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수원 화성((華城)과 행궁(行宮)에서 도시역사유산의 정수를 보다

좋은산 2015. 7. 21. 17:50

 

 

 

 경기도 수원이 이렇게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도시였던가요.

지난 7월 16일∼17일 1박2일 간 수원 화성과 행궁을 둘러보고 난 뒤, 저는 수원이라는 도시가 지닌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효성 지극한 정조대왕이 수원에 남긴 발자취는 감탄을 넘어 충격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도심 한가운데에 이렇듯 눈부신 역사문화유산이 존재한다니.

 콘크리트 빌딩 숲과 아스팔트 도로 등 현대적 도시 풍경에 익숙해 있는 저에게는 도시 한가운데에 역사의 실타래를 펼쳐놓은 듯 이어지는 성벽길 산책로와 수많은 부속 건물, 방어 구조물 등이 모두 격한 경탄의 대상으로 다가섰습니다.

 다음 행선지로 이동해야 하는 일정 때문에 5.4km에 달한다고 하는 수원 화성의 성곽 전체를 모두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장안문과 팔달문, 화홍문, 창룡문 등의 문루와 서장대, 동장대 등의 군사적 요충시설, 여러 포루와 성벽의 일정구간(3km 정도)을 살펴보는 것 만으로도 특별한 역사적 감흥에 젖는데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알려진대로 수원 화성은 '개혁군주' 정조의 원대한 포부와 정약용의 과학이 결합돼 탄생한 걸작 중의 걸작 입니다.

 정약용은 수원 화성의 기본 설계와 함께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한 거중기를 고안해 성곽 건축에 활용토록 한 당대 최고의 지성 입니다. 실학에 바탕을 둔 그의 과학적 지식으로 인해 화성의 축조 기간도 크게 단축됐으니 단연 일등공신 입니다.

 화성 안내판에는 "조선과 중국, 일본의 축성법 중 장점을 채택한 성곽"이라는 설명도 있더군요.

 극동 아시아 3국 도시 성곽 축조술의 집약판 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그렇게 탄생한 화성은 지금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저는 이번 수원 방문에서 화성(華城)의 낮과 밤을 모두 즐겼습니다.

 도착한 첫날에는 밤 10시가 넘은 늦은 밤 이었음에도 서장대(西將臺)의 야경에 홀려 피곤한 줄도 모르고 팔달산에 올랐고, 이튿날오전에는 성벽 산책로를 거닐며 화성의 멋에 더욱 바싹 다가섰습니다.

 화성의 지휘소 역할을 했다고 하는 서장대에서 바라본 수원의 야경은 마치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 듯 황홀했습니다.

 그곳에 보름달이 걸렸을 때 야경이 더 아름답다고 하니 아무래도 또 짬을 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튿날 오전 성벽 투어는 다음 일정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발걸음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자꾸만 옮겨지는 바람에 하염없이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현대에 살고 있는 제가 1796년 화성 축조 당시의 정조시대로 시공을 뛰어넘는 답사를 온 것인지, 정조가 화성 이라는 위대한 문화유산을 선물로 던져놓고 200년 뒤 후손들과 현대의 도시에서 시대를 초월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희한한 과거와 현재의 조화가 수원이라는 도시를 황홀하게 수놓고 있었습니다.

 이쯤되면 수원 화성의 휴혹이 얼마나 강렬한지, 이해할 수 있겠죠? 

 

 화성 성벽의 중심부, 팔달산 아래에 있는 '행궁(行宮)'도 필수 답사 코스입니다.

 행궁은 왕이 전란을 피하거나 휴양, 능원 참배 등을 위해 지방에 행차했을 때 임시 거처로 사용하기 위해 마련하는 곳으로, 화성 행궁은 국내 행궁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효성이 지극해 아버지 장헌세자(사도세자)의 능원인 현륭원(현재의 융릉)을 13차례나 찾았던 정조대왕은 화성에 올 때마다 이곳 행궁에서 유숙했고,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을 이곳 행궁에서 열기도 했다고 합니다.

 모두 576칸으로 정궁(正宮) 형태를 이루고 있는 화성 행궁은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파괴되고 훼손되어 사라졌는데, 1989년 화성행궁복원추진위가 결성되고, 이후 복원 공사를 통해 2002년에 1단계 482칸이 복원 완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화성과 행궁 답사 여행을 떠나보시죠.

 화성의 야경부터 시작해 성벽 투어, 행궁 답사 순으로 이어집니다.

 수원 매향동 거리에서 화성 화홍문의 주,야간 풍경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수원시내 팔달문의 야경입니다. 수원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유명한 문루이기 때문에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도 팔달문 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서장대로 오르는 팔달산 중턱에 있는 성신사 입니다.

 

 

 

 

 

  서장대에 올랐습니다. 수원시내와 화성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장대에서 바라본 수원 시내의 야경입니다. 마치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 듯 황홀한 풍경입니다. 보름달이 뜨면 더욱 아름답다고 하네요.

 

 

 

 

 

 

 

 

 

 

 

 

 

 

 

 

 

 

 

 

 

 

 

 

 

 

 

 

 

 

 

 

 

 

       서장대와 쌍벽을 이루는 동장대(東將臺)입니다.

     화성에 주둔하던 장용외영 군사들 지휘소이면서, 무예를 수련하던 연무 공간이라고 합니다. 

 

군사들이 성벽위에서 몸을 숨기고 적군을 향해 화살이나 총을 쏘도록 구멍을 뚫어놓은 시설. '총안' 이라고 하는데, 직선과 사선으로 각각 다른 방향으로 구멍이 뚫려있는 총안이 성벽과 보루에 연속적으로 설치돼 있다. 

 

 

 

 

 

 

 

 

 

 

 

 

 

 

 

 

 

 

 

 

 

 

 

 

 

 

 장안문 너머 멀리 보이는 산 꼭대기에 서장대가 자리잡고 있다.

 

 서장대가 팔달산 정상에 뾰족하게 솟아 있다. 멀리서도 위용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행궁 뒤편의 팔달산 꼭대기에는 화성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는 서장대가 우똑 솟아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곳에 임금이 유숙하는 행궁을 배치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행궁 뒤편 산 중턱에서 바라본 행궁 일대 풍경. 과거와 현대가 한데어울려 놀이판을 벌인듯 정겹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