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초록봉 종주-바다와 백두대간을 양옆에 거느리고
동해시 초록봉(해발 531m)을 아시나요?
초록봉은 결코 전국적으로 유명할 수는 없는 산 입니다.
한반도 동쪽, 인구 10만명의 중소도시-동해시의 안산 역할을 하는 곳 이기에 동해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 이라고 보면 됩니다.
산은 동해시의 남-북에 길게 걸쳐 있습니다.
완전히 종주를 할 경우 전체 이동거리는 9.9km.
해발표고는 그리 높지 않지만, 종주를 할 경우는 거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수월하게 볼 수는 없는 산 입니다.
그런데 도시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산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산행 코스가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에 쉽게 오를 수 있는 짧은 코스 또한 많습니다.
초록봉은 바다와 백두대간을 좌우에 거느리고 등산을 하는 묘미가 쏠쏠합니다.
초록봉 등산로 등쪽으로는 끝간데없는 동해바다가, 서쪽으로는 장쾌한 백두대간이 펼쳐지기 때문이지요.
동해시 한가운데에 남-북으로 길게 자리잡고 있는 산의 특성상, 초록봉 등산 코스는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남쪽 광희고와 북삼초, 시내 중앙의 천곡동 종합운동장, 북쪽 묵호고를 들머리로 하는 코스입니다.
저는 주로 남쪽에서 오르는 코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초록봉 정상까지는 무려 6.3km, 왕복을 한다면 12.6km나 되는 긴거리이기 때문에 남쪽 등산로의 정상 역할을 하는 '소원쉼터'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를 주로 이용합니다.'
편도 3.8km, 왕복 7.6km 거리이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없어도 2시간 정도면 산책하듯 쉽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초록봉 등산로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은 묵호고를 들머리로 하는 북쪽 등산로 입니다.
남쪽 등산로는 지난 2000년 동해안 대형 산불 당시 숲에 대부분 불에 탄 반면, 북쪽은 고즈넉한 숲의 풍광이 잘 보존돼 있기 때문이죠.
말 그대로 고향의 뒷동산 풍경이 펼쳐지는데, 소나무 숲속을 따라 숨바꼭질 하듯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걷노라면 콧노래가 절로 흥얼기리죠.
중간에 여러가지 운동기구들이 갖춰진 쉼터며, 샘터도 산객들을 반깁니다.
초록봉 정상에 오르면 멀리 묵호 등대에서부터 묵호항, 동해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뒤쪽 서편으로 두타산-청옥산-고적대-백봉령으로 연결되는 백두대간 종주 능선이 웅장한 산세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생강나무가 꽃을 피웠네요. 매년 봄, 우리 산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녀석입니다.
이제 초록봉 정상에 도착햇습니다. 동해바다에서부터 백두대간 험산준령까지, 사방이 막힘없이 눈에 들어옵니다. 산책하듯이 등산하면서도 이렇듯 다양한 풍광을 눈에 담을 수 있는 것, 초록봉 등산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맞은편에 바라보이는 산 꼭대기가 '소원쉼터' 입니다. 동해시 남부권 주민들이 많이 오르는 곳 입니다. 이곳에서부터는 지난 2000년 동해안에서 번진 대형 산불 피해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해안은 백두대간에 가로 막힌 지형 특성 때문에 봄철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양양과 강릉지역에 부는 봄바람, 襄杆之風, 양양과 간성 지역에 부는 봄바람)' 이라고 불리는 거센 바람이 부는 것으로 유명한데,이런 강풍이 부는 봄철 건조기에 산불이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되는 것이죠. 지난 2000년 대형산불은 휴전선에 접한 북쪽 강원도 고성군에서부터 경상북도 울진군까지 동해안 전역으로 번지면서 무려 2만3794ha를 태웠는데요, 4월7일부터 15일까지 1주일 넘게 산불이 번지면서 동해안은 전쟁이나 다름없는 진화 사투가 벌어졌습니다. 그때 이곳 초록봉도 남쪽 숲의 거의 대부분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조림 작업을 통해 많이 복원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산불 상처는 그대로 입니다. 산에서 산불을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 초록봉 등산로는 현장 학습장이나 다름없습니다.
소원쉼터에 도착했습니다. 길목에 서 있는 쌍돌탑이 소원쉼터의 상징입니다. 돌탑 너머로 초록봉 정상이 보입니다. 소원쉼터에는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어 정상에 오른 산객들이 이름그대로 몸을 풀며 휴식을 취하기에는 안성마춤 입니다.
동해-삼척 동해고속도로 건설 현장입니다. 동해시에서 삼척시까지 다시 고속도로를 내는 것이죠. 이 도로가 하루 속히 완공되고, 현재 경상북도 지역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고속도로와 연결되어 동해안 고속도로가 완성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