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산 댓재 코스 산행기
강원도 동해시와 삼척시, 영동 남부권에 걸쳐있는 진산인 '두타산'을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삼척시 하장면 댓재-두타산 정상을 잇는 6.1km 코스.
왕복하면 12km가 넘으니 30리 길 입니다.
2월28일. 때는 밀려오는 봄에 맞서 겨울이 고산 중턱에서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는 계절입니다. 산행 들머리인 저지대는 이미 따스한 새 봄이 둥지를 틀기 시작했지만, 고산에는 아직도 잔설이 한가득 입니다. 올해는 그나마 이곳 영동 동해안에 눈이 적게 내렸는데도 고산에는 아직 발목까지 눈이 푹푹 빠지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이즈음 등산은 그렇게 계절이 바통터치를 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재미가 더해진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입니다.
오늘 산행의 출발지인 댓재는 백두대간 능선의 길목 역할을 하는 고갯길(삼척시 미로면-하장면 연결) 입니다.
고갯길 정상의 해발 높이는 810m.
두타산 정상(1353m)과 표고차가 540m 남짓이기 때문에 이곳 댓재는 두타산 정상에 오르는 가장 손쉬운 시발점으로 꼽힙니다.
고개 아래에 있는 동해시 무릉계곡이나 삼척시 미로면 천은사를 들머리로 두타산 산행을 할 경우 거의 해발 '0' 상태에서 고도를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산행을 위해 이곳 댓재를 선택하는 산객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두타산은 어디까지나 백두대간의 이름깨나하는 고봉.
근교의 평범한 산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고를 감내해야 정상을 밟을 수 있는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행정구역상 삼척시 하장면에 속해있는 댓재는 백두대간 종주 산객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댓재 정상에서 북으로 나아가면, 두타산-청옥산-고적대를 거쳐 백봉령까지 대간 중주 능선이 이어지고, 남쪽으로 향하면 환선굴, 대금굴이 있는 덕항산 능선을 타고, 구부시령과 건의령으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주말마다 대간을 종주하는 산객들이 이곳 댓재로 몰려들어 남으로, 북으로 장쾌한 행진을 이어갑니다.
저는 오늘 시간관계상 두타산 왕복 코스만 등산합니다.
댓재-두타산 코스는 편도 6.1km에 달하는 다소 긴거리이기 때문에 자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능선을 타면서 만나게되는 조망미가 탁월한데다 이른봄에는 얼레지 등 토종 야생화가 7-8부 능선에 지천으로 피어나기에 봄 산행에 제격인 곳 입니다.
제가 산행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도 두타산 야생화의 역할이 컸습니다.
저는 10여년 전 이른 봄에 댓재-두타산 코스를 등산하면서 야생화에 매력에 푹 빠진 적 있습니다.
잔설을 헤치고 피어나는 생명의 경이, 어떤 인공도 가미되지 않은 가장 순수한 자연미(美). 그 때 목도한 두타산 야생화의 매력은 제가 등산에 더 취미를 붙이는 계기가 됐으니 저에게는 아주 고마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바야흐로 우리 땅, 고산준령에 형형색색 토종 야생화가 앞다퉈 꽃을 피우는 경이로운 자연 다큐의 계절입니다.
이 좋은 계절에 어찌 등산화 끈을 졸라 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두타산 등산 들머리인 삼척시 하장면 댓재 정상입니다. 주변에는 이정표와 편의시설들이 있습니다.
이곳 등산로를 따라 북쪽 능선을 타고 계속 이동하면 청옥산-고적대-백봉령으로 이어집니다.
이건 날짐승이 나무를 쫀 것 같습니다. 사람 키 보다 높은 곳 까지 깊은 파여 있는 것으로 보아 부리가 예사롭지 않은 놈 입니다.
방금 다녀온 두타산 정상과 능선이 다시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먼거리로 보여도 사실 산행을 해보면 1-2시간이면 다 도달할 수 있습니다. 두발로 걷는 걸음이 참 건강하고, 빠릅니다.
이곳은 댓재 정상에서 남쪽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들머리 입니다. 황장산-덕항산-구부시령-건의령이 이어집니다.
삼척시 미로면에서 하장면으로 연결되는 댓재 고갯길 차도 입니다. 이곳 정상에서 삼척시 하장면 소재지는 물론 태백시와 정선군 임계면 등지로 길이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