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백두대간 석병산(石屛山) 최단거리 코스 산행기-천애 절벽 위에서 세상을 품다

좋은산 2014. 6. 14. 20:36

  백두대간 마루금 선상에 위치해 있는 석병산을 다녀 왔습니다.

 가까이 두고도 나로서는 소홀히 했던 산.

 산이 좋아 지난 10년 이상 주말마다 배낭을 꾸렸으면서도 석병산은 이번에 처음이었으니 참으로 무심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곳 동해시에서는 두타산이나 청옥산 만큼 가까운 산인데도 말 입니다.

 그런데 첫 산행에서 저는 '석병산'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저에게 잠시 짬이 생길 때 가장 많이 찾게되는 산은 석병산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사진과 함께 석병산의 유혹 속으로 빠져들어가 보죠.

 

 

 

 

 

 

 

 

 

 

 

 

 석병산(해발 1055m)은 강릉시 옥계면과 정선군 임계면에 걸쳐 있는 산 입니다.

 백봉령-삽당령으로 연결되는 백두대간 종주 코스 선상에 자리잡고 있으니 대간 종주를 하는 산객들은 빠짐없이 거쳐 갑니다. 따라서 석병산은 백봉령 정상이나 삽당령 쪽에서 백두대간을 타면서 거쳐가는 코스와 동해바다 쪽-강릉시 옥계면에서 오르는 코스 등 여러군데 등산 코스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코스든 그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고, 특히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 쪽에서 오르는 코스는 해발 표고차가 크기 때문에 땀 깸나 빼는 힘겨운 등산을 해야 정상을 밟을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쉽게 석병산 정상을 만나고 싶다면, 정선군 임계면 산촌생태마을 쪽에서 오르는 코스가 좋습니다. 백두대간 생태수목원 쪽에서 조금 길게 잡고 오를 수도 있고, 그보다 짧은 코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오늘(2014년 6월14일) 임계면 쪽 최단거리 코스를 이용해 석병산에 올랐습니다.

 산촌생태마을의 마을 안길 도로가 끝나는 가장 안쪽에 석병산 최단거리 코스 산행 들머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정상까지는 3,8km.

 왕복 해봐야 7.6km에 불과하니 웬만한 산의 편도 이동거리 정도에 그칩니다.

 더욱이 이 코스는 처음 2.5km 정도는 계속 심산의 계곡을 타고 수평 이동을 하기 때문에 실제로 오르막 경사로 등산을 하는 거리는 나머지 1.3km에 불과합니다. 저는 간식시간을 포함해 석병산 정상까지 왕복 2시간40분이 걸렸습니다.

 

 석병산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깎아지른 바위가 병풍을 두른 듯 서 있는 산 입니다.

 산 전체가 거대한 수직의 바위 절벽으로 둘러처져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정말 아찔하고, 뻗어내린 바위산의 경관에 홀려 일순간 넋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바위 산 정상 그 자체의 아름다움도 탁월하지만, 정상에서 사방을 굽어보는 조망미 또한 일품입니다.

 흰구름 두둥실 뜬 파란 하늘 아래로 백두대간 고봉준령의 능선이 사방으로 켜켜이 겹쳐 파노라마를 펼치고, 동쪽으로는 아득히 동해바다 수평선까지 눈에 들어오니, 이 정도면 땀 흘린 대가로는 충분합니다.

 더욱이 석병산에는 '일월문(日月門)'이라는 명품 볼거리가 있습니다.

 일월문은 석병산 정상으로 치솟은 거대한 바위 절벽에 둥근 구멍이 뚫려 있는 곳을 말하는데요. 바위 구멍의 지름이 2m는 족히 될 정도로 상당히 크기 때문에 그 모습이 더 압도적 입니다.

 일월문 바위 구멍 너머로는 두리봉을 비롯 북으로 뻗은 백두대간 능선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일월문 바위 휘장 너머로 휘영청 달이 뜬 모습을 본다면, 이름 그대로 환상적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석회암 바위 절리로 이뤄진 것 같은 일월문은 구멍의 둥근면을 따라 바위톱니가 마치 맹수의 이빨 처럼 튀어 나와 있기 때문에 얼핏 보면 백상아리가 큰 입을 벌리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전제척인 분위기는 남성적 입니다.

 

 이곳 석병산과 일월문 주변은 철쪽꽃 군락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봄에는 마치 바위산이 불타는 듯 철쭉꽃이 피어 난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으니 내년 봄에는 꼭 산행을 계획해야 겠습니다.

 이즈음에는 철쭉은 이미 졌으나 바위 절벽에 아슬아슬 뿌리를 박고 피어난 작은 야생화가 또한 눈을 홀립니다.

 

  백봉령 정상에서 42번 국도를 타고 정선군 임계면 면소재지 쪽으로 달리다보면 도로의 내리막 길이 끝나는 지점에 백두대간 생태수목원과 산촌생태마을 안내표지판이 서 있는데, 이곳에서 마을 안길로 들어서면 됩니다.

 표지판에는 석병산 등산로 4.5km라고 돼 있네요.

 마을 도로를 타고 계속 직진해 4.5km를 들어가면 도로가 끝나는 지점(지금은 산림체험촌 조성 공사를 하고 있더군요) 에서 석병산 등산이 시작됩니다.

 

 

 

 

 

   여기가 석병산 최단거리 코스 들머리 입니다.

 석병산 정상까지 전체 이동거리가 3.8km인데, 3분의 2는 계곡을 따라 평탄하게 이동하고 나머지만 오르막 길로 이뤄져 있으니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닙니다.

 오르막 길 1.3km는 모두 5단계로 구성돼 있습니다. 작은 산으로 이뤄진 5개의 오르막 길을 올라야 한다는 뜻 입니다. 한개 언덕을 올라 다 왔는가 싶으면 그 위에 또 작은 산 하나가 나타나는 식 입니다.

 계곡을 따라 평탄하게 이동하는 등산로는 거의 원시림 수준입니다.

 숲이 우거져 계곡 물길도 매우 어둡습니다.

 그런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조성돼 있는데, 걷는 것 자체가 그냥 삼림욕 입니다.

 계곡 평탄로 2.3km를 이동하는데는 30분 정도면 충분하고, 나머지는 오르막 길에서 땀 흘리며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통나무로 등산로를 확보한 것이 이색적 인데요. 이렇게만 해 놓아도 등산로는 매우 안정적이 됩니다)

 

 

 

 

  이제 오르막 길이 시작됩니다.

 거리가 1.3km 정도에 불과하더라도 오르막은 오르막 입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저는 얼마 안가 땀에 흠뻑 젖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오르막 거리가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등산은 다른 험산에 비해서는 상당히 쉬운 편 입니다.

 

 

     (여기는 틈림없이 야생동물이 나무 등걸 밑을 파 둥지를 만든 것 같은데. 어떤 녀석인지 저로는 도무지 알 수 없네요. 함부로 손이나 발을 집어넣을 수도 없고. 그냥 신기한 마음에 사진만 찍고 지나쳤습니다 )

 

 

 

 

 

 

 

 

 

    (이제 능선 마루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멀리 산촌마을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 완전히 능선 마루에 올랐습니다. 비 갠 뒤 맞이하는 파란 하늘이 싱그럽기 그지없습니다. 여기서부터는 300-400m 정도 능선 길을 따라 이동하면 석병산에 도착합니다)

 

 

 

 

     (야생 멧돼지가 능선 주변의 흙을 파헤쳐 놓았네요. 강원도 고산에서는 이런 멧돼지 흔적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석병산과 두리봉 등산로가 갈라지는 곳 입니다. 백두대간을 타는 산객들이 참 많이도 다녀 갔습니다)

 

 

 

 

 

 

 

 

  (석병산의 첫번째 바위산 입니다. 아직 정상은 아니고, 정상은 바로 옆에 따로 있습니다)

 

 

 

 

   (건너편 바위산에 석병산 정상 표지석이 보입니다. 바위 산 비경을 만나니 마음이 계속 들뜹니다)

 

 

 

 

 (석병산 정상 바위 절벽 사이로 펼쳐지는 풍광입니다. 거대한 바위산이 연출하는 풍광에 감탄사만 흘립니다)

 

 

 

 

 

 

 

 

 

 

 

 이제 1055m, 백두대간 석병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석병산 정상과 바로 옆 일월문의 풍광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한동안 떠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석병산 정상에서 일월문에 이르는 길을 2-3차례나 반복해 오가면서 계속 카메라 셔터만 눌렀으니 이번 산행에서 처음 만난 석병산의 풍광에 제가 정말 반하긴 반한 모양입니다.

 

 

 

 

 

 

 

 

 

 

 

 

 

  석병산에서 가장 유명한 '일월문' 입니다.

 바위 절벽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인데, 구멍의 지름이 2m는 족히 될 정도로 큽니다.

 이편에서 구멍 너머로 구경을 하는 것은 자유지만, 구멍 저편으로 넘어 갈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바위 구멍 저쪽은 깎아지른 절벽입니다.

 바위 구멍에 돋아난 바위 톱니가 마치 이빨 처럼 보이지 않나요.

 날씨가 맑은 날 석병산 정상과 일월문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일월문 쪽에서 바라본 반대편 능선의 모습입니다. 석병산 주변의 능선은 모두 바위로 이뤄져 있네요)

 

 

 

 

 

 

 

  (정상의 바위 절벽에는 이 처럼 야생화가 많이 피어 있습니다. 손톱보다 작은 꽃이 바위 틈 곳곳에 의지해 피어났으니 자연의 힘은 정말 경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