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금수산, 망덕봉 코스 산행기
참으로 오랜만에 청풍호 일원을 다녀왔습니다.
몇년 전, 청풍호 주변의 풍광과 암릉미에 취해 원행 시간만 나면 제비봉, 월악산, 소백산 등지를 찾아 다녔는데, 한동안 일과 시간에 쫓겨 그럴 기회가 없었습니다.
지난 주말, 다시 찾은 청풍 호반의 풍광은 역시 '최고'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이번 산행 장소는 '금수산(錦繡山)'. 해발 1016m 입니다.
원래는 백암산(白岩山)으로 불렸으나 퇴계 이황 선생께서 단양군수로 재임했을 때 단풍이 든 산의 모습이 비단에 수를 놓은 것 처럼 아름답다 하여 금수산으로 고쳐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라고 하는데, 그 "금수"와 같은 이름을 쓰는 산이니, 그 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됩니다.
금수산은 '월악산 국립공원' 구역 북쪽에 속해 있습니다.
용담폭포가 특히 유명한데, 30m 바위 절벽을 타고 쏟아지는 폭포와 바위의 예술성 앞에 넋을 잃는 산객이 한둘이 아닙니다.
중국 주나라 황제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스토리가 전해지는 용담폭포는 상탕, 중탕, 하탕 3개의 바위 못이 있어 그 모양새가 더욱 신비스럽습니다. 3개의 담은 그 옛날 금수산을 수호하는 신룡이 승천할 때 남긴 발자국 이라고 합니다.
옛날 조선시대 때는 '용추(龍湫)'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산행일시: 2014년 5월24일
산행코스: 상천주차장(산천휴게소)-보문정사-용담폭포-망덕봉-금수산-상천주차장
산행거리: 8.2km
산행시간: 4시간 30분
금수산 산행은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합니다. 금경사 암릉지대를 타야 하는데다 하산길도 매우 경사가 심해 망덕봉-금수산까지 다소 평탄한 능선을 이동을 하는 때를 제외하면 거의 숨돌릴 틈이 없습니다.
보문정사를 거쳐 밭길과 과수원 길을 지나치는 처음 700-800m는 소풍온 것 처럼 유유자적하고, 또 위로 보이는 금수산 정상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아 가볍게 생각할수도 있겠으나 그 것은 처음 금수산을 만나는 사람들의 예외없는 오판입니다.
숲속으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면 손과 발을 쉴새없이 모두 사용해야 하는 산행이 이어집니다.
철계단에 바위 경사로가 끝없이 이어지니 거의 네발로 기다시피 용을 써야 한다는 뜻 입니다.
망덕봉 7부 능선까지 된비알 오르막이 계속되다가 암릉지대가 끝나면서 다소 편한 곳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망덕봉 정상에 도달할 때 까지 헉헉대는 오르막이 줄곧 인내력을 시험한다고 보면 됩니다.
바위 등산로 지대를 통과해야 하는 탓에 다소 위험한 곳도 있지만, 국립공원답게 철계단이나 난간 등이 갖춰져 있고, 또 바위를 타고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선행 통로도 잘 닦여 있기 때문에 산행을 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망덕봉(해발 926m)에 오른 뒤 금수산까지 이동하는 1.9km는 평탄한 흙길도 있어 훨씬 수월합니다.
그러나 금수산 정상을 거쳐 상천주차장(휴게소) 쪽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코스로 하산하는 길(3.5km)이 경사가 정말 심합니다. 거리가 짧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수 있겠으나 무릎이 안좋은 사람들은 단단히 대비해야 하는 급경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상천주차장에서 곧바로 금수산을 오르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내리막 경사로의 기울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산행중에 어떤 산객께서 힘들어하는 일행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힘들게 땀 흘리지 않고, 어떻게 이런 절경을 볼 수 있겠어?"
평소 제 지론이기도 합니다. 그 것은 인간사 모두에 적용되는 진리 아닌가요?
(금수산의 명물 용담폭포 입니다. 폭포가 떨어지는 위 쪽으로 상탕, 중탕, 하탕 3개의 담이 있는데 나무 숲에 가려져잘 안보이네요)
(우리가 출발한 상천주차장(휴게소) 마을이 보입니다. 매년 봄 산수유가 아름답게 피어 상천산수유 마을로 불린다고 합니다)
(금수산의 명물인 독수리 바위와 족두리 바위가 눈에 들어 옵니다. 독수리 바위는 머리 부분이 아주 두드러져 독수리 처럼 보이죠)
(독수리 바위 쪽 능선의 암릉미도 매우 빼어납니다. 멀리 청풍호가 보입니다. 날씨가 그렇게 맑지 않은 것이 다소 흠 입니다)
(망덕봉 정상입니다. 이곳에서 얼름골 쪽으로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이 능선을 따라 금수산으로 이동합니다. 이정표에서 부터 이동거리는 1.8km 입니다)
(부러진 고사목 밑으로 등산로가 나 있습니다)
(이제 금수산 정상이 코 앞 입니다. 바로 보이는 저 산봉우리가 금수산 정상입니다)
(금수산 정상 입니다. 정상은 생각보다 비좁고, 정상석 표지판도 아주 작습니다)
(하산길은 계속 급경사 내리막 입니다. 내리막 기울기가 정말 심하더군요. 오를 때는 그만큼 깔딱고개를 올라서야 겠죠)
(하산길 숲은 정말 울창합니다. 무성한 숲에 넝쿨류 등이 뒤엉켜이동로를 벗어나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오늘 저 등산로를 따라 용담폭포- 망덕봉- 금수산을 거쳐 다시 상천산수유마을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