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나의 힘

동해 무릉계곡 삼화사 뒷산 산행기(이런 소나무 숲 세상에 없다)

좋은산 2014. 5. 20. 22:58

                  

 

 두타산과 무릉계곡은 산행 탐방처가 참으로 많은 곳 입니다.

 무릉계곡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용추폭포를 비롯해 관음암-하늘문, 두타산성- 십이폭포- 수도골로 이어지는 근거리 등산로가 있고, 계곡 더 깊이 들어가면 신선봉-문간재-사원터로 연결되는 더 먼 산행 탐방로가 있습니다.

 

 탐뱅객의 체력을 시험하는 힘겨운 등산 코스도 곳곳에 분포해 있습니다.

 

 △두타산성-깔딱고개-대궐터-두타산 △박달령 계곡-두타산 또는 청옥산 △문간재- 학등- 청옥산 △문간재- 사원터-연칠성령- 고적대 등의 코스가 그런 곳 입니다.

 무릉계곡에서 두타산, 청옥산 정상으로 오르는 이들 등산 코스는 거의 해발 제로에서 1300m 이상 고지대까지 수직으로 치솟는 산행이기에 전국 최고 난이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울창한 숲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면서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무릉계곡의 중심 사찰인 삼화사 뒤편의 능선 등산로 입니다.

 인적이 드물어 '아는 사람만 아는 등산로'라고 할 수 있죠.

 무릉계곡과 두타산의 여러 등산로를 틈만 나면 찾아가는 저도 이제껏 너댓번 정도 밖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자주 먹는 음식에 식상해져 뭔가 새로운 재료로 입맛을 되살리고 싶을 때 처럼, 무릉계곡의 새로운 재미로 등산의 활력을 재충전하고 싶을 때 삼화사 뒷산은 안성마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냥 편한대로 '삼화사 뒷산' 이라고 가볍게 표현하지만, 그곳 또한 엄연히 험산준령 두타산에서 뻗어내린 깊은 산, 거친 산 이기에 쉽게,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결코 안됩니다.

 산행 시간은 어디까지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삼화사가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바위 절벽 지점까지 도착하는데도 빠른 걸음으로 족히 1시간 정도는 잡아야 합니다.

 그 1시간도 처음 얼마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하염없는 오르막 이기에 간단치 않습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숨겨진 비경을 만나는데 그만한 수고가 없어서는 안되겠죠.

 

 

 

 

 

 

 산행은 무릉계곡 입구의 매표소 옆 주차장에서 시작됩니다.

 매표소를 통과하면, 곧바로 오른편에 있는 넓은 주차장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 차를 세우고 주차장 우측 끝단에 숲 속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타고 오르면 삼화사 뒷산 산행이 시작됩니다. 처음 등산로는 길이 잘 닦여있지 않아 헷갈릴수도 있지만, 산등성이를 타고 500여m 정도만 오르면, 그 뒤 부터는 어렵지 않게 등산로를 찾아 이동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단체 등산객들이 남긴 산행 꼬리표도 한두개가 붙어 있더군요.

 

 삼화사 뒷산 등산로는 우리나라 토종인 금강 소나무의 기상과 운치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이렇게 울울창창, '경이적인 소나무 숲'을 만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야산 같으면서도 경사가 심한 된비알 고갯길을 헉헉대며 한동안 오르다보면 갑자기 희한한 광경을 만나 '와 ∼'하는 탄성이 흘러나오게 되는데, 그곳이 금강 소나무 숲이 시작되는 곳 입니다.

 제가 '경이적' 이라고 표현한 것은 소나무의 생김새가 정말 비범하기 때문입니다.

 삼화사 뒷산의 소나무들은 그 생김새로 세월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가지는 물론 굵은 기둥까지 뒤틀리고 꼬인 기이한 모습에서 만고풍상을 이겨낸 꿋꿋한 우리 소나무의 기상을 오롯이 읽을 수 있습니다.

 소나무 하나하나가 모두 "이 산의 역사는 나"라고 말하는 듯 경이적 위용을 자랑합니다. 어른 두세사람이 두팔로 안아야 할 만큼 굵고, 큰 나무가 삼화사 뒷산에는 널려 있습니다.

 비록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은 미인송은 아니지만, "못 생긴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 처럼 뒤틀리고 꼬인 기묘한 모양새에서 그 소나무들이 산의 역사를, 세월을 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처음 소나무 숲을 접하게 되면, 마치 기치 창검을 곳추세운 정예 군단이 도열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 소나무 숲에서 천하절경, 무릉계곡을 굽어보면서 솔바람을 쐬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삼화사 뒷산의 매력은 그 뿐이 아닙니다.

 무릉계곡의 삼화사 경내 지점에서 뒷산을 올려다보면 큰 바위 절벽의 비경에 누구나 감탄하게 되는데요.

 반대로, 그 바위 절벽 위에서 무릉계곡과 삼화사를 굽어보는 특이한 경험을 삼화사 뒷산에서 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아찔한 천애 절벽 위 쉼터에 서서 천하의 절경인 계곡과 사찰을 굽어보는 산객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경이적인 소나무 숲과 드넓은 천애 바위 쉼터, 그리고 그 아래 계곡과 천년 사찰의 풍광까지, 삼화사 뒷산의 능선은 한번 만나면 누구나 반할 수 밖에 없는, 가장 때묻지 않은 등산 탐방로 입니다.

 

 삼화사 뒤 능선의 등산로는 멀리 관음암 뒷편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그러나 원점 회귀를 하지않고, 능선을 타고 오른 뒤 관음암 쪽 능선으로 하산하기 위해서는 길을 잃지 않도록 등산로를 잘 찾아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삼화사 뒷산 깔딱고개를 오르는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됩니다)

 

             (이제 경이적인 소나무 숲이 시작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30-40분 정도면 만날 수 있습니다)

 

 

 

 

 

 

 

 

 

 

 

 

 

 

 

 

 

 

 

 

 

 

 

 

 

 

 

(삼화사가 굽어보이는 바위 절벽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까지 1시간이 걸렸습니다)

 

 

 

 

 

 

 

 

 

 

 

 

 

 

 

 

 

 

 

 

 

 

 

 

 

 

 

 

 

 

 

 

 

 

 

 

 

 

 

 

 

 

 

 

 

 

 

 

 

     (삼화사 뒷산 능선에서는 멀리 반대편, 두타산∼청옥산으로 연결되는 백두대간 주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