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노추산 모정탑-단풍물 들던 날
*강릉 노추산 모정탑길: 전체 탐방코스 편도 0.9km
*2017년 10월 21일
하늘 아래 첫 동네에 생긴 '기적의 명소'를 또 보고 왔습니다.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에 있는 '모정탑길'.
왕산면 대기리 배나드리에서 정선 여량면 오장폭포 방면으로 지방도를 타고 이동하다가 만날 수 있습니다.
모정탑길은 최근 몇년 사이에 전국적인 관광지로 급부상한 곳 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대입 수능을 앞둔 입시철에는 방문차량이 도로에까지 장사진을 칠 정도로 사람들이 붐빕니다.
왜 강원도 산간오지, 첩첩산중으로 장거리 이동 수고를 마다않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 일까요?
이곳 모정탑길에 세인들을 감동시키는 스토리와 '기원의 힘'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모정탑길은 0.9km 탐방로를 따라 무려 3000개에 달하는 돌탑이 서 있는 곳 입니다.
산책로 양옆으로 마치 도열하듯이 돌탑이 줄지어 서 있는가하면 아예 돌탑으로 이뤄진 성을 연상케 하듯이 수백개씩 무더기로 서 있는 곳도 있어 갯수를 헤아리는 것 조차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높이 1m에서 2m 이상 되는 것 까지 크기도 다양하고 어른 2-3명이 팔을 벌려 안아야 할 만큼 큰 돌탑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돌탑군(群)은 오로지 한 어머니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 이기에 더욱 감동적이고 기적적 입니다.
3000 돌탑을 쌓은 주인공은 강릉에 설던 차옥순 여사(지난 2011년 별세).
차 여사는 가정과 가족들을 걱정하던 중 어느날 꿈에 현몽한 산신령이 "깊은 산중에 돌탑 3000개를 쌓으면 모든 걱정거리가 사라지고, 가정이 모두 편안해질 것"이라고 하자 이곳 노추산 골짜기로 찾아들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돌탑 쌓는 일에 평생을 바칩니다.
돌탑을 쌓은 기간이 1986년부터 무려 26년에 달한다고 하니 놀란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모정탑길 계곡 가장 안쪽에는 차 여사가 기거하던 움집 거처가 재현돼 있습니다. 예전에 비닐과 나무합판 등으로 얼기설기 엮어서 만들었던 움막을 요즘은 대기리 마을 주민들이 미니 너와집 형태로 재현해 놓았지만, 차 여사가 혼자 돌탑을 쌓으면서 감내했던 고초를 미루어 짐작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강릉시와 마을 주민들은 돌탑길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곳곳에서 탐방객들이 몰려들자 지난 수년간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돌탑체험장을 만드는 등 명소화 작업을 추진하고 이곳 돌탑길에 '모정(母情)돌탑길'이라는 이름을 바쳤습니다.
모정탑길을 품고 있는 노추산은 신라의 설총과 조선의 율곡 이이 선생이 차례로 수학한 산으로도 유명합니다.
어머니 가없는 사랑의 힘이 배어있는 곳 인데다 우리 역사에 이름을 떨친 두 천재들의 기운까지 더해진 명당이라는 얘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시험철에 사람들이 이곳 강원도 첩첩산중으로 몰려드는 것 입니다.
모정돌탑길은 단풍 명소이기도 합니다.
매년 10월 중,하순에는 계곡 전체가 불탄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로 울긋불긋 단풍이 황홀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심산유곡을 물든인 컬러빛 단풍의 향연이 어찌나 고운지 탐방객들의 발걸음은 자꾸만 더뎌집니다.
모정돌탑길의 단풍이 어토록 아름다운 것은 어머니의 힘에 대한 자연의 보답인가요.
모정돌탑길 들머리인 송천 강변에는 승용차와 버스 수십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모정돌탑길은 이곳에서부터 0.9km를 이동해 만날 수 있습니다.
계곡 입구에 있는 돌탑은 모정탑길 탐방객들이 돌탑체험을 하면서 각자의 염원을 담아 쌓은 것이고, 차옥순 여사가 쌓은 돌탑길은 계곡 안쪽으로 수백m를 이동해 만날 수 있습니다.
모정탑길 탐방은 편도 0.9km 코스이지만, 계곡길을 따라 더 탐방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모정탑길 계곡을 따라 더 나아가면 그대로 노추산 등산로 입니다.
노추산은 정상까지 거리가 6.2km나 되니 등산시에는 단단히 준비가 필요합니다.
모정탑길을 품고 있는 '노추산(1322m)'은 우리나라 역사에 큰이름을 남긴 두 천재가 수학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두 천재는 신라의 설총과 조선의 율곡 이이 입니다.
다들 알고있는 그대로 이곳 강릉 출신으로 아홉번 과거에서 모두 장원급제한 율곡 선생이 이곳 노추산에서 수학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예로부터 '관운(官運)'을 바라는 선비들의 발길이 이곳 노추산에 그칠새 없었다고 합니다.
노추산 정상 8부 능선 즈음에는 두 천재를 모신 사당 '이성대(二聖臺)'가 세워져 있습니다.
노추산은 산 이름 또한 공장의 노(魯)나라와 맹자의 추(鄒)나라에서 따왔다고 하니 그 이름 또한 범상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