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주문진 삼형제봉의 진면목을 만나다
*강릉 삼형제봉 2차 산행(2014년 9월 13일)
*소재지: 강릉시 주문진읍 삼교리
*산행코스: 삼불산 대안사- 산불감시 초소- 삼형제봉 들머리- 1,2,3봉- 시루봉- 3봉과 시루봉 중간 하산길- 삼형제봉 입구 원점 회귀-삼불산 대안사
*산행거리= 총 6.5km
강릉 주문진 삼형제봉(해발 698m)을 다시 다녀왔습니다.
지난 5월에 1차 산행을 했으나 왠지 모르게 허전함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 허전함은 삼형제봉의 백미인 흰바위 벽면을 1차 산행 때 제대로 보지 못한 아쉬움에서 비롯됐습니다.
삼형제봉은 멀리서 봐도 매우 뚜렷하게 흰바위 벽면이 눈길을 사로 잡는데요. 마치 산 정상 일부에 흰 고깔모자를 씌운 것처럼 선명한 흰바위 벽면은 제3봉 정상부에서 그 위용과 매력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흰바위 벽면은 산행 루트에서는 제대로 확인 할 수 없고, 등산로에서 벗어나 샛길을 타고 내려가야 볼 수 있기 때문에 흰바위 벽면에 신경을 쓰고 산행을 하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지난번 1차 산행 때도 등산로를 따라 3봉을 넘는데만 열중하다보니 정작 삼형제봉의 상징인 흰바위 벽면은 놓치고 말았던 것 입니다.
주문진 삼형제봉은 행정구역상 강릉시 주문진읍 삼교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산행 들머리인 삼교리는 주문진에서 가장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산골 마을 입니다.
그러나 접근이 그리 어려운 곳은 아니어서 주문진의 간선도로인 국도 7호선(강릉-속초), 주문진 입체교차로에서 지방도로 들어선 뒤 서쪽 산간내륙 쪽으로 15분-20분 정도만 달리면 삼교리 마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복숭아 꽃이 지천으로 피는 마을로 유명한 '복사꽃 마을'-장덕리를 지나게 되는데, 이즈음에는 과수원에서 직접 딴 복숭아를 직판하는 주민들의 좌판이 도로변에 즐비합니다. 장덕리 복사꽃 마을에서는 매년 4월 말에 '복사꽃 축제'가 열리기도 하는데, 과수원 마을 전체가 화사하기 이를데없는 꽃으로 뒤덮인다고 보면 됩니다. 마을 한가운데에 수백년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서 있는 마을이기도 한데, 은행나무는 마을 도로를 지나면서 볼 수 있습니다.
삼형제봉이 있는 삼교리 마을은 장덕리를 지나 만나게 되는데, 여름 별미인 막국수로 유명한 마을이기도 합니다.
강릉지역에서 유명한 '삼교리 막국수'가 바로 이 마을에서 유래한 것이죠.
산행을 위해서는 주문진읍 국도를 벗어나 지방도로 접어든 뒤 교항리- 장덕리 마을을 거쳐 삼교리 궁궁동 마을까지 큰 길을 따라 계속 직진해야 합니다.
도로와 마을이 거의 끝나는 삼교리 깊은 곳에 '삼불산 대안사'와 삼형제봉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그곳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할수도 있지만, 그냥 차를 몰고 임도 차단막이 있는 산불 감시초소까지 계속 이동해도 됩니다. 임도 차단막까지 걸어서 이동하면 아마도 40여분 쯤 걸릴 것 같습니다.
차로는 5분 정도면 넉넉히 도착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1차 산행 때는 저도 임도 차단막이 있는 산불감시초소에서 산행을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임도 차단막 쪽 빈터에 차들이 많이 몰려 있을 것 같아 아래쪽 대안사 못미친 곳에 여유있게 차를 세우고 산행에 나섰습니다.
산행을 시작하면 얼마 안가 삼형제봉의 하얀 바위 봉우리가 곧 눈 앞에 나타납니다.
푸른 숲 속에 고개를 내민 하얀 바위 벽면은 파란 하늘색과 대비되면서 마치 빛나는 보석 처럼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삼형제가 나란히 봉우리를 차지하고 우애를 뽐내고 있어 가족애가 메말라가는 현대 사회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산 이라네요, 정상은 힌바위로 돼 있는데, 전해오는 얘기로는 마귀할멈이 풍류암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신선에게 팥죽과 술을 주려다 펄펄 끓던 그것이 엎질러지면서 바위가 희게 되었다고 합니다- 안내판 설명 중)
본격적인 삼형제봉 산행은 산길 밑 동부지방산림청에서 세운 삼형제봉 산행 안내판에서 시작됩니다.
이제 숲길, 등산로로 들어서는 것 입니다.
안내판에는 삼형제봉을 한바퀴 완전히 도는데 3.9km, 2시간40분이 걸린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삼형제봉만 본다면 서운한 일.
삼형제봉의 연장 선상에 붙어 있는 '시루봉'까지 완전히 등산해야 삼형제봉을 제대로 즐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삼형제봉 코스의 마지막 봉우리인 제3봉에서 사루봉까지는 도상거리로 900m 정도를 더 이동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삼형제봉과 사루봉 사이 중간에 있는 쉼터 지점으로 돌아와 다시 원점 회귀를 위한 하산을 하게되니 가감 이동거리를 포함해 순수 산행거리는 총 5km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대안사 쪽에서 임도를 따라 도보 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전체 이동거리가 6.5km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시루봉을 포함해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로 잡으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삼형제봉은 참 묘한 산 입니다.
산행 들머리에서 보면, 코 앞에 하얀 산봉우리가 있으니 "쉽게 한바퀴 돌 수 있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산책하듯 이동할 수 있는 코스가 있는 반면에 처음 한동안은 된비알 오르막을 30여분 정도 올라야 합니다.
무턱대고 만만하게 볼 수는 없는 산인 것 입니다.
고산준령에 어느정도 단련돼 있는 저도 "어, 이거 땀 깨나 빼게 하는데"하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그렇게 산행 다운 산행을 즐길 수 있고, 또 바위와 소나무가 엮어내는 탁월한 운치에 취할 수도 있으니 삼형제봉은 강릉 근교에서 '숨어 있는 보석' 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5월15일, 봄철 산불조심기간이 종료되면서 입산통제가 해제됐으니 이제는 마음껏 삼형제봉의 매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행은 1봉부터 시작해도 되고, 반대로 시루봉-3봉-2봉-1봉 순으로 역순으로 돌아도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1봉부터 돌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이 사찰 밑 빈터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동부지방산림청에서 세운 삼형제봉 산행 안내판이 서 있는 이이 삼형제봉 산행 들머리 입니다. 이제 숲길로 들어서는 것 입니다.
(이제 1봉 정상입니다. 해발 698m 입니다. 여거서부터 300m 씩 거리를 두고 2봉과 3봉이 연이어 나타납니다.)
1봉 꼭대기 바위 위에 오르니 먼저 온 산객들이 쉬고 있네요. 바위 위에서 지나온 소나무 숲 산길을 굽어보는 것도 운치 있습니다.
2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바위 봉우리인데, 원근을 바라보는 조망미가 일품입니다.
이 산길 위로 오르면 제3봉입니다. 그러나 그냥 3봉으로 올라가면 삼형제봉의 백미인 흰바위 벽면을 지나치기 때문에 중간에 샛길로 빠져 아래쪽으로 내려간 뒤 흰바위 벽면을 구경해야 온전히 삼형제봉을 즐긴 것이 됩니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흰바위 벽면의 색조와 바위 비탈에 버티고 선 소나에 홀려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합니다.
(시루봉과 3봉 사이에 있는 쉼터 입니다. 시루봉을 등산한 뒤 주차된 곳으로 원점 회귀를 하려면 이곳으로 다시 돌아 와 하산해야 합니다)
여기는 시루봉 옆봉 입니다. 시루봉 옆에 있는 봉우리라는 뜻 인것 같습니다. 이름 참 쉽죠. 이제 시루봉은 지척 입니다. 산행을 하면서 수많은 봉우리에 올랐지만, 시루봉 처럼 인상적인 봉우리도 드뭅니다. 큰 바위가 이름 그대로 영악없이 시루를 닮았는데, 산 꼭대기 어떻게 이런 바위가 생겨났는지 참 신기합니다.
(시루봉 정상입니다. 정말 떡시루 같은 모양의 큰 바위가 정상에 서 있으니 '시루봉' 이름 그대로 입니다. 안내판을 보니 강릉과 양양의 경계지점입니다. 예로부터 칠월칠석날에 신선과 선녀들이 이곳에 모여 떡 잔치를 벌였다고 합니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천연기념물 제166호인 주문진 장덕리 은행나무를 보고 왔습니다. 수령이 무려 800년 정도로 추정되고, 높이가 26m에 둘레가 9.63m에 달한다고 하는 거목 중의 거목 입니다.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라고 하는데, 수나무가 이렇게 오래 사는 것도 매우 드문 경우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