정동진 바닷가 해안단구 지역에
우뚝 떠 오른 썬크루즈리조트가 보였다가 숨기를 몇번, 어느새 정동진에 도착하게 된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동방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 이름 붙여진 정동진은 1990년대 중반 공전의 히트를 한 TV 드라마 '모래시계'로 더욱 유명해진 해맞이 명소다.
동해 바다 정취를 즐기려는 기차 여행객들이 연중 끊이지 않는 명소를 산행 뒤에 덤으로 구경할 수 있다.
정동진에서 안인항 방면으로 탐방 코스를 잡아도 무방하지만, 대개는 안인항에서 정동진 방면으로 산행코스를 잡는다.
<탐방코스>
강릉시 강동면 안인항(버스정류장)-주차장-전망대-활공장(쉼터 봉우리)-방송송신탑- 당집 사거리-183고지-정동진역
<주변 볼거리, 즐길거리>
등산로를 따라 출발지와 종점으로 이어지는 강릉 안인항과 정동진 사이 바닷가에는 볼거리 즐길거리 명소가 그야말로 지천으로 널려있다. 지난 2001년 개관한 통일안보공원은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곳으로, 등산을 마친 뒤 정동진에서 안인항 방면으로 다시 이동하는 중간 지점에서 만날 수 있다. 공군 항공기를 비롯 국난극복사와 6,25전쟁, 이산가족찾기, 통일환경의 변화, 영상물 등이 눈길을 사로잡고, 인근 바닷가에는 퇴역 해군 구축함이 그대로 옮겨 와 전시돼 있다. 해군 구축함 바로 옆에는 지난 1996년 이곳 안인 해안에 침투했다가 좌초한 북한 잠수함도 전시돼 있다.
인근의 임해자연 휴양림은 천혜의 절경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고, 하슬아 아트월드 또한 바닷가로 뻗어내린 산줄기 곳곳에 설치된 각종 예술품이 탄성을 연발하게 한다. 통일공원과 휴양림 남측에는 천년고찰 등명낙가사(寺)가 둥지를 틀고 있다. 괘방산을 배산으로 동해를 굽어보는 천년 가람의 경치가 눈길을 사로잡을만 하다.
서울 광화문의 정동쪽이라고 하는 정동진은 더 설명이 필요없는 관광지.
바다에서 가장 가깝다고 하는 정동진역과 TV 드라마 모래시계 이후 조성된 모래시계 공원, 바닷가 언덕에 거대한 설치 예술품 처럼 우뚝 서 있는 거대한 크루즈 선박 형태의 정동진 썬 크루즈 리조트 등이 연중 관광객들을 불러 들이고, 최근에는 시간과 시계를 테마로 한 '타임뮤지엄 박물관'이 열차를 활용해 모래시계 공원에 문을 열었다.
이만하면 괘방산 안보등산로 산행 후 땀을 식히면서 보고 느끼는 즐거움을 더하기에는 제격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