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석병산 단거리 산행
*산행코스=정선군 임계면 산촌체험촌 펜션-석병산 왕복
*산행거리=3.8km(왕복 7.6km)
*산행시간=2시간 10분
*산행 일시= 2015년 5월 30일
오랜만에 석병산 산행을 했습니다.
백두대간 종주 능선에 보석 처럼 자리잡고 있는 산.
석병산은 조물주가 정선과 강릉의 백두대간에 선물한 회심의 작품 입니다.
제가 즐겨 이용하는 코스는 정선군 임계면의 백두대간 생태수목원 부근 생태체험촌 펜션 단지를 들머리로 하는 곳 입니다.
아마도 가장 쉽게 석병산에 접근할 수 있는 최단거리 코스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산행 들머리가 이미 해발 600m 정도의 고지대여서 석병산 정상(1055m)과 표고차가 크지 않은데다 편도 3.8km 산행거리도 절반 이상을 계곡 등산로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가장 빠르고 쉽게 석병산의 절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석병산은 강릉시 옥계면에서 석병산으로 된비알을 하염없이 치고 오르거나 백두대간 고갯길인 백봉령, 삽당령 쪽에서 접근하는 코스 등 여러군데 등산로가 있지만, 예외없이 이동거리가 멀고 체력 소모가 심한 산행을 해야 합니다.
정선군 임계면에서 접근하는 코스는 약식으로 마련된 쉬운 코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석병산은 참 오묘한 산 입니다.
정선군 임계면에서 접근하다 보면 영락없이 숲이 우거진 포근한 육산(흙산)인데, 백두대간 마루금인 정상에 올라서면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는 바위 절경이 펼쳐집니다.
조물주가 백두대간 한가운데 회심의 조각품을 꼭꼭 숨겨뒀다가 땀 흘린 수고를 감내한 자에게만 휘장을 들추고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처음과 끝의 느낌이 전혀 다르니 산은 하나로되, 석병산은 2개의 다른 산을 등산한 듯 합니다.
정상은 깎아지른 바위 절벽의 연속 입니다.
석병산(石屛山)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그야말로 정상에 병풍을 펼친 듯 천애 바위절벽이 이어집니다.
그 바위 절벽 위에 우뚝 서서 켜켜이 펼쳐지는 백두대간의 산 그리메와 멀리 동해바다를 굽어 보노라면 세상을 향해 불현듯 호기가 샘솟습니다. 이런 것을 옛 선인들은 호연지기라고 했나요.
그 바위 절벽에는 '일월문(日月門)'이라는 명품 볼거리가 숨어 있습니다.
석병산을 찾는 산객들의 필수 '포토존' 이기도 합니다.
정상 바로 밑, 거대한 바위 절벽의 직벽 벽면에 둥근 구멍이 뚫려있는데 지름이 족히 2m는 됨직한 큰 구멍입니다.
해와 달 그림자나 넘나들 수 있는 문 이라서 '日月門' 이라는 이름이 붙었나 봅니다. 보름달이 휘영청 대지를 밝히는 날, 석병산 정상의 일월문을 통해 노오랗게 꽉찬 달을 구경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선계가 따로 없을 듯 합니다.
이 일월문 떄문에 석병산 정상은 다른 이름으로 '일월봉' 이라고도 불립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일월문 바위 구멍의 둥근 벽면은 온통 맹수의 이빨 처럼 날카롭습니다.
마치 백상아리가 산 꼭대기에서 큰 입을 벌리고 있는 듯 하니 더욱 경외롭습니다.
석병산 등산을 하는 분들에게 "어디까지 가세요"라고 물르면 "일월문 보러 가요"라는 대답이 많이 나옵니다.
일월문이 석병산을 대신할 만큼 압권이라는 뜻이겠죠.
석병산 등산시에는 등산로 옆에 피어난 각종 야생화를 감상하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산행 들머리는 정선군 임계면 산촌생태마을의 마을 안길이 끝나는 가장 안쪽에 있습니다.
동해시-정선군-평창군을 연결하는 42번 국도를 따라 백봉령에서 정선군 임계면 소재지 쪽으로 이동하다보면 백두대간 생태수목원과 '석병산 등산로' 안내 표시판이 나타납니다.
그곳에서 화천동 방향 마을 안길을 타고, 계속 직진해야 합니다.
중간에 백두대간 수목원 진입로가 갈리게 되는데, 그냥 직진하면 됩니다. 물론 수목원 방면으로 가도 산책로를 따라 석병산 등산로를 만나게 되지만, 석병산을 최단거리 코스로 가려면 마을 안쪽으로 계속 직진해야 합니다.
마을 안길 끝, 계곡에서 백두대간 생태체험촌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이 석병산 최단거리 산행 들머리 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펜션 공사가 한창이더니 어느새 펜션이 모두 완공돼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계곡이 끝나고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오르막 거리는 계산해보니 1.3km 정도 되더군요. 작은 고개 5개 정도를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1개 오르막을 올라 한숨돌리고, 이렇게 5개를 오르면 정상에 다다릅니다.
백두대간 갈림길 입니다. 이곳에서 대간 종주 코스는 두리봉, 삽당령으로 이어져 강릉 능경봉과 대관령, 선자령, 오대산 노인봉으로 북진을 계속 합니다. 석병산 정상은 이곳에서 채 100m도 안되는 거리입니다.
두리봉 방향으로 백두대간 마루금이 계속 이어집니다. 계속 진행하면 삽당령을 거쳐 고루포기산-대관령-선자령 입니다.
석병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바라본 정선 가리왕산 방면 입니다. 산맥들이 줄지어 달음질치는 것 같습니다.
멀리 동해바다 방면으로 산 그리메가 켜켜이 겹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