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중국 항주에서 맛본 요리

좋은산 2014. 11. 1. 21:50

 중국 절강성 항주를 다녀왔습니다.

 회사 간 국제교류 16년차를 맞아 방문단의 일원으로 초청을 받은 것 입니다.

 매년 10월-11월 중에 중국 쪽에서 5-7명의 방문단이 우리쪽으로 방문하고, 우리가 5-7명의 방문단을 구성해 중국 절강성을 교류 방문하는 방법으로 상호 방문이 진행됩니다.

 물론 회사 간 인적(人的) 교류 외에도 그동안 상대국에서 사진전, 서화전, 바둑대회 등 다양한 문화 교류를 실시했습니다.

 저는 이번 방문에 성심을 다하는 그들의 환대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중국 측 전담 직원이 입국에서 출국까지 줄곧 비서관 처럼 우리를 챙겼으니, 평생 처음 받아보는 대접이었습니다.

 환대를 받다보니 중국은 정말 '요리의 나라'라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그 품격있는 요리 문화에 감탄했지만, 중국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몇년 전 중국 요리 역사 책을 읽을 때 지역마다 천차만별인 그들의 음식문화에 감탄했는데, 이번에 절강성의 성도인 항주의 요리를 제대로 맛보고, 즐겼으니 참으로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기 빼고, 네발 달린 것은 책상 빼고 다 먹는다"는 그들의 다양한 식재료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계 3대 요리(중국, 프랑스, 터키)에 이름을 올리는 것 이겠죠.

 

  <첫째날 만찬>

 오후에 항주 공항을 통해 중국에 입국해 그쪽 회사에 도착하니 항주 시내 중심가 초고층 자사의 빌딩에 회의장을 마련해놓고, 회의가 끝나자 그 건물 내 전용 만찬장으로 이동하더군요.

 

 

 이건 오리 요리라고 하더군요. 고기 요리가 워낙 많으니 일일이 이름을 외울 수는 없었습니다.

 

 

 

 요즘 항주 서호(西湖)에서 많이 나는 민물게(털게)라고 합니다. 제철 음식 이라고 소개하면서 푸짐하게 내놓더군요.

 

 

 

 

 

 이건 죽순 입니다. 가는 곳 마다 죽순을 소재로 한 요리들이 참 많이 나오더군요. 항주가 우리나라 담양 처럼 대나무로 유명한 곳 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죽순 요리도 끼니 때 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둘째 날 오찬- 서호 주변 지미관>

 항주 최고의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서호(西湖) 관광에 앞서 주변 식당에서 오찬을 했는데, 서호의 유명세 만큼이나 유서깊은 음식점의 풍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손님들이 왔다고 주방장이 특별히 서호의 물고기로 김치찌개를 끓였다고 하네요. 먹어보니 우리 김치찌개 처럼 칼칼하고 매콤한 순 맛은 덜하고, 조금은 기름기가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주방장의 성의가 고마워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유명한 '거지닭'이 나왔다고 해 분명히 맛을 봤는데, 이거 같습니다. 청나라 건륭제가 강남을 순행하다가 거지들의 닭 요리를 먹어보고 반하게 됐다는 일화가 전하는데요. 거지들이 민가에서 서리한 닭을 황토흙을 발라 땅 속에 숨겨 두었다가 출출할 때 꺼내서 구워 먹었는데, 건륭제가 그 냄새와 맛에 완전히 빠져버렸다고 합니다. 이 닭을 먹으면 황제 처럼 부귀로워 진다는 소망의  뜻도 있어 원이름과는 정반대로 '부귀닭'이라고 부르기도 한대요.

 

 이건 정말 유명한 '동파육(東坡肉)' 입니다. 절강성 항주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데, 본고장에서 동파육을 맛보게 되다니 이거야말로 여행의 참맛입니다. 당송팔대가 중 일인자로 꼽히는 소동파가 이곳 항주의 태수를 지낼 때 백성들을 위해 고안해 낸 요리인데, 지금은 중국인들이 돼지고기 삼겹살을 먹는 가장 대표적인 요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간장과 술, 설탕 등에 돼지고기를 장시간 조려 만드는데, 두툼한 돼지고기 비게 살집이 우리에게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먹어보면 색다른 풍미가 있습니다. 두툼한 돼지고기가 입에서 사르르 녹을 정도로 부드러웠습니다.

 

 

 

 

 

 

 

 

 

 

 

 닭발인데, 이것도 끼니때마다 자주 등장하더군요. 저는 사실 쉽게 젖가락이 가지 않았습니다. 

 

 

 

 

 

 <둘째날 만찬, 송성(宋城) 누각>

 항주시내에 송성(宋城)이라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데, 남송의 수도였던 이곳 항주에 송나라 당시의 거리와 성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 이라고 합니다. 그곳의 가장 높은 누각에 만찬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가는 곳 마다 칙사 대접이 따로 없습니다.

 

 

 

 

 

 

 

 

 

 

 

 

  <셋째날 오찬- 천도호 주변 식당>

 호수 속에 천개의 섬이 있다고 해 붙여진 '천도호(千島湖)' 방문 길에 오찬을 했는데, 천도호에서 잡힌 물고기 요리가 대표적이더군요.

 

 

 

 

 

 

 

 

 

 

 

 

 

 

 

 

 

 

 

 

 

 

 

 

 

 

 

 

 

 

 

 

<넷째날 오찬- 항주시내 중심가

 항주 문화창의산업박람회 현장을 방문하기에 앞서 시내 중심가에서 점심 식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손님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찍으면, 그 음식을 식탁으로 바로 보내주는 식당입니다.

 

 

 

 

 

 

 

 

 중국 최고 갑부로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인 마윈 회장도 이 음식점을 방문했나 봅니다. 참고로 마윈 회장은 이곳 항주 출신입니다.

 

 

 

 이 음식은 제가 주문했습니다. 큰 공 모양의 실내 장식품인 줄 알았는데, 음식 이라고 하길래 호길심이 일어 제가 주문을 했는데,  누릉지와 찹쌀 도너츠를 섞는 맛 이라고 할까.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았습니다.

 

 

  <넷째날 만찬- 항주 교외 '산외산'>

 석별 만찬 이라 특별한 정성을 더했나 봅니다.

 항주 교와로 버스가 한참을 달리더니 무슨 거대한 공원 같은 곳 한가운데 음식점으로 우리 일행을 안내했습니다.

 '산외산(山外山)'이라고 하는 곳인데, 항주에서 꽤나 유명한 곳 이라고 합니다.

 음식점 입구에 삼국지연의의 영웅 '관우'의 상이 서 있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건 찹쌀로 만든 요리 같은데, 무척 달콤했습니다. 식후에 입맛을 달래는 요리 같았습니다. 

 

 

  <닷새째- 항주의 또다른 호수인 상호(湘湖)) 주변의 고풍스런 음식점>

 출국 직전의 오찬을 항주의 또다른 호수인 상호 주변의 식당(월봉루)에서 했습니다. 건물 자체가 매우 고풍스러운데다 호젓한 호수 주변에 자리잡고 있다보니 주변의 풍광운치까지 더해져 음식 맛이 남달랐습니다.

 상호 주변은 그 옛날 숙적 오나라와 월나라의 싸움에 비롯된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사가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줄 알았는데, 바깥 호수변으로 안내를 하더군요. 그곳에서 항주의 유명한 녹차인 용정차(茶)와 과일로 입맛을 돋운 뒤 다시 내실로 들어와 식사가 이어졌습니다. 항주에서는 식사 때 마다 용정 차가 물 처럼 제공됩니다.

 

 

 

 

 

 

 

 

 

 

 

 

 

 

 

 

 

 

 

 작은 새우인데, 이 음식도 거의 식사 때 마다 빠지지 않고 제공됐습니다. 항주 현지인들이 유난히 즐겨 먹더군요.

 

 

 

 

 

 

 

 

 

 

 

이건 고기 처럼 생겼는데, 육류가 아니고, 고구마와 같은 뿌리 식물로 만든 요리입니다.

 

 

 저는 이번 항주 여행에서 참으로 많은 요리를 맛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한식(韓食)의 소중함 또한 새롭게 느꼈습니다. 중국과 일본 음식에 비해 우리 한식은 아직 세계화에서는 두처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고, 치열한 노력들이 숨없이 이어져 우리 음식이 지구촌의 입맛을 사로잡을 날을 고대해 봅니다.

 이번 방문 중 일화 한가지.

 천도호(千島湖) 주변 호텔에서 1박을 한 뒤 호텔에서 뷔페식으로 아침 조식을 먹는데 우리 '김치'가 보였습니다.

 세계 각국의 관광객과 함께 한국인 관광객도 많다보니 호텔 측에서 특별히 김치를 반찬으로 제공하는 것 같았습니다. 세가지 정도의 절임 음식이 용기에 담겨 있었는데, 절임 음식 가운데 김치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것이 눈에 띠었습니다.

 그래서 제 딴에는 꾀를 내 김치를 듬뿍 접시에 담아 밥과 함께 가져갔더니 일행 들 왈.

 "무슨 김치를 그렇게 많이 가져왔냐"고 했습니다.

 제 대답, "김치 양이 줄어들지 않으면, 김치가 인기가 없는 것으로 알고 이 호텔 조식 메뉴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니 오늘 우리가 엄청 먹어치워 김치가 가장 인기 있는 음식 이라는 걸 보여주자."

 그날 우리 일행들이 김치로 아침 입맛을 살렸음은 물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