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괘방산- 산 위의 바닷길을 걷다
*강릉 괘방산(339m)
*전체 등산탐방 거리: 9km
*산행시간: 3시간
*산행일시: 2014년 12월 13일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동해안 대표 산행코스.
강릉 괘방산 안보체험등산로를 다녀왔습니다.
'괘방산'이라는 산 이름은 옛날 과거에 급제하면 이 산 어딘가에 두루마기에다 급제자의 이름을 쓴 방을 붙여 고을 사람들에게 알렸다는데서 생긴 이름이라 전해지고 있으니, 산 이름의 유래 부터 호기심을 자아냅니다.
강릉시 강동면 안인항-정동진역까지 9km에 걸쳐 펼쳐지는 등산로는 줄곧 바다를 옆에 끼고 이어집니다. 등산로 발 아래로 검푸른 바다가 넘실대니 그야말로 산 꼭대기에서 바닷길을 걷는 기분입니다.
이런 각별한 즐거움 때문에 괘방산 코스는 강릉이 자랑하는 ‘바우길’ 가운데서도 인기 걷기 코스로 손꼽힙니다.
산행은 안인항 주차장을 들머리로 합니다. 안인항은 '참 가자미 회'로 유명한 먹거리 명소이기도 합니다. 가자미 회는 동해안에서는 세꼬시로 통하는데, 뼈 째로 씹어 먹는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처음에는 다소 경사가 급한 산길을 올라가야 하지만, 얼마 안가 완만한 산 능선을 타고 탐방로가 이어지니 거칠거나 그리 힘든 등산 코스는 아닙니다. 산행 코스 중간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땀을 식히면서 탁 트인 동해바다를 굽어보는 것도 일품이고, 키 작은 소나무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 재미도 비할데없이 쏠쏠합니다.
산길에서 내려다 본 바다에는 새하얀 파도 포말이 쉼 없이 부서지고, 이따금 활공장을 박차고 떠 오른 패러글라이더가 짙푸른 바다 위를 점점이 수놓는 희한한 아름다움에 넋을 잃어야 할 때도 있으니 산행의 즐거움은 배가됩니다.
3.5km를 걸어 방송 송신탑에서 산 정상부(339m) 찍은 등산로는 5.5km를 더 뻗어내려 정동진으로 이어집니다.
해발 표고는 그리 높은 산이 아니지만, 바닷가에서 곧바로 솟아오른 산이기 때문에 등산로의 체감표고는 비슷한 높이의 내륙의 산 보다는 훨씬 높게 느껴집니다.
이런 지형적 여건 때문에 지난 1996년 9월에는 이곳 안인 앞바다에서 암초에 걸린 북한 잠수함이 좌초하면서 한달 넘게 대대적인 대간첩 소탕 작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곳 안인항-정동진 해변에는 북한 잠수함과 우리 해군 퇴역 구축함이 전시되고, 통일안보공원이 조성됐으며 괘방산 등산로도 '안보체험등산로'라는 별칭을 얻게 됩니다.
등산로의 종점인 정동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동해안 최대 해맞이 명소입니다.
서울 광화문의 정동방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정동진은 지난 1990년대 중반 공전의 히트를 한 TV드라마 '모래시계'로 더욱 유명해진 젊음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주변에는 천년고찰 등명락가사와 거대한 크루즈선박 모양의 명소인 썬크루즈리조트, 하슬라 아트월드, 시계를 테마로 한 정동진 박물관 등의 구경거리가 즐비하고, 올해부터는 정동진 해변을 따라 레일핸드바이크 체험관광시설이 운행에 들어갔습니다.
정동진 해변의 모래시계 공원에서는 매년 성대한 새해맞이 축제가 펼쳐지기도 하고, 장엄한 일출을 구경하려는 선남선녀 관광객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고 정동진 역에 붐빕니다.
괘방산 등산은 정동진에서 안인항 방면으로 코스를 잡아도 무방하지만, 대개는 안인항에서 정동진 쪽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