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삼형제봉 산행기(강릉의 숨은 보석)
주문진 삼형제봉(해발 698m).
말로만 듣던 주문진 삼형제봉을 다녀왔습니다.
행정구역상 위치로는 강릉시 주문진읍 삼교리에 있는 산 입니다.
'주문진'은 동해안 대표 수산 관광항구가 있는 곳이니 산행을 마친 뒤 주문진항의 전통시장에 들러 동해 바다를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각종 수산물로 미각을 살려 보는 것도 삼형제봉 등산의 덤 입니다.
삼형제봉은 산골 오지에 자리잡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산행 들머리인 주문진읍 삼교리는 주문진에서 가장 깊은 산골짜기 마을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접근이 어려운 곳이 아닙니다.
주문진의 간선도로인 국도 7호선(강릉-속초), 주문진 입체교차로에서 지방도로 들어선 뒤 서쪽 산간내륙 쪽으로 15-20분 정도만 달리면 삼교리 마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복숭아 꽃이 지천으로 피는 마을로 유명한 '복사꽃 마을'-장덕리를 지나게 돕니다. 장덕리 복사꽃 마을에서는 매년 4월 말에 '복사꽃 축제'가 열리기도 하는데, 과수원 마을 전체가 화사하기 이를데없는 꽃으로 뒤덮인다고 보면 됩니다. 장덕리는 마을 한가운데에 수백년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서 있는 마을이기도 한데, 은행나무는 마을 도로를 지나면서 볼 수 있습니다.
삼형제봉이 있는 삼교리 마을은 여름 별미인 막국수로 유명한 마을이기도 합니다.
강릉지역에서 유명한 '삼교리 막국수'가 바로 이 마을에서 유래한 것이죠.
각설하고,
산행을 위해서는 삼교리 궁궁동 마을까지 큰 길을 따라 계속 직진해야 합니다.
도로와 마을이 거의 끝나가는 것 같은 곳에 '삼불산 대안사'와 삼형제봉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그곳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할수도 있지만, 그냥 차를 몰고 임도 차단막이 있는 곳 까지 이동해도 됩니다. 임도 차단막까지 걸어서 이동하면 아마도 40여분 쯤 걸릴 것 같습니다.
차로는 5분 정도면 넉넉히 도착할 수 있습니다.
차량이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는 임도 차단막이 있는 산불감시초소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임도 차단막이 있는 곳이 삼형제봉 산행 들머리라고 보면 됩니다.
산행을 시작하면 눈 앞에 삼형제봉의 하얀 바위 봉우리가 곧 눈 앞에 나타납니다.
푸른 숲 속에 있는 하얀 바위 봉우리는, 파란 하늘색과 대비되면서 마치 빛나는 보석 처럼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삼형제가 나란히 봉우리를 차지하고 우애를 뽐내고 있어 가족애가 메말라가는 현대 사회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산 이라네요, 정상은 힌바위로 돼 있는데, 전해오는 얘기로는 마귀할멈이 풍류암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신선에게 팥죽과 술을 주려다 펄펄 끓던 그것이 엎질러지면서 바위가 희게 되었다고 합니다- 안내판 설명 중)
임도 차단막을 지나 임도를 타고 500여m를 이동하면, 동부지방산림청에서 세운 삼형제봉 산행 안내판을 만나게 됩니다.
이제 숲길, 등산로로 들어서는 것 입니다.
안내판에는 삼형제봉을 한바퀴 완전히 도는데 3.9km, 2시간40분이 걸린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삼형제봉만 본다면 서운한 일.
삼형제봉의 연장 선상에 붙어 있는 '시루봉'까지 완전히 등산해야 삼형제봉을 제대로 즐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삼형제봉 코스의 마지막 봉우리인 제3봉에서 사루봉까지는 도상거리로 900m 정도를 더 이동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삼형제봉과 사루봉 사이 중간에 있는 쉼터 지점으로 돌아와 다시 원점 회귀를 위한 하산을 하게되니 가감 이동거리를 포함해 산행거리는 총 5km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시루봉을 포함해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로 잡으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삼형제봉은 참 묘한 산 입니다.
산행 들머리에서 보면, 코 앞에 하얀 산봉우리가 있으니 "쉽게 한바퀴 돌 수 있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산책하듯 이동할 수 있는 코스가 있는 반면에 처음 한동안은 된비알 오르막을 30여분 정도 올라야 합니다.
무턱대고 만만하게 볼 수는 없는 산인 것 입니다.
고산준령에 어느정도 단련돼 있는 저도 "어, 이거 땀 깨나 빼게 하는데"하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그렇게 산행 다운 산행을 즐길 수 있고, 또 바위와 소나무가 엮어내는 탁월한 운치에 취할 수도 있으니 삼형제봉은 강릉 근교에서 '숨어 있는 보석' 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5월15일, 봄철 산불조심기간이 종료되면서 입산통제가 해제됐으니 이제는 마음껏 삼형제봉의 매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행은 1봉부터 시작해도 되고, 반대로 시루봉-3봉-2봉-1봉 순으로 역순으로 돌아도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1봉부터 돌 것을 추천합니다.
그럼 아래 사진을 보면서 삼형제봉 산행에 나서보죠.
(여기서 오른편 임도를 따라 차를 타고 산행 들머리까지 이동해도 됩니다)
(계곡에 여름 탁족을 즐길만한 곳도 있더균요. 인적이 드문 곳이니 여유있게 탁족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
(이제 삼형제봉 하얀 바위가 보이죠. 녹색 숲,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바위가 마치 빛나는 보석 같습니다)
(마치 키다리 처럼 자란 소나무가 길게 부러져 있습니다. 겨울철 폭설 등으로 인해 이렇게 구부러진 것 같은데, 부러지지 않은게 참 신기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10분 쯤 지나니 이제 삼형제봉 바위 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 섭니다)
(마치 두꺼비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 신기한 모양새의 바위 입니다)
(소나무 군락지인데, 경사가 다소 심해 한동안 땀깨나 빼야 합니다)
(이제 1봉 정상입니다. 해발 698m 입니다. 여거서부터 300m 씩 거리를 두고 2봉과 3봉이 연이어 나타납니다.)
(2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삼형제봉의 3개 봉우리 가운데 정상미가 가장 빼어나다고 느꼈습니다. 원근을 조망하는 경치도 압권입니다)
(이제 3봉 정상입니다. 여기서 고갯길로 300-400여m 정도 내려가면 쉼터를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서 바로 하산을 할 수도 있지만, 시루봉을 봐야 삼형제봉의 매력을 제대로 즐겼다고 할 수 있기에 시루봉으로 이동합니다)
(바위 위에 접시 같은 바위가 얹힌 모습입니다. 같이 간 친구는 '비행접시' 바위라고 하더군요)
(시루봉 정상입니다. 정말 떡시루 같은 모양의 큰 바위가 정상에 서 있으니 '시루봉' 이름 그대로 입니다. 안내판을 보니 강릉과 양양의 경계지점입니다. 예로부터 칠월칠석날에 신선과 선녀들이 이곳에 모여 떡 잔치를 벌였다고 합니다)
(시루봉과 3봉 사이에 있는 쉼터 입니다. 주차된 곳으로 원점 회귀를 하려면 이곳에서 한산해야 합니다. 사루봉을 구경한 뒤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하산길에 께곡 물을 찍은 것인데, 티없이 맑은 물 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물을 말하는 게 아닐까요. 명경지수가 따로 없습니다)